아름다운재단에는 작가와 출판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의 책’ 기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001년 시작된 ‘나눔의 책’은 작가가 인세 일부를 기부하고 출판사들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독자들은 인세 기부의 뜻을 담은 책을 사면서 나눔의 선순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눔의 책’을 통해 오랜 나눔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제이펍’은 제이펍과 함께 책을 만드는 저/역자들의 인세(혹은 번역료)의 1%기부와 함께 책을 판매한 수익금 일부를 회사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제이펍의 장성두 대표님을 통해 제이펍의 나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Q. 제이펍은 어떤 출판사인가요? 

2008년 11월에 출판사를 등록하고, 2009년 4월에 첫 책을 출간한 이래 2016년 12월 현재까지 180여 종의 IT 전문 서적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IT 분야 특성상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해외 서적에 대한 번역 출간을 주로 하고 있으며, 국내의 IT 관련 우수한 콘텐츠를 책으로 만드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제이펍’이란 상호에 어떤 뜻이 있는지를 여쭤보는 분들이 가끔 계시는데, 이럴 때마다 좀 곤혹스럽긴 합니다. ^^; ‘좀 더 신경 써서 다른 이름으로 등록할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를 처음 시작할 때 여러 형태로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그분들 이름에 공교롭게도 알파벳 ‘J’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도 제 이름에도 있고요. 그래서 ‘J’에다 ‘Publisher’를 줄인 ‘Pub’을 합쳐 ‘J-Pub(제이펍)’으로 등록했습니다. 절대 호프집이나 선술집이 아님을 강조해 봅니다. 

Q. 2009년 1인 출판사로 시작하셨는데, 1인 출판사로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현재, 장성두 대표님께서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대부분의 출판사가 그렇듯이 저도 1인 출판으로 시작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 원룸에서 1년, 그리고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 3년을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지냈었죠. 그러다 조금씩 규모가 커지면서 혼자서는 회사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2012년 여름에 파주출판단지에 자그마한 사무실을 냈고, 지금은 6명의 직원과 함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 제가 하는 일이요? 출판사의 일을 뜯어보면 허드렛일처럼 보이는 게 좀 많습니다. 편집 디자인, 영업, 저서 기획을 제외한 거의 나머지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중 으뜸은 전화 받기가 될 것 같군요. ^^;

책이 놓여져 있는 사진

IT 전문 출판사 ‘제이펍’에서 출판하는 다양한 서적들

 

Q. 출판사 운영을 시작하며 아름다운재단 ‘나눔의 책’ 협약을 맺으셨는데요. 특별히 인세 기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특별한 건 없습니다. 나누는 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죠. 빠듯한 월급봉투를 계속 받고 있었다면 사실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작지만 내 사업을 하면 그전보다는 형편이 나아질 거란 기대도 있었고, 형편이 나아지면 나만을 위해서만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이 시대를 같이 사는 나의, 우리의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들에게 작은 체온이라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협약을 맺을 당시 시민사회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이 줄어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재단의 여러 나눔 영역 중 공익 영역을 나눔 대상으로 지정했었습니다.

Q. 여러 기부단체 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 

예전 직장에서 《작은 유산: 세상을 보는 16가지 지혜》라는 책을 만들었는데, 그때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로 계셨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님의 추천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재단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기부하고자 마음먹고서 여러 단체를 살펴보았는데, 제가 판단하기로는 아름다운재단이 가장 투명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어서 선택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출판하는 모든 책의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저자들에게 어떻게 기부 참여를 설명(안내)하시나요?

네. 저희가 기부하는 건 두 가지 형태입니다. 책을 판매한 수익금 일부를 회사 이름으로 기부하는 형태와 또 하나는 저희와 함께 책을 만드는 저/역자님들의 인세 혹은 번역료의 1%를 기부하는 형태입니다. 회사 차원의 기부가 아름다운재단과 협약서를 통해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역자님과의 계약서에도 아름다운재단 1% 기부 조항이 들어가 있습니다. 저/역자님 모두 아름다운재단을 잘 알고 있고 좋게 생각하고 계셔서 계약서의 기부 조항에 모두 흔쾌히 동의해주고 계십니다.

Q. 그럴 때, 기부에 대한 저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자들과 기부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저희와 함께 책을 만든 저/역자님들이 100여 명 정도 되는데, 놀랍게도 한 분도 1% 기부 조항에 반감을 비추시거나 그 조항 때문에 계약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꾸준히 기부할 수 있었던 것도 ‘조그마한 것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분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함께해준 모든 분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견문록》의 저자 이동휘 님은 인세 1% 기부를 넘어 인세 전액과 강연회 수익금을 기부하시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출간될 책의 나장근 저자님도 인세 전액 기부를 약속하셨고, 《사물인터넷 빅뱅》의 연대성 저자님은 인세 1% 기부 외에 동물자유연대에 인세의 상당액을 기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출판사를 통한 1% 기부를 계기로 개인적으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계신다는 분들도 있었고요. 답변하다 보니 나눔이란 게 전염성이 높은 건강한 바이러스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제이펍 직원들 사진

1인 출판사에서 시작 이제는 6명의 직원과 함께하는 나눔 출판 – ‘제이펍’ 사람들

 

Q. 벌써 ‘나눔의 책_인세기부’에 함께한 지 7년이 되었습니다. 7년간 나눔 프로그램에 동참해 준 저/역자와 제이펍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출판사를 믿고 함께 해주신 저/역자님들이 없었다면 계속 이어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책들을 구매해주시고 읽어주신 독자분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요. 그래서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을 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런 모습을 잘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제이펍(혹은 장성두 대표님)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특별히 나눔(기부)를 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간단히 적어보자면 ‘나눔은 이기적이란 말의 다른 표현’인 것 같습니다. 나눌수록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 때문에 이렇게 생각해 보았는데요. 아름다운재단을 통한 기부는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입니다만, 특별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상 분야를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기부 규모가 좀 더 커진다면 저희 출판사의 기금을 따로 만들고 아름다운재단과 기금의 사용처를 함께 의논해보겠습니다.

제이펍에서 보이는 풍경

파주에 위치한 제이펍 출판사에서 바라본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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