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

T.S 엘리엇의 시가 아니더라도 2014년 4월 이후로 저에게 4월은 그런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4월은 생일도 있고, 봄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세상을 보며 시작, 탄생의 느낌에 항상 찬란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이제 4월은 햇살이 찬란해서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그런 달이 되었네요.

4월의 아름다운재단의 이야기를 하려니 2017년 4월이 아닌 2014년 4월부터 6월까지가 생각납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안산을 수차례 오가며 아름다운재단의 역할을 고민했던 슬픔과 분노의 2개월. 그렇게 ‘기억0416 캠페인’이 시작되었죠. 그 당시 캠페인을 담당하던 간사의 눈물 마를 날 없던 시간들이 참 생각이 나네요. 안산을 오가던 날들 속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 괴로워하며 눈물짓던 날들이요. 야근하고 퇴근길을 무작정 함께 걸으며 참 많이 울던 동료 간사를 보며 참 미안하고 안쓰럽고 걱정되고 그랬습니다.

4월이 되면 어딜 가도 노란 리본만 두드러져 보여요. 누군가의 손목에, 누군가의 옷에, 누군가의 가방에 매달려 있는 노란팔찌, 노란뱃지, 노란리본에 자꾸 눈이 갑니다. 어떨 때에는 모든 것이 흑백인데 노란 리본만 색깔이 있는 그런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가서 말을 걸고 싶어져요. 세월호의 침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2014년 4월 16일을 겪었던 우리에게 혹은 나에게, 나의 동료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집니다. “지금 어때요, 괜찮나요?” 미수습자 모두 꼭 우리 품으로 돌아오길, 진실이 밝혀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럼 우리 그때는 조금 괜찮지 않을까요.

노란색의 팔찌에 리멤버20140416이라고 적혀있음

안녕하세요~ 지애킴입니다. 분위기가 무거워졌네요. 글을 적으면서 옛 기억들을 곱씹다가 저야말로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혼자 뜬금없이 울 수가 없어서 꾹 참았어요. 다시 한번 ‘기억0416 캠페인’에 함께 해주셨던 기부자님들, 참 고맙습니다. 늘 힘이 됩니다.

심호흡이 필요한 순간

(분위기 급반전)

혹시 ‘램스이어’라는 이름의 허브를 알고 계시나요? Lamb’s Ear라는 이름처럼 양의 귀 같은 촉감의 잎을 가지고 있는 허브입니다. 어느 날, 아름다운재단 간사용 게시판에 김현아 국장님이 “힐링이 필요할 때 만져주세요~” 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올려주셨는데요. 3층 베란다 화단에 원예치료에 많이 쓰이는 ‘램스이어’를 심어놨으니 오다가다 한번 씩 만져보면 심신안정에 좋다는 내용이었어요.

오잉? ‘램스이어’라니 완전 처음 들어봅니다. 허브라면 향이 좋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데 만져서 힐링하는 허브라니… 더군다나 식물은 자고로 자꾸 만지면 안 되는 거 아니었나요? 너무 궁금해서 서둘러 화단으로 가보았습니다. 화단(?)을 찍긴 찍었는데 이 중에서 ‘램스이어’가 뭘까요?

건물 밖에 있는 화단에 심어져 있는 램스이어와 다른 식물들

맨 앞에 혼자 약간 흐릿한 회색 아이가 램스이어입니다. 잎을 만지는 순간,  ?!?!?!?!?!?!?!?!? 이거 뭐죠??
솜 같이 보들보들한 촉감!!! ‘아~~~’ 표현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양의 귀라고 했지만… 많은 사람이 양 귀는 만져 본 적 없으니 어떤 느낌일지 감이 안 올 것 같고.. 근데 느낌을 전하고 싶어요.. 솜보다는 묵직하고… 이게 뭐지… 아!!! 극세사 이불 같은 느낌!!!! 그런 느낌입니다!!!!!

램스이어의 잎을 확대하여 자세히 볼 수 있게 함

촉감을 전할 수가 없어서 일단 잎을 확대해서 찍어봤습니다. (핸드폰을 새로 산 보람이 있군요) 어떤 느낌일지, 느낌이 오시나요? 왜 원예치료에서 많이 쓰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화가 나거나 뭔가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나가서 한번씩 만져야겠어요. 포근포근~ 블로그 쓰다 말고 가서 램스이어 한번 만지고 왔습니다. 저의 표현은 극세사 이불 느낌이었는데 램스이어가 궁금한 기부자님은 아름다운재단에 방문해주세요~ 찡긋. 오신 김에 재단 구경도 하시고, 저랑 대화도 하고 기부자 인터뷰도 하시고.. 히히

지인인 듯 타인인 듯 반가운 당신

얼마 전 홍보팀 심유진 간사님이 겪은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예~옛날 옛날은 아니고 얼마 전 심유진 간사님이 출근할 때였어요! 지하철에서 앉아서 출근하던 도중 고개를 드니 왠지 화려한 벨트를 한 사람이 있는게 아니겠어요?! (말투가 이상하죠? -_-;; 이야기를 전하려니 조카한테 동화책 읽어주던 버릇이 나왔네요).

왠지 지하철에서 묘하게 눈이 가는 사람이 있잖아요. 괜히 한 번 더 보게 되는 그런 사람이요. 그 화려한 벨트를 한 사람에 눈길이 갔는데 가만보니 가방에 낯익은 것이 매달려져 있었대요. 그건 바로, 아름다운재단에서 보내드린 팔찌였습니다!! 가방에 달고 다니시나 봐요! 아주 짧은 에피소드지만 이 얘기를 듣고, 재단을 아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참 감사하고 또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랬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니 나눔사업국 김현아 국장님의 에피소드가 또 생각나네요. 동네 치과에 가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치과 한쪽 장식장에 아름다운재단의 10주년 감사장이 놓여 있었다고요. 하지만 아는 척은 하지 않고 조용히 진료를 받고 나왔다고 이야기해주셨죠.

우연히 기부자님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영화 맨인블랙처럼 인간들 속에 알게 모르게 섞여 사는 외계인을 찾은 것 같은 신기한 마음이에요. 하지만 아는 척 다가갈 수 없죠. 그 마음은 흡사 평소 좋아하던 스타를 우연히 길에서 만났는데 방해하기 싫어서 멀리서만 바라보는 팬의 마음 같달까요? 얘기하고 보니 일반적인 비유가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기부자님을 만나는 건 늘 감사하고 기쁩니다. 소식만 전해 들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저는 아직 제 일상에서 재단의 기부자님을 만난 경험은 없는데요. 만난다면 진짜 반가워서 아는 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에요, 저! 지애킴!” 생각해보니 그 뒤에 이어지는 뻘쭘함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조용히 속으로만 반가워하겠습니다.

3주년 감사팔찌와 10주년 감사장

이게 바로 그 3년 기부자 감사선물인 팔찌와 10년 기부자님께 드리는 감사장입니다. 멋지지 않나요? 저도 10년 꼭 채워서 감사장 받고 싶어요. 여기서 막간 광고! 만약 주소가 없거나, 우편물 수신거부를 하시면 감사카드가 발송되지 않습니다 ㅠ.ㅠ 수신거부 하셨다면 수신함으로 변경, 주소가 바뀐다면 정보 수정도 꼭 해주세요~ 잘 모를때는 아시죠? 02-766-1004를 눌러서 기부자소통팀과 전화통화를 하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슬쩍 남기는 ‘수신거부’ 관련 포스팅 “아름다운재단, 수신거부하셨나요?” ⇐ 클릭

원래 [어제의 아름다운재단]은 올해 4회 정도 계획이었는데 왠지 속도를 내고 말았네요;; 벌써 세 번째네요. 4월의 포스팅을 쓰다보니 별 얘기가 없는 것 같아서 5월의 이야기와 묶어서 다음에 쓸까 생각했는데.. 사실 기부자님들께서 바라시는 게 거창하고 재미난 소식은 아니잖아요?….그..그렇죠?

그래서 거창한 소식이 없더라도 소소하게 자주 찾아오도록 할게요~  다음번에 새로운 지애킴의 일상 그림도 함께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기부자님, 항상 건강하세요:)

 글 | 김지애 팀장

댓글 2

  1. 먹먹하다 피식 웃었네요. 어제의 아름다운재단 잘보고 있어요~더더 자주 올려주세요~>_<

    • 나눔사업국 기부자소통팀ㅣ김지애 팀장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애정의 표현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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