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성을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이 함께 진행한 반면, 2차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이 함께 하였습니다. 올해 3차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마지막으로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이 함께 청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내-일상상프로젝트’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4월 13일, 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한 카페에서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서명원(순창)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님을 만났는데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총 3편에 걸쳐 각각 다른 주제로 연재됩니다.
2016년 6월, 처음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시작된 때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참가자, 졸업 후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들어하는 참가자, 명확한 목표를 갖고 내일을 준비하는 참가자 등 저희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흔한 진로교육 중 하나로 남거나 또 누군가에게는 인상 깊은 경험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로 만난 한가현, 이동연, 서명원 세 명의 친구들은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앞서 2편에 이어 오늘 마지막으로 연재되는 3편 『내-일상상프로젝트, 그 후』는 저희가 2년간 순창, 완주, 장수, 전주, 진안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진행하였던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참여 친구들의 시선으로 풀어 본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어떤 주제와 내용으로 활동했나요?”
이동연> 사과나 음료, 간장 등 상품을 판매했어요.
희망제작소(이하 ‘희망’)> 어떻게 판매 활동까지 하게 됐나요?
이동연> 처음에는 과제를 내주셨어요. 그걸 저희가 활동으로 확장했죠. 한가위장터가 열리니까 거기서 물건을 직접 팔아보면 어떻겠냐 제안하셨어요. 사회적기업 몇 군데와 통화하고 발품 팔아서 물건을 가져와서 팔았죠.
한가현> 학교 동아리로 시작해서 논문도 써보고, 봉사활동도 해보고, 장수군에서 운영하는 축제나 행사에 참가해서 부스 운영했어요.
서명원> 총 3단계로 이루어져서 진행했는데요. 첫 번째 상상학교에서는 ‘공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들었어요. 두 번째 재능탐색워크숍에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이름으로 저희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활동을 했어요. 강연이 사람을 부른 거였다면 이번에는 직접 찾아간 거죠. 제 관심 분야가 있으면 관련 사람들을 조사해보고,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얘기를 하러 떠나는 과정이었어요. 마지막 내일찾기프로젝트는 저희가 마음대로 프로젝트를 실행해보는 거였는데,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대전에 있는 국립과학관을 견학하고, 그 경험으로 순창에서 과학캠프를 열었어요. 두 번째 단계에서 인터뷰로 만난 김대석 교수님께서 흔쾌히 도와준다고 와주셨죠.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이동연> 전주YMCA에서 저희 학교로 안내를 왔어요. 프로젝트 설명을 듣고 재미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친구들 꼬셔서 같이 들어갔죠.
희망> 전주팀은 부산 지역에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서 인터뷰했었죠?
이동연> 네. 활동은 재미없었는데 여행 다니는 게 재미있었죠. 인터뷰는 처음 본 사람들한테 제가 질문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이 재미있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 나오는 대답들이 재밌고 친구 한 명 생겼다는 느낌이었어요. 힘든 점은 이동시간이 길고, 제가 찾아가야 하니까.
희망>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한가현> 처음에는 같이 동아리 하자고 친구가 제안해서 들어갔어요. 고3때 활동 한 거라 대학입시 준비와 겹쳐서 바쁘게 지나간 것 같아요. 어떤 활동은 처음부터 왜 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저희는 고등학생인데 선생님들이 저희를 대하는 행동은 어린아이 돌보듯이 하셨거든요. 유치원도 아닌데 왜 그런지 조금 의아했어요.
서명원>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랑 청소년 문화의 집에 포켓볼 하려고 몇 번 갔거든요. 그러다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공부 왜 해야 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관심 있어서 들었는데 내-일상상프로젝트도 알게 되고, 희망제작소도 알고, 전주YMCA도 알고, 순창군청소년수련관도 알고, 다른 친구들도 알게 됐죠.
“프로젝트를 하면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한가현> 고등학교 때 기숙사생이 아니라 버스가 끊기기 전 집에 가야 했어요. 그런데 제가 속한 동아리는 자율동아리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했거든요. 활동을 하면 버스가 끊겨서 집에 못 가니까 강제로 기숙사에서 자는 게 힘들었어요.
희망> 그래도 끝까지 활동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가현> 그 때 ‘청소년과 청년의 시골 정착 연구’를 주제로 동아리에서 같이 논문 쓰는 게 프로젝트 중 하나였는데, 한다고 말하고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임감 때문에 한 것도 있죠.
희망> 그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가현>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지역 멘토가 있어요. 그 선생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어요. ‘얘들아, 우리 대회 있다고 하는데 논문 쓰자.’ 그 때 한참 대학 입시준비 중이어서 사실 안 하고 싶었어요. 저는 잡월드나 현장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고 싶었어요. 저희는 그런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 친구 중에도 꿈을 정확히 못 정하는 것 같았고요.
서명원> 저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것보다 짜증이 났어요.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시간 안 맞고, 선생님들도 저희가 알아서 해보라고 하고, 활동이 시험기간이랑 겹쳐서 힘들고. 활동비도 없어서 되게 짜증났거든요. 그런데 짜증나면서도 이걸 다 끝내잖아요? 그럼 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점점 많이 들어요. 저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말하는 법을 배웠어요. 앞에서 발표할 때 긴장돼서 다리 떨던 것도 활동하면서 발표하는 일이 많다 보니까 없어졌어요. 말도 조리 있게 할 수 있게 되고, 대학교 면접 볼 때도 그런 게 많이 도움 돼요. 꼭 면접이 아니라도 제가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짜증나면서도 잘 했다는 생각을 해요.
“만약, 스무 살이 된 내가 다시 참여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나요?”
서명원> 하고 싶은 프로젝트보다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있어요. 학생이다 보니까 스케줄을 먼저 이야기 했으면 좋겠어요. 시험기간 겹치지 않도록. 저는 11월에 내일찾기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시험이 한 달 밖에 안 남은 거예요. 그래서 시험공부랑 프로젝트 실행을 같이 했어요. 기숙사라 낮에 활동하고 돌아와서 새벽 4~5시까지 시험 공부했어요. 그렇게 학교 공부를 따라갔거든요.
한가현> 애들이 원하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이 의견 내면 잘 받아들여서 원하는 방향으로 하면 좋겠어요. 사실 저희는 법과 관련된 강연을 들으면서 토론회를 하고 싶었어요. 왜 청소년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나? 왜 술을 마시면 안 되나? 왜 성생활을 하면 안 되나? 왜 청소년은 계속 제한받고 있나? 그런 주제로 토론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동연> 개인적으로 강연을 제가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괜찮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도 좋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가현> 저는 공부도 중요한데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한 달에 20권 정도 읽었거든요. 대학 와서 두꺼운 전공서적을 보니까 별 게 아니에요. 아무것도 모르고 수업 듣는 것보다 고등학교 때 책 많이 읽어서 오면 좀 더 생활이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동연> 저는 이전에 공기업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다른 친구들 보면 면접에서 딱히 할 이야기 없다고 했는데 저는 한 게 많아서 쓸 것도 많고 말할 것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활동하면 자신감도 늘고 말하는 것도 늘어요. 손해 볼 건 없어요. 자기가 좀 더 여러 활동을 하고 싶거나 인생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좀 더 열심히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서명원> 진로에 대한 건 아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순창은 수련관도 있고 문화의 집도 있어요. 내-일상상프로젝트처럼 재미있는 프로젝트도 해요. 정말 괜찮아, 한 번 해보자 제안하면 다들 생활기록부에 안 들어가는데 왜 하냐는 반응이에요. 그런데 저는 생활기록부에 스펙 한 줄 쓰는 것보다 인생에 있어서 추억 한편 만드는 게 좀 더 좋다고 생각해요. 생활기록부가 중요한 건 아니다, 후배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2018년 5월, 세 번째 해를 맞이한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어떤 청소년들을 맞이하고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까요? 우리는 어떤 태도와 역할로 함께하면 좋을까요? 세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청소년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이 되어 새로운 곳에 발을 내디디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겠지요. 그들은 어떤 오늘을 살고, 어떤 내일을 준비하게 될까요?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큰 변화를 일으키진 않더라도, 그들 인생의 추억 한편은 되기를 바라며 다음 노래 한 구절을 끝으로 기획연재를 마칩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미안함
나의 꿈에 대한 서운함
아무것도 하지 못한 불안함
그래도 주먹 불끈 다시 삶
한발 더 내딛을 때에
뛰어오를 때에
떨어져 날릴 때에
하지만 보란 듯이오늘은 그대의 날
오늘은 우리의 날
어제보다 아름다워진
당신과 나의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그 순간 my glory days– 타카피, Glory Days
3편을 끝으로 기획연재를 마칩니다. 올해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상상학교, 상상캠프, 내일생각워크숍, 내일찾기프로젝트를 순창, 전주, 장수, 진안 지역과 함께 진행합니다. 앞으로의 소식도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차근차근 전하겠습니다. 그간 티저편에 이어 3편까지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 l 사진 희망제작소 김수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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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 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성을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 상상캠프, 내일생각워크숍, 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