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지리산이음과 함께 2018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를 열고 지리산 5개시군(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의 활동가와 공익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그 과정을 5명의 협력 파트너, 이름하여 “지리산 ㅇㅇ지역 네트워크 활동가”와 함께 했는데요. 작년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는 어떤 작은변화를 만들어 가려 하는지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지역활동가는 ‘든든한 빽’이다!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협력파트너 ‘김병준 활동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이하 작은변화센터)]의 산청지역 협력파트너인 김병준 활동가는 청소년활동 지원단체 ‘하마’에서 활동하고, 커뮤니티 공간 ‘까지밥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17년 아름다운재단(이하 재단)이 지리산권 5개 시군 현장조사를 진행하던 당시 산청지역 조사담당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병준 활동가는 2018년 1년간의 산청지역 협력파트너 활동을 정리하고 2019년에는 지역의 다른 활동가에게 지역 협력파트너 활동을 이어주기로 했다. 처음 협력파트너로 함께 일해보자 제안받았을 때 꽤 부담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초반에 길을 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대로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협력파트너의 역할의 길을 내고 이후 다른 활동가에게까지 이어주게 된 것이다. 그가 참여한 마지막 ‘지역협력파트너 공동운영회의’에서 만나 지난 1년간의 짧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에 대한 회고를 나누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산청 활동가 김병준 활동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산청 활동가 김병준 활동가>

2018년 협력파트너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김병준 활동가는 이전부터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기에 지역에서 협력파트너라는 네트워크 활동가로서 활동하는 데 지역의 다른 활동가들의 지지와 공감이 큰 힘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개인 시민(김병준)으로 그냥 하자고 하면 다 못하는데, 저는 어쨌든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역할을 일정부분 제안을 하는 거기 때문에 그들에게 제안을 하고” 무엇보다 말로만 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돈도 지원할 수 있는, 제 돈은 아니지만, 지원할 수 있다고, 그러니 하자고 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러한 든든한 뒷배를 믿고 ‘제안하는’ 역할로 협력파트너의 역할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그 전에도 지역이서 뭘 해봤으면 좋겠다고 그냥 쉽게쉽게 이야기 했던 것도 있고. (협력파트너 역할이) 제안하고 판을 벌여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좀더 제안하는, 어렵지 않다고 얘기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왔어요. 여기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어가고 책도 보고 사람을 만나면서 저도 모르게 확신을 가지게 되는 거죠. 자연스럽게 얘기하고 공감을 많이 얻어서 산청의 많은 단체들이 (작은변화센터 지원사업에) 지원도 많이 했고, 청년모임도 지금도 하고 있고. 그렇게 제안하고 촉진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다행히 지역에서 몇 개의 모임들이 만들어져서 지금 그 안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오고가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 역할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제안하고, 같이 해보자고 촉진하는 활동이 산청 지역에 어떤 작은변화를 가져왔을까.

산청의 모이고 꿈꾸는 작은변화

김병준 활동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지역의 단체 및 개인 활동가를 모아 네트워크 모임을 진행한 것이다. 2017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지역의 시민활동에 대해 목말라 하던 사람들”과 매월 ‘작은변화 산청’ 네트워크 모임을 운영해 각자 활동에 대해서, 지역의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 모임의 경험이 지방선거 시에는 공약 관련 활동을 하는 모임으로, 또 현재는 <지속가능발전네트워크>라는 다른 모습의 모임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산청 지역의 변화를 꿈꾸며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지역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본 ‘작은변화 산청’의 경험이 지역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직접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발전네트워크>라는 공식적인 기구로 발전한 것이다.

<산청지역 활동가와 함께 하는 정보공개청구 교육>

<산청지역 활동가와 함께 하는 정보공개청구 교육>

‘작은변화 산청’ 모임이 진행되면서 산청 지역의 주요한 이슈로 ‘청년’이라는 화두가 떠올랐고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이슈가 되었다. 마침 작은변화센터에서 청년의제 조사사업도 있어서 지역의 청년을 어떻게 지원할까 고민하다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청년 독서모임’을 연결하게 되었다. 김병준 활동가는 작은변화센터와 함께 산청의 청년들에게 무엇을 하자고 제안하기보다는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산청 청년 프로젝트 ‘있다’>라는 이름으로 간디고 졸업생과 함께 지역청년이 결합하여 ‘청년요양원’ 캠프 프로젝트도 해보고, 독서모임의 프로그램을 확장하여 지역 청년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엇보다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꾸밀 수 있었다.

<산청 청년프로젝트 “있다” 공간>

<산청 청년프로젝트 “있다” 공간>

“이 일을 계기로 지역의 청년들이 모이고 공간이 생겼다는 게 의미 있다고 봐요. 아주 크거나 영향력이 있는 모임은 아닐지라도 자발적으로 청년들이 본인들 하고 싶은 것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중략) 청년들이 지역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공간을 만들었다기보다는 본인들이 재미있게 놀려고 공간을 만든 거예요. 일단 그렇게 시작하고 나중에 지역에 영향력을 주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지요.”

청년모임도 공간을 마련하면서 작은변화센터뿐만 아니라 지역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경험으로 앞으로 당분간은 그동안 목말랐던 자신들의 욕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겠지만, 지역과의 소통 역시 놓고 가지 않을 것이다.

산청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결코 작지 않은 변화는 청소년 모임이면서 공간인 <명왕성>이다. 애초 <민들레 읽기 모임>의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는데, 몇몇 어른과 청소년들이 주도하여 청소년 모임을 만들고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공간 마련을 위해 김병준 활동가와 함께 지역의 어른들을 만나고 공간설명회 등을 진행하면서 후원회원도 모집하여 지난 10월에 공간을 오픈하게 되었다.

<청소년 공간 “명왕성”>

<청소년 공간 “명왕성”>

“청소년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어른들이 물질적으로도 많이 지원을 해주는 상황이에요. 아직 어른들이 원하는 수준의 자발적 활동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나 청소년들이 잘 하리라고 기다리고 있어요. 지역에서 시선은 청소년들에게 자유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을 공감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왜 어른들이 돈을 모아서 너희들이 띵가띵가 노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지 모르겠다라는 얘기를 직접 하기도 한다 해요. 오히려 젊은 청소년들이 할 게 없고 시골에서 소외받고 있는데 지지해주는 게 아니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로 더 힘들게 하는 거죠. 어쨌든 하루 평균 15명 정도 명왕성에 오니까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나올 거예요.”

그 외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작은변화센터 활동을 소개하면서 산청지역에 작은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5팀, 작은조사 3팀이 작은변화센터와 활동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지역의 변화로 뭔가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산청지역 간담회>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산청지역 간담회>

작은변화지원센터 협력파트너는 [든든한 빽]이다!

작은변화센터는 각 지역 협력파트너와 함께 활동 과정을 만들어 가기 위해 매월 센터와 재단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협력파트너 운영회의며 역량강화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이런저런 여러 지원 활동 중에서 김병준 활동가는 협력파트너 활동비 지원과 지역의제를 찾아 지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주었다.

“이런 시민사회 활동을 하면 누군가 봐주고 베풀며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활동하는 사람들은 받는 것에 대한 부담 갖지 말고 잘 받아 잘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신 활동비는 생활비로 잘 썼고, 생활비 걱정을 더니 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지역의 네트워크 활동가에게 활동비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봐요.”

“지역활동가는 ‘든든한 빽’이다! 개인이 뭐 해보자, 이렇게 하면 그냥 동네 아저씨일 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안 보죠. 그저 개인 김병준으로 볼 뿐이지. 네트워크 활동가, 아름다운재단과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산청 활동가라고 하니까, 어떤 목적에 의해서 이런 역할을 해보자고 하니까 모이는 거지. 그런 빽이 있었던 거죠.”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함께 하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산청 협력파트너’였기에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 듣고, 같이 해볼 수 있었다는 것. 그만큼 아름다운재단이,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산청 지역에 영향력을 끼친 거라고 그는 말한다. 그 가운데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 그에겐 큰 자산으로 남았다 한다.

김병준 활동가에게 2019년은 안식년이다. 동네 든든한 아저씨, 믿고 도움 청할 수 있는 이웃으로서 좀 더 에너지를 충전하길 바란다. 이제 그가 산청 후임 활동가의 든든한 빽이 되어 줄 차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량이나 결합력이 약한 이주민이나 어린이들을 대변하는 활동시민으로 마주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글  박정옥 (지역사업팀 간사) |  사진  임현택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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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과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이 함께 설립, 운영하고 있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 지역사회 안에서 공익을 위한 활동이 확산되고, 시민사회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활동 주체를 발굴하고 다양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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