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졌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해외 입양인 당사자의 목소리

4월 28일 「해외입양인 네크워크」 주체로 한국에 체류하는 해외입양인 모임이 있었다. 해외입양인, 전쟁직후 먹고 살기 어려웠던 대한민국은 미혼모 자녀로 태어나거나, 집안 사정이 어려워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없는 가정의 아이들을 해외에 입양을 보냈다.

195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은 17만여 명에 이른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전쟁과 절대빈곤이 없어진 뒤에도 해외 입양은 계속됐다. 1970~80년대에만 전체 입양의 67%인 11만2500여 명이 해외로 보내졌다. 1980년대에는 ‘아동 수출 1위’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재외동포 700만 명 중 3% 정도가 입양인이다.

해외 입양인들은 성인이 되면서 뿌리 찾기에 나선다. 2012년 해외 입양인의 입양정보 공개청구 건수는 250여 건인 데 비해 지난해에는 1900여 건으로 급증했다. 또 온라인이 활성화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가족을 찾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출처 : 버림받은 ‘해외 입양인들’ 설 자리가 없다, 시사저널 2018.01.16.)

해외 입양인 당사자 모임 사진 (출처) 해외입양인 네크워크

해외 입양인 당사자 모임 (출처: 해외입양인 네크워크)

28일 해외입양인 모임에 나온 네덜란드 국적의 Chang Lee라는 남성은 입양가정에서 가정폭력과 사춘기 시절의 폭력 등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외모가 다르다는 인식은 어려서부터 뿌리가 깊었고, 그것 때문에 자신이 그러한 고통을 당한다고 생각하였다.

뿌리를 찾아 한국에 오고 싶어 비행기표 달랑 들고 2017년 한국에 왔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 “모두가 머리가 검은 색인 것을 보고 안도감을 느꼈다” 할 정도로 네덜란드의 삶은 고단했다.

꼭 찾고 싶었던 한국에 왔으나, 한국에서의 삶도 녹록치 않았다. 재외동포 비자 F4를 받았지만, 한국어가 안되어 쉽게 취업할 수가 없다. 해외입양인 대부분 영어 강사로 취업 하지만 비영어권 국가이거나, 학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은 경우 취업이 어렵다. 막노동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데, 그런 일자리는 네트워크가 있거나 한국어가 유창하거나, 해당 취업을 목적으로 온 경우에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그는 고단한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현재도 거주지, 생계 등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

Hana Lee 라는 여성은 4살에 안정적인 호주 가정에 입양되었다. 4살의 기억이지만, 호주에 도착한 순간 부모형제가 나와 다르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학교 다니면서는 종종 놀림을 받았고, 본인이 못생겼다는 느낌을 받아 커서 성형을 해야겠다고 다짐까지 하였다. ‘다른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다. 따뜻한 가족 품에서도 그러했다.

2010년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눈에 띄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다른 입양인보다 빠르게 친가족을 찾을 수 있었고, 가족의 환대와 네트워크 속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

한국의 좋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그녀지만 그녀도 한국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입양인에게 기대 하는 것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할 수 있겠지? 한국어를 빨리 배울 거야” 등의 기대가 큰 부담이었다. 문화차이도 컸다. 체면 세우는 문화 때문에 잘 알던이도 낯설어 지기도 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직업이었다. 영어권 국가였기 때문에 영어 강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본인은 음악을 전공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음악을 가르칠 수가 없다. 캐리어가 단절된 것이다.

당사자가 이야기할 장을 만드는 「해외입양인 네크워크」

호주에서 한국입양인 네트워크를 꾸리고 있는 Hana Lee는 호주 해외입양인의 자살율이 일반 가정의 자살율 보다 4배 정도 높아 한국정부의 해외입양인 문제 개입을 원하고 있다.

한국정부에 바라는 것은 한국인이 해외로 이민갈 때 이민 가이드가 있는 것처럼, 입양 보낼 시 입양 가이드 및 추적관리가 필요하다. 그 아이가 잘 살고 있는지 아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구에게 연락하면 되는지 등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부모 찾는 프로세스는 한국정부가 적극 개입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

한 해 100명 정도의 입양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500명 ~ 800명 정도의 입양인이 한국에 체류한다. 강한 연결고리를 느껴 찾아오는 입양인들에게 한국어 학습, 심리지원, 주택, 한국인 네크워크 등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해외입양인 네크워크」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사업으로 지원된 시민 모임이다. 28일 모임은 미약하지만, 해외입양인 당사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첫 번째 자리였다.  「해외입양인 네크워크」는 이 사업을 통해 입양인에 대한 좋은 점만 보려 하는 한국정부나 일부 ngo에 대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해외 입양인들이 직접 자신들의 삶과 자신들의 관점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에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고자 한다.

해외입양인 관련 단체
inkas : http://www.inkas.org/
with us : http://www.withusinternational.org/
koroot : http://www.koroot.org/eng/
nest : https://www.nestkorea.or.kr/
goal : https://www.goa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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