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8 청소년자발적여행활동지원사업 ‘길위의 희망찾기’ 를 통해 베트남 여행을 기획한 안남배바우도서관 아이들을 <월간옥이네> 기자가 동행하여 작성한 기획기사입니다. |
9월 8일 베트남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다시 안남 배바우도서관에 모였다. 9월 16일 아름다운재단 ‘길 위의 희망찾기’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간담회 형식으로 정리해 싣는다. 아이들이 여행한 베트남은 어떤 곳이었을까?
여행 다녀오니까 뭐가 달라졌어?
백두: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게 많아졌어요. 한국에 오니까 물가가 높아져서 아쉬워요.
성호: 저는 할아버지가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라 궁금한 게 많았어요. 베트남 전쟁 박물관에 가서 저희가 베트남에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고, 베트남이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알게 돼서 좋았어요. 우리나라와 다른 베트남 음식문화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고요.
시은: 저랑 한솔이 살찐 것 같아요.
한솔: 처음에는 베트남 음식 먹으니까 좋았는데, 갈수록 물리더라고요. 한국 음식이 그리웠어요.
-한솔이는 여러 번 베트남에 가봤는데, 친구들이랑 가니까 뭐가 달랐어?
한솔: 엄마랑 갔을 때는 그냥 친척 집에 방문한 느낌이었는데, 친구들이랑 다 같이 가니까 여행 같았어요.
베트남 가서 있었던 일 중에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
백두: 일출 본 거요.
시은: 전쟁박물관에서 시체들 사진 봤던 거요.
동균: 저는 음식이요. 랍스터.
경희: 마지막 날 조별로 다닐 때 서로 선물 사주기 한 거요. 한 번도 친구들한테 선물 사준 적이 없는데 뭔가 뿌듯했어요.
선우: 직접 경험한 게 딱 하나 생각나요. 저희 조가 식당을 찾으면서 걷는데 어떤 분이 와서 말을 걸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들고 있는 코코넛을 까서 마시라고 주는 거예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돈을 냈어요.
또 저희가 택시를 탔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 다른 택시로 갈아탔거든요. 갈아탄 택시에서 돈을 내고 내리려고 하는데 그 돈이 아니라면서 멘토 쌤(은태 쌤) 지갑을 뺏어가는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50만 동(각주: 50만 동은 한화로 2만 5천 원이다.)짜리 2개가 없어진 상태였어요.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이라 나중에 식당가서 알았어요.
시은: 뷔페에서 성호 몰래카메라 한 거요. 병아리 부화하기 전 단계에 튀긴 음식이 있었는데, 화장실 간 성호 놀려먹으려고 비슷한 접시 비운 것처럼 놓고, 먹는 척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성호가 안 먹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백두가 성호를 꼭 먹이려고 그걸 자기 입에 넣었어요. 깨물자마자 헛구역질하면서 화장실에 가고요. 나중에 성호한테 말하니까 ‘아이씨, 안 먹길 잘했네!’ 했어요.
계획 세웠던 것 중에 뭐가 제일 좋았어?
기홍: 마지막 날에 회 먹은 거요.
백두: 사막이 제일 재밌었어요. 사륜 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거요.
한솔: 저는 사막에 갔을 때 눈에 뭐가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횡단보도도 못 건너고, 눈물 나니까 앞도 안 보였어요. 그래서 베트남 갔던 게 조금 후회되기도 했어요.
백두: 조별로 움직인 것도 훨씬 다니기 편해서 좋았어요. 조별로 호찌민 시 다니다 중간에 비둘기 먹이를 줬는데 비둘기가 엄청 많이 몰려와서 먹는 거예요. 베트남 여행 통틀어서 비둘기 사진을 제일 많이 찍었어요.
시은: 청소년 일자리 마련해주는 식당 갔었잖아요. 거기 음식도 맛있었어요. 밥 먹다 친환경 빨대 광고 촬영도 하고요.
여행 계획 세우면서 뭐가 제일 힘들었어?
시은: 면접 준비했던 거요. 저희 주제가 다문화가정이랑 베트남 전쟁에 관한 거였거든요. 기홍이, 한솔이 어머니도 어머니가 베트남 분이고, 주변 친구 중에도 다문화가정이 많거든요. 그분들은 베트남 사람이니까 한국에 와서 적응하잖아요. 이번에는 우리가 베트남 가서 문화 체험하고, 그분들이 베트남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체험하면서 이해를 해보자고 지원서를 냈죠. 피피티랑 대본 만드는 걸 하루 만에 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애들은 가만히 앉아 있으라니까 게임만 하고, 기홍이가 만드는 기술 알려주고요. 제가 피피티를 난생처음 만들어봤거든요.
한솔: 저는 6학년 때 피피티를 몇 번 만들어봤지만 잘할 줄 몰라요.
백두: 사전 모임 할 때 다들 각자 알아 와야 하는 게 있었는데 시험 기간이랑 겹쳤어요.
선우: 여행 준비하면서 누군 (준비를)하고 누군 안 하는데, 왜 안 해왔냐고 너무 뭐라고 하니까 짜증 났어요.
한국 오니까 어때?
동균: 그동안 못했던 컴퓨터를 해서 좋았어요.
기홍: 수영하고 싶어요.
백두: 데이터 터져서 좋았고요. 그전까지는 한국이 더웠는데 일주일 만에 날씨가 시원해졌어요.
시은: 아빠가 보고 싶었는데 아빠를 봤어요.
성호: 오랜만에 오니까 좋았고요. 딱 내렸을 때 시원해서 좋았어요.
선우: 평소에 할머니 밥을 잘 안 먹는데 베트남 가니까 할머니 밥이 떠오르더라고요. 집에 가서 김치찌개, 흰쌀밥 먹었어요. 베트남 밥이 찰지지가 않아서 한국 밥이 생각났어요.
한솔: 호텔이 아무리 좋아도 집보다 편하지 않아요. 집에 와서 방에 수면제 탄 것처럼 막 잤어요.
경희: 밥이 입맛에 맞아서 좋았어요.
민들레쌤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민들레: 너희 또 가고 싶어?
모두: 아니요~ 안 갈래요~ (웃음)
글 사진ㅣ 월간옥이네 김예림 , 사진 ㅣ 임다윤
○ 베트남 여행 밀착취재 시리즈
[청소년자발적여행활동지원사업] 개구리, 우물 밖으로 뛰어오르다_베트남 여행 밀착취재01
[청소년자발적여행활동지원사업] 이게 여행의 매력인가?_베트남 여행 밀착취재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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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월간옥이네 2018년 10월호(통권 16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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