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폭력피해를 입고 한국에서 체류권을 가지지 못해 본국으로 강제로 돌아가야 하는 이주여성을 만나면서 귀환 이주여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한국에 없다고 그들의 삶은 이렇게 잊혀져도 되는 걸까 그녀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녀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본국에서 어떻게 재통합과정을 거치고 이에 대한 가족, 지역공동체, 국가적으로 어떻게 지원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서 받은 상처가 깊은 그녀들이 과연 우리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현지의 단체들과 만남이 가능할까 하는 것도 문제였다. 처음 대상국가를 선정할 때 가장 귀환사업이 활발한 베트남을 선정했다. 당시 베트남 북부와 남부에서 이주여성을 위한 사업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출국을 준비하는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본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주여성들의 현실이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국가를 변경하여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주역사가 가장 오래된 필리핀, 한국 PDO사업종료 이후의 몽골, 무비자로 이주민이 늘어난 태국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하였다.

전체 일정으로는 2019년 5월 19일-26일까지 필리핀, 6월 8일-14일까지 몽골, 6월30일-7월 6일까지 태국을 다녀왔다. 사전에 전문가회의와 기획단 회의를 거쳐 설문지를 준비하고 국내 이주관련 단체와의 간담회를 통해 국내 체류 중인 결혼이주여성 중 본국귀환을 준비하는 대상자와 이미 본국으로 귀환한 이주여성사례를 발굴하고 현지에서 인터뷰가 가능한지를 조사하였다. 당초계획은 10명의 이주여성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염려하였지만 전국사례를 대상으로 발굴하고 통역과 이주여성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연계 덕분에 22명의 이주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15개의 현지관련 기관을 만났다.

이주여성과의 인터뷰의 내용은 ① 한국남성과 만나게 된 과정, ② 한국에서의 삶, ③ 귀환 후의 삶, ④귀환이주여성들의 바람, ⑤ 과제 등을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현지 기관들은 여성, 이주배경아동, 이주노동, 결혼이주여성등의 주제로 활동하는 단체들을 만나 그들의 활동내용을 공유하고 귀환이주여성의 지원에 관련하여 연계와 지원을 논의 하였다.

2019년 11월 28일 3개국의 22명의 이주여성들의 이야기를 묶어 귀환이주여성 사례보고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 귀환이주여성”을 개최하였다.  

다양한 사례들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공통된 것은 폭력피해를 경험한 이주여성, 불안한 체류상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출국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 많은 이주여성들이 아직 이혼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법률지원을 요청하였다. 또한 아동에 대해 한국국적취득과 양육비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태국의 경우는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동거와 연예를 통해 임신에 이르게 되고 이후 한국남성의 방임으로 인해 혼자 본국에서 출산과 양육을 하고 있는 사례도 많이 접하게 되었다. 본국으로 귀환한 이주여성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사자도 울고 통역을 하던 이주여성도 울고 인터뷰를 하는 우리도 가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귀환이주여성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우리 기관을 통해 도와달라는 메일을 계속 받고 있다. 이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사진출처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글, 사진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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