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까? <일다>에서 기획하여 2019년 6월 출간된 『나의 살던 북한은』은 이런 질문에 답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 경화는 북한에서 30여 년, 남한에서 20년을 살았습니다. 북한에서는 학교 졸업 후 노동자로 줄곧 일했고, 한국에서도 계약직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여성의 통찰력

북한 대중문화와 일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친밀하고도 흥미로운 안내서  <나의 살던 북한은>

저자는 남북한 사회 양쪽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양쪽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오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합니다. 여기에 대해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추천사에서 경화의 글이 “독특한 위치에 있다”면서 “노동자이며 여성인 그녀의 위치가” 준 기회일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경화에게 남북을 가로지르는 공통점은 바로 여성이라는 위치”일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녀는 남성 중심(북한에서는 성분과 권력, 남한에서는 돈)의 사회 체계 내 수동적 존재이기를 거부한다. 피해의식에 젖어 원망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공고한 남성 중심적 체계에 동조하지도 않는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느리게 아주 조금씩 터득해간다. 다른 친구들이 음악가, 과학자, 군인 등의 꿈을 이야기할 때 홀로 ‘노동자가 될 터이다’라고 외쳤던 작은 소녀는 자신의 몸을 놀려 가족을 부양해야만 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녀는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을 도닥거리는 낭만적인 엄마였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한국에 와서도 배우고 싶은 것이 많기만 한 여성으로 진화하였다.” -12쪽, 「추천의 글」

『나의 살던 북한은』 저자 강연 및 북콘서트를 겸한 <만담 : 서른을 지나 생(生)의 장이 달라진 그녀들의 이야기> 행사가 지난 6월 27일 마포구 <이후북스>에서 열렸습니다. 작가 경화와 싱어송라이터 이내가 노래와 이야기로 풀어간 이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평범한 북한 노동자들의 하루의 일상과 조직 생활은 어떻게 되는지’, ‘여성노동자와 남성노동자들의 임금차별 등 성차별이 있는지’, ‘북한의 술 문화는 남한과 어떻게 다른지’, ‘북한과 남한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느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북한의 학교에서도 왕따 같은 문화가 있는지’, ‘대학입학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의 구체적인 질문들을 이어갔습니다.

저자 경화는 이날 남한과 북한에서 두루 일해 본 경험 중 가장 다른 점으로 “처음에 남한에 왔을 때 육체노동자에 대해 천대하는 문화, 그리고 임금도 사무직 노동자가 육체노동자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고 굉장히 놀랐고, 의아했다”고 말하며, “북한에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육체노동자들의 지위가 남한처럼 낮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는 세상이 오길 기다리며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하여,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북토크에서처럼 경화의 이야기가 실린 『나의 살던 북한은』을 통해 남북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서로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밀하고도 흥미로운 안내서가 되길, 그리고 노동자 여성의 시각에서 출발하는 남북 교류와 통일 담론이 시민사회에 공유되길 기대합니다.

글, 사진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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