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0년의 모니터링 활동, 명일근린공원 보전의 근거가 되다

도시숲은 ‘도심의 허파’로 불린다. 다양한 생명의 서식지로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등 도시생태계의 중심이다. 하지만 도시에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는 만큼 시민들의 이용요구와 도시개발 상황 등에 맞물려 훼손될 위기에 처하기 쉽다.

“도시숲은 도시생태계 순환의 큰 축임에도 불구하고, 이용객 중심으로 인한 개발 압력이 높아 훼손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도시숲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생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해요. 또한 시민 인식 증진을 위한 깃대종 선정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초록바람이 명일근린공원을 포함한 서울 전역의 도시숲이 건강하게 보전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다. 2020년은 초록바람이 명일근린공원의 생물상 모니터링을 진행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초록바람의 모니터링 활동은 명일근린공원의 도롱뇽 서식지를 보호하고 도시농업공원 개발 계획을 막아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더불어 시민들이 명일근린공원을 단순한 ‘공원’이 아닌, 수영산이라는 ‘산’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 10년의 기록들이 쌓여 명일근린공원의 자연환경과 야생생물들의 서식지를 보전하는 기초자료가 되었습니다. 도시숲 내 생물종의 서식 및 변화 특성이 담긴 이 자료들은 야생생물을 보호하고, 이들의 서식처 보전을 위한 정책변화를 끌어내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동물을 위한 겨울나기 식량 저금통 ‘도토리 저금통’ // 출처 : 초록바람]

올해 초록바람은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지난 10년간의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하고, 명일근린공원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명일근린공원 야생생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깃대종 선정하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바람은 사업을 통해 공원 보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깃대종을 선정함으로써 명일근린공원의 이용 공간과 보전 공간을 분리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토대를 만들 예정이다.

“깃대종을 아세요?”

‘깃대종’은 특정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야생동물과 식물을 뜻한다. 초록바람은 명일근린공원 모니터링 기록을 기초로 강동구의 생태계의 특성을 반영하여 깃대종 후보를 예비 선정했다. 이후 강동구청 푸른도시과와 협의하여 깃대종 후보를 최종 선정하고, 시민들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깃대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깃대종 서포터즈 모집 포스터 // 출처 초록바람]

‘깃대종’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주민들을 위해 깃대종 서포터즈도 구성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는 서포터즈는 깃대종 홍보 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깃대종 생물종 사진과 그림, 관련 웹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SNS 홍보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깃대종 홍보에 나서며 지역주민들이 깃대종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시민들이 처음에는 깃대종이란 단어조차 낯설어했어요. 하지만 상반기부터 이어진 홍보 활동으로 깃대종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졌습니다. 우리 가까이에 도롱뇽과 청딱다구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시민들도 있었어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현재는 공원에 다양한 생명이 산다는 것과 야생생물 보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깃대종 후보들에 대한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현재 도롱뇽, 청딱다구리, 다람쥐, 방아깨비와 호랑나비에 관한 영상은 제작이 완료되었으며, 갈참나무 영상도 10월 중으로 마칠 예정이다.

도시숲 보전을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개발할 것

초록바람은 이 외에도 명일근린공원의 생물종 보호를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깃대종 서포터즈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샛길방지 캠페인, 서양등골나물·단풍잎돼지풀 등의 생태계 교란식물 관리, 야생생물 겨울나기 먹이보호를 위한 도토리 저금통 달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세대별 생태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깃대종에 대한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생태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캠페인 등이다.

오는 11월 13일에는 ‘도심내 산지형 공원의 자연생태계 보존’을 주제로 산지형 공원의 중요성 및 산지형 공원 관리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온라인 포럼도 진행한다.

“명일근린공원을 지키려는 노력에 지자체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 자료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담당 부서인 강동구청의 푸른도시과와 깃대종 후보종 선정에 대한 협의를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깃대종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샛길 방지 현수막 제작을 지자체에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명일근린공원 외에도 서울 근교에는 수많은 도시숲이 존재하고 있다. 남산, 관악산, 성미산을 비롯한 관악산 숲길, 수락산 숲길, 경의선 숲길, 서울숲, 중랑천 등…하지만 이러한 도시숲들은 다양한 행정부처가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리방안이 미흡하다. 다만,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2020년 6월 제정되면서 앞으로 도시숲 보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록바람은 이에 발맞춰 깃대종을 기반으로 도시숲을 지키기 위한 시민참여 촉진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활발한 깃대종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전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며 도시숲 지킴이로 성장할 예정이다.

[모니터링 중 만난 숲 속 너구리 // 출처 : 초록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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