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도공디공회 시민모임은 전라북도 남원에서 보행친화적 도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시민 스스로 도시계획을 해볼 수 있도록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남원 씨클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원은 통일신라시대에 계획된 도시로 과거의 도시조직이 남아있어 보행친화적 도시환경을 만들기 쉽고, 도심권이 평지라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행자와 자전거인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여 실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이 불편이 크다. 도공디공회는 ‘남원씨클로’ 사업을 통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계획 대안을 찾고 있다. 시민들이 자신이 사는 공간을 직접 상상하고 계획해 보는 기회를 만들고 있는 그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도공디공회 회원 단체사진 // 출처 : 도공디공회]

<자기소개>
랄라 : 도시건축을 전공했고, 남원에서 살면서 걷기 좋은 구도심의 모습에 반해 계속 남원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아라 : 남원 시내에서 자전거타고 다니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반해 남원에 오게 되었고, ‘알아가는 책가게’(현재 휴업 중)를 운영하면서 모임 초기부터 함께 하고 있다.
이리 : 산내에서 활동하다가 시내로 옮겼고 남원 안에서는 자전거만 쓰려고 노력 중이다.
윤경 : 전주 서학동에 거주하고 있고 그림을 그린다. 2019년부터 모임에 함께 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재미있다.
안영 : 도시공학을 전공했는데 업으로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 SNS(알아가는 책가게)를 통해 도공디공회를 접하고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름다운재단(이하 ‘재단’) : 아름다운재단과 진행하는 ‘남원씨클로’의 사업 목적을 설명하면서 ‘도시의 발견’이라는 책의 ‘내 삶과 맞지 않는 도시는 고쳐야 한다’라는 말을 인용했어요. 시민 스스로 도시를 계획한다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리 : 내가 사는 곳이니까?!
랄라 : 초반에 도시공간디자인에 대해 스터디 할 때 많은 분들이 ‘이런 게 있는 줄 몰랐다.’ 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도시공간디자인이라는 것이 관심 밖의 커다란 분야이니까 누군가 계획하고 만들고 있는데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 거지요. 하지만 사실 도시를 만들어가야 하는 건 시민들이예요. 최근에는 시민이 거의 배제된 상태로 도시계획가나 지자체장 공약, 국가 정책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어요. 도시를 계획할 때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우리의 삶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도시가 만들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도시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함께 공부해야 해요.
아라: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내가 만드는 재미도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나의 방이 처음 주어졌을 때, 내 공간을 내가 처음 꾸미는 즐거움이 있지요. 시민들이 도시를 디자인할 때는 그런 재미를 원할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서울로 가야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라다가 막상 서울로 가게 되면 나와 맞지 않는데도 꾸역꾸역 사는 게 사실 정답은 아니잖아요. 여러 지역을 살펴보면서 내게 맞는 지역에서 살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가 편한 도시를 계획할 수도 있어야 해요. 이러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임들이 많아진다면 도시의 이야기들이 풍성해지겠지요.
윤경 : 맞아요. 본인 삶이 반영되는 도시와 도시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많은 사람이 그동안 우리 영역이 아니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니까요.
아라 : 그런 시민 모임들이 주체가 되어서 합의안을 만들고 자신이 거주하는 시에 건의한다거나 하면 더 이상적이라는 생각이에요.

재단 :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도시 남원을 ‘보행친화적 도시조직을 가지고 있어 자건거인들에게 편한 길이면서도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함이 공존하는 도시‘라고 표현하셨어요. 많은 도시 중 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리 :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적절한 규모이고 평지라 자전거 타기에 용이한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불편해요. 인구대비 자동차도 너무 많고… 개인차도 있겠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효율적인 도시에서 보행권과 자전거 주행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나의 이동권을 보장받고 싶어서 남원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아라 : 지난해에 공부했던 것들을 적용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싶어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전거 도시와 관련된 계획을 구체화했어요. 남원에서 자전거 도시 계획을 콤팩트하게 잘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단 : 사업을 통해 준비하는 보행친화적 도시디자인은 ‘보행친화’와 ‘자전거’의 공존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보행친화적 도시 계획에서 자전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랄라 : 자전거는 보행만으로는 어려운 속도의 문제나 짐 등의 핸디캡을 덜어줄 수 있어요. 사실 자전거도 보행과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그래도 보행환경에 좀 더 가까운 교통수단은 자동차보다는 자전거예요.
아라 : 또 사람이 도시를 점유할 수 있는 면적을 늘려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차 10대와 자전거 10대의 주차 부피가 다르니까요. 또 보행하면서 자전거를 타니까 몸 대 몸으로 보행을 좀 더 배려할 수 있게 되요.
이리 : 환경 문제도 있어요. 자전거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요.
랄라 : 자동차를 타면 인간이 기계의 힘을 빌리게 되어 성향이 더 거칠어진다는 말을 나눴어요. 자전거를 타면 내 몸으로 속도를 다 느낄 수 있는 만큼 보행과 제일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리고 자동차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보행환경이 깨지면서 도시 인프라가 바뀌어야 하지만 자전거를 위한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보행환경이 크게 바꾸어야 할 필요가 없어요.

재단: 현재 진행 중이신 남원씨클로 도시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라: 현실가능성이나 전문성을 떠나서 도시에 대한 불만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보고 시민 스스로가 도시계획을 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도공디공회는 앞으로 자전거를 잇는 지역 간의 소통이나 연대를 위해 더욱 애쓸 예정이다. 2020년에는 자전거와 관련된 주제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도시에 대해 테스트를 해볼 수 있도록 택티컬 프로젝트 등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자신이 사는 도시를 직접 상상하고 그려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도시를 시민들과 함께 공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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