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간사, 선생님, 매니저를 비롯해 닉네임 혹은 실명으로 활동하는 분들 그 외에 전 세계 활동가 동포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신가요? 혹시 안녕하지 못하시다면 ‘복잡한 엔지오, 편하게 살자!(이하 복엔편살)와 함께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복엔편살은 기부, 사업, 캠페인, 배분, 공모…. 듣기만 해도 어려운 이야기 속에서 혼란에 빠진 분들에게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시리즈입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옆에서 단축키만 얘기해줘도, 꿀팁 사이트만 전수해줘도 얼마나 편해지던지요. 부딪혀본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효율성이 올라갈 때도 없고요!

콘텐츠, 기획부터 천천히 시작해볼게요!

복엔편살 첫 번째 주제는 ‘콘텐츠’입니다. 본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콘텐츠 기획이나 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또 해야 하는 일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러나 정작 시간에 쫓겨, 중요도에 밀려서 중요한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바로 ‘기획’입니다.

기획을 콘텐츠의 최종 완성물을 그려보는 과정입니다. 어느 플랫폼에, 어떤 형태로 구현해서,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 또 그 누군가를 통해 어떤 목적을 이룰 것인지 적어보고, 논리적으로 가능한지 판단해보는 거예요. 기획 과정이 없으면 콘텐츠는 어느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고 흩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괜히 에너지 낭비했다’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적어도 이 정도 반응이면 됐다’는 마음이 들도록 기획할 때 염두해야 하는 내용들을 소개할게요!

(1) 목적을 정해야 길이 나옵니다!

아무리 근사한 네비게이션이라도 목적지를 입력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적을 정해야만 길이 열려요. ‘그냥 하나 만들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내리게 될 거예요. 혹시 ‘나름대로 목적을 정했는데도 엄한 데에서 내리셨던 경험이 있다면 아래 세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보는게 좋습니다.

콘텐츠 기획2_복엔편살

조직의 필요보다는 유저를 염두한 목적이 필요해요!

최근 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여러 명이 굉장히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도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직의 당위 혹은 필요만으로 쓰여진 것 같았어요. 이렇게 당위만 있는 콘텐츠는 호응을 얻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하고 싶어서 일방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듣기 싫은 것처럼요! 즉,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고, 또 보게 하고 싶은 사람들을 염두한 목적이 필요합니다. ‘해야한다’는 당위보다는 ’하고싶다’는 니즈를 목적으로 세우는게 좋고요. 

만약 ‘유저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목적을 세웠다면 아래 콘텐츠를 참고해보세요. 뉴스레터 플랫폼 ‘스티비’에서 제작한 이슬아 작가 인터뷰인데요. 자사 플랫폼 홍보보다는 유저들이 관심있어 할 만한 내용이 많더라고요. 뉴스레터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나 마음가짐 등도 알 수 있고, 다 읽고 나서도 남는게 생겼어요. 만약 ‘해야한다’는 당위만 있었다면 자사 플랫폼을 홍보하는데 그쳤을지 몰라요. 유저를 염두하고 목적을 세팅했을때, 이렇게 누군가가 볼만한 콘텐츠가 됩니다. 

👉보낸사람: 이슬아, 매일 보낸 이메일로 기회를 만들다.

콘텐츠 하나에는 목적도 하나만 담기로 해요!

아무리 사람을 염두했다 해도, 목적이 여러개라면…. 혼돈에 빠져요. 홍보, 브랜딩, 모금, 펀딩…. 이 모든 목적을 하나의 콘텐츠로 이룰수는 없거든요. 하나의 콘텐츠에는 하나의 목적만 담아보는게 좋습니다. 장기 사업이나 캠페인을 진행 중이라면 시기에 맞춘 목적을 하나씩 정해서 콘텐츠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기반으로 탄탄하게 세운 콘텐츠를 소개해요. 얼마전 스팸에 부착된 플라스틱 뚜껑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 보셨나요?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정말 무수한 활동과 콘텐츠들이 있었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스브스뉴스에서 제작한 콘텐츠가 인상깊었어요. ‘스팸 뚜껑이 필요없다는걸 보여주자!’는 하나의 목적으로 달려가거든요. 제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수 있어요.

👉스팸의 노란 뚜껑은 무슨 용도일까?

컨셉과 목적을 혼동하지 마세요!

간혹 컨셉이 너무 좋으면 목적도 내던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콘텐츠가 목적과 분리되어 컨셉만 남는 경우가 발생해요. 아름다운재단 20주년 인터뷰를 기획하면서 갓과 두루마기를 착용한채로 수동 킥보드를 타고, 인터뷰이를 만나러 가는 컨셉을 제안한 적이 있어요. (스무살이 되면 갓을 쓰는 옛 풍습이 있다며 컨셉의 의미를 더해주신 인터뷰이도 계셨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12월 인터뷰에서 공개할게요!)

복엔편살 3

그러나 컨셉은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일뿐, 목적이 될 수는 없더라고요. 20주년 기념 인터뷰의 목적은, ‘변화를 함께 만든 사람들을 조명한다’거든요. 컨셉만 앞세워서 진행한다면 알맹이가 없는 인터뷰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죠.

얼마전 작성한 사업 홍보 콘텐츠를 예로 들어볼게요. 아름다운재단은 자택에서 지내는 치매 어르신이 사용하실 수 있는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어요. 치매 보조기기가 어르신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좀 더 쉽고 친절하게 알려드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보조기기들이 직접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컨셉을 잡았고, 아래와 같이 작성했습니다. 

👉치매 어르신의 일상을 지키는 ‘우리들’, 24시간이 모자라요!

 

(2) 콘텐츠 주요 독자에 맞는 톤을 설정하세요!

목적만큼 중요한건 독자(혹은 유저)입니다. 이 콘텐츠를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또 어떤 사람들이 볼 수 있는지 먼저 가늠해보는게 좋아요. 이용자에 따라 콘텐츠 내용이나 톤, 형태 모든 것이 바뀔 수 있거든요. 


콘텐츠를 보게 될 이용자들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먼저 고관여자와 저관여자를 구분해보세요. 저관여자는 콘텐츠 주제나 조직 등 모든 것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예요. 그래서 쉽고 친절하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해요. 반면 고관여자는 조직과 사업, 캠페인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내용이 어렵거나 생소해도 비교적 몰입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대표적이예요.

상단 이미지를 볼까요? 주제 관여도에 따라 어울리는 톤을 대략적으로 구분해봤어요. 주제와 무관한 사람들부터 주제의 당사자들까지 다양한 독자들을 써두었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각 유저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톤의 차이랍니다. 비교적 캐주얼한 글씨는 대중적인 것을 의미하고, 궁서체는 진지하고 전문적인 느낌을 뜻해요.

만약 ‘주제에 얕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콘텐츠 유저라고 가정해볼게요. 잘 모르는 주제를 두고 대뜸 백과사전처럼 궁서체 느낌으로 이야기한다면 아마 보지 않을 거예요. 반면 해당 주제의 당사자들에게 발행하면서 너무나 다 아는 대중적인 이야기를 가볍게 한다면, 이 또한 흘려보기 쉽습니다. 타겟에 맞게 톤도 꼭 맞춰주세요.

 

(3) 채널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목적과 타겟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채널입니다. 채널의 특성과 기능을 잘 파악한뒤, 이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죠. 주로 사용하는 채널인 인스타그램과 뉴스레터를 예로 들어볼게요. 사진 기반의 채널인 인스타그램은 일러스트, 실사 기반의 이미지나 1~2분 가량의 짤막한 영상 등을 업로드하기에 적합합니다. 태그 위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10-20대 유저들이 많다보니 대중적인 컨셉을 유지하는게 좋죠.

페이스북처럼 게시글에서 바로가기 링크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특성도 있어요. 만약 별도의 웹페이지 링크를 넣고 싶다면, 링크트리와 같은 도구를 함께 활용해야 합니다. 특정한 날의 행사 등록이나 신청이 필요한 경우 카드뉴스와 링크를 함께 공유하는게 좋겠죠? 

링크트리 : https://linktr.ee/ 
인스타바이오 : https://instabio.cc/

뉴스레터는 어떨까요? 보통 모바일로 보는 경우가 많아 너무 많은 내용이 담기면 안됩니다. 더불어 모바일 기기의 형태에 맞게 세로로 긴 이미지를 제작, 배치하는게 좋아요. 아름다운재단 뉴스레터의 경우 주요 내용을 400자 내외로 소개하고, 바로가기 링크 위주로 간략하게 발행해왔어요. 채널의 특성을 이해하고 콘텐츠를 그에 맞게 발행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말아요.  

자, 기획은 마무리 짓고 제작으로 넘어가볼까요? 홀로 온갖 카드뉴스, 웹자보 등을 만들며 머리를 쥐어뜯고 계신 분들을 위해 꿀팁을 만들어올게요. 그럼 오늘도 모두 복엔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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