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대지진 참사로 고통과 슬픔에 잠겨있는 네팔을 돕기 위해 아름다운커피의 <네팔 커피마을 구호∙재건 후원>에 뜻을 함께 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관심과 지지를 기억하며 커피 마을 종합복구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난 7월 14일부터 31일까지 네팔을 방문한 아름다운커피 간사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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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니, 네팔?

네팔을 방문한 후 돌아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아름다운커피에서는 신두팔촉 지역의 커피마을 피해와 복구 조사를 위해 7월 14일부터 31일까지 네팔을 방문했다. 지진 이후 100여일, 네팔 커피마을 사람들은 힘든 현실을 견뎌 내고 있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네팔. 시간이 지나니 언론에서도 조용하고, 네팔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괜찮니, 네팔?”이라고 물어본 이들에게 내가 대답한 한마디는 “괜찮아질거야!” 정부의 약한 행정력, 지진 이후 바로 시작된 우기로 인한 산사태, 홍수 등 극복해야 할 과제는 아직도 많다. 넘고 넘어야 할 산 앞에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네팔은 괜찮아질거다.” 그리고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라본다. 


“지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지만 우리 산골 마을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마을에는 어떤 도움이든 필요하고 그 도움을 고맙게 생각하고 잊지 않을 거다.” 

– 신두팔촉 커피협동조합 순다르산 볼라케 의장 –

먹고 살기 막막한 네팔 커피농부들

아름다운커피는 수쿠테, 망카, 우쿠바리, 카르기타, 토파카, 바데가온 등 신두팔촉의 9개 지역을 방문했다. 90% 이상의 가옥, 학교, 축사, 곡물저장창고가 무너졌고 커피가공센터 및 가공장비도 피해를 입었다. 열심히 농사지어 보관해놓았던 식량과 커피도 잔재에 묻혀버렸다. 사람은 물론이고 가축들도 몸 기댈 곳이 없다. 지진으로 무너진 축사에 깔렸다가 이틀 만에 구조된 물소의 젖은 아직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네팔 커피농부들의 의식주는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금은 타폴린과 양철지붕을 이용한 임시가옥에 머무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집을 다시 지어야 한다. 비축해 놓았던 식량을 잃어버렸으니 다시 씨앗을 심고 농사를 지어야 이번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히 집 뒤에 심어 놓은 커피나무는 많이 쓰러지지 않았다. 당장 생계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현금소득을 얻을 수 있는 커피가 농부들에게 작은 빛이 될 수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겁다.

긴급생활자금 지원부터 장기적인 현금소득창출을 위한 인프라 마련까지

커피마을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집이리라. 그러나 450농가가 넘는 커피농부들 모두의 집을 지으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네팔정부는 주거시설, 학교 같은 사회기반시설 건축 등의 신규사업을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지진 이후 재건, 복구를 위한 계획을 종합적으로 세운 후 네팔에 모인 후원금을 집행하고자 하지만, 행정력이 약한 네팔 정부는 계획만 세우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계획 이후 사업을 집행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름다운커피는 커피농부들과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우선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일을 찾았다. 가장 시급한 건 생계수단을 정비하고 현금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커피농부들과 이야기해보니 지진 직후 지원 받은 긴급식량패키지는 한시적인 지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 시기에는 필요한 일이었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당장 쓸 현금과 겨울, 다가오는 내년에 먹을 식량이 필요하다. 

 

아름다운커피는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 생계수단을 위한 현금 및 씨앗 지원을 진행했다. 올해 수확한 커피를 유실한 농부들에게는 수확 후 저장해놓았던 커피 중 잃어버린 커피가격만큼 현금으로 생활자금을 지원했다. 여름에 먹을 수 있는 식량의 씨앗 배분도 5월에 1차로 진행했다. 2차로 겨울에 먹을 식량인 양배추, 토마토, 콩 등의 씨앗을 5,000여 농가에 9월에 배분할 예정이다. 이 씨앗이 잘 자라 싹을 틔우면 농부들은 당분간 먹거리 걱정만큼은 덜 수 있을 것이다.

“괜찮아 질거야, 네팔”

아름다운커피는 긴급생활자금지원, 씨앗배분 외에도 곡물저장창고 건축, 가공장비 지원, 물저장창고 설치 그리고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네팔인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정서지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1차 조사를 마치고 논의한 계획이기에 네팔 상황에 따라 사업과 순서는 바뀔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네팔 커피농부들의 속도에 맞추는 일이라 생각한다. 네팔인들은 말한다. “아직 해결할 일도 많고 상황도 어렵다. 우울하고 의욕이 없을 때도 있지만 도움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해야 한다” 

그들에게 관심과 위로가 계속된다면 네팔인들은 그들의 속도에 맞춰 다시 집과 마을을 보살필 수 있을 것이다. 
또 한번 바라본다. “괜찮아 질거야, 네팔”  

네팔 커피마을 복구·재건사업에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아름다운커피 옹호사업팀 이혜란 | 사진. 아름다운커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