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유산칼럼은 아름다운재단에 유산나눔을 약정하신 이순희님의 글입니다.
이순희님은 아름다운재단을 비롯한 5개 단체에 사후 유산을 기부할 것을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방식으로 약정하셨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간사님으로부터 기부문화에 대한 한마디 느낀 바를 간단히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아직 완전히 실행도 못한 내 처지가 부끄럽기 그지없다. 

누구나가 그러하듯 무릇 사람들은 행복의 근원이 재물과 명예와 권력과 건강이 전부인걸로 믿는다. 가만히 주위를 바라보면 늙으나 젊으나 재물을 꼭 쥐고 있으므로 모든 행복을 차지한 걸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긴 나 스스로도 육십대까지 그러한 욕망에 사로잡혀 열심이 산 것은 사실이다. 

칠십이라는 나이가 되면서부터 나의 이룬 모든 것이 헛되다는 걸 알았다. 늦게 철든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인생은 어차피 잠시 있다 없어지는 안개에 지나지 않은가. 나의 조그만 재산이나마 의미 있게 쓰고자 하는 것이 나의 원이기도 했다. 

먼저 나는 50년을 살아온 애지중지하는 나의 집을 천주교 교구청에 헌납하였다. 통쾌하며 후련한 마음은 먼 길을 지고 온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함을 느꼈다. 스스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젠가는 해야 하겠다 생각한 것을 비록 직접 못 본다 하더라도 실행했다는 것이다. 신부님과 변호사님이 함께 도와주셨기에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TV를 통해 박원순 변호사님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동시에 나는 “바로 이거다”싶어 많지는 않으나 나의 사후에 유언에 따라 균등하게 몇 군데 도움이 되게끔 유증 서류를 작성하였다. 이제 나는 큰 걱정이 없다. 병드는 것 외에는…

TV나 신문을 보면 우리나라도 점차 기부문화가 확산되어 현명하고 값있게 재산을 관리하는 현명한 사람이 많이 늘어난 듯하다. 하느님이 사람에게 공평한 것은 바로 있는 이나 없는 이나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야 하는 일이다. 

자식에게 재산을 넘겨준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독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들었다. 불로소득이니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쉽게 얻은 재물은 쉽게 사라진다 하지 않았는가. 많이 갖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사회에 환원하고 나눔의 습관이 쉽게 이루어 졌으면 한다. 

내 나이 늙어가나 나눔의 삶에서 마음이 부유하고 허전한 마음 밭에 한 송이 꽃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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