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홍수보다 위험한 재해인 폭염의 기승에 아름다운재단은 <홀로사는 어르신을 위한 無더위 캠페인>을 지난 7월 18일부터 전개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한창인 8월, 無더위 캠페인팀은 청계광장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한평 남짓한 쪽방을 구현하고, 그 생활이 실제 얼마나 힘든지 직접 체험해보기 위함이었는데요,

겨울 내내 덮고 있던 두꺼운 솜이불, 바람이라도 시원하게 불어줬으면 좋으련만.. 아주 작은 창문하나가 쪽방 환기시설의 전부였습니다.

쪽방의 온도는 바깥온도보다 약 5도가 높았고, 캠페인 3일째 되는 날, 온도는 50도를 육박하며 수은주를 뚫을 기세였습니다.

ⓒ 아름다운재단

 

쪽방에 들어오기도 전에 시민들은 더운 열기에 놀라 소리를 지르거나, 환기도 안되는데 두꺼운 이불을 깔고 누워있으려니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쪽방을 체험한 시민들은 쪽방의 현실, 그리고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 하나 둘 정성을 모았습니다. 캠페인 시작 이틀만에 백여명의 기부자가 몰리는 등 어려운 이웃을 향한 공감대는 추운 겨울이 아닌, 여름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쪽방 체험을 마친 시민들의 자발적인 기부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공감의 절대치, ‘체험’이기 때문입니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많은 단체들이 바로 이 ‘체험’을 통해 시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름다운재단의 ‘無더위’ 캠페인도 그러했지만, 애드보커시 영역에서의 체험을 통한 이슈레이징도 이전부터 있어왔습니다.

ⓒ 아름다운재단

 

2010년 7월에는 최저생계비 실제 계측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체험 캠페인이 전개되어 정부가 정한 최저 생계비의 기준(예를 들어, 한 끼 당 식료품비는 1인가구는 2,100원/4인 가구는 1,700원 수준)을 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는 바로 이러한 체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영국의 코믹 릴리프(Comic Relief)라는 단체는 ‘빨간 코’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희극의 요소를 체험할 수 있게하고, 동시에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한 비극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코믹 릴리프(Comic Relief)는 ‘비극이나 진실한 테마를 가진 희곡에 삽입해 관객의 정서적인 긴장을 일시적으로 풀기 위한 희극적 장면 또는 사건’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단체는1985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약 1조원이 넘는 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의 ‘기아체험 24시’ 또한 대표적인 체험 모금방법입니다. 기아나 질병으로 전세계의 많은이가 목숨을 잃는 가운데, ‘기아’를 체험하고, 공감함으로서 기꺼이 선행을 배풀게 되는 것이지요.

노숙자 체험 텐트 시위는 프랑스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노숙자 체험 텐트 시위를 벌인 작은 시민단체인 ‘돈키호테의 아이들’은 8만여 명에 달하는 프랑스 노숙자들에게 ‘쾌적한 집에서 살 권리’를 주기 위해 체험 캠페인을 벌입니다. 이로 인해 노숙자 문제가 정치 쟁점화가 되자 대선 후보들도 앞다퉈 관련 공약을 내놓았고, 이것은 주거권을 건강, 교육과 같은 권리 수준으로 만든 대표적인 체험 시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AP연합

 

‘일일감옥체험’에서 느낀 당혹감 때문에 시민운동을 시작한 배우 권해효씨도 참여를 통해 공감대를 느꼈다고 합니다. 당시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에선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일일 감옥 체험’ 행사를 진행 중이었는데, 0.75평짜리 독방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죄수 노릇을 했습니다. 권해효씨는 오죽 관심도 없고 거리를 두고 있었으면 이 불합리한 상황에서 고작 불편함이나 느낄까..라는 심정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국제앰네스티 호주지부의 폭 1.4m, 길이 2.4m 의 ‘관타나모 수용소 독방’ 체험은 많은 호주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어 국제적인 인권 침해 논란을 환기시킨바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체험’을 통해 진정으로 이웃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것. 더이상 ‘타인의 고통’이라는 먼 이야기가 아닌, 체험이라는 공감의 절대치를 통해 ‘나의 고통’으로 인지하게 되는 과정 속에서 세상은 더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바깥 온도보다 5도 이상 높은 쪽방. 그곳에 홀로사는 어르신들께 ‘無더위’선물하기! 

댓글 2

  1. 달리아란

    이젠 태풍이 지나가는데, 우리 어르신들 어떻게 지내시나 모르겠어요 ㅠ

  2. 두리번

    정말이지, 5도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는데 40도가 넘어가는 수은주를 눈으로 보고, 그 엄청난 열을 몸으로 느꼈더니 쪽방은 물론이고 옥탑방에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고통이 어떠할지 정말 할 말을 잃게 되더라고요.
    직접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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