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 교육이 미국의 시민사회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필란트로피의 지식, 기술, 행동을 가르쳐서 학생들에게 우리 일상에서 왜, 어떻게 나누고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서비스러닝은 교사가 학습(교과내용)과 접목하여 학생들에게 필란트로피를 가르치며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 진행, 평가, 성찰단계를 따라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러닝은 학생들이 의미있는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그 과정(단계)마다 필란트로피 교육이 진행된다.  

미국연수 2일 차,  LTG의 커리큘럼을 실제로 학교에서 활용하여 서비스러닝프로그램을 진행한 교사들을 만나고, 교사연수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은 시차적응이 덜 되었지만 반디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증을 가득 품고 연수를 진행할 그랜드래피즈 지역재단(Grand Rapids Community Foundation)을 방문했다.

그랜드래피즈 지역재단을 들어서자 큰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랜드래피즈라는 지역사회 정원을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가꾸고 있는 그림으로 지역재단에서 중요시하는 ‘지역사회(공동체)’와 ‘다양성’의 가치 를 담고 있었다. 그림을 보며 지역사회를 함께 가꾸는 것, 이것이 아마도 필란트로피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랜드래피즈지역재단을 상징하는 그림 : 지역사회 정원을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가꾸고 있는 그림입니다

그랜드래피즈지역재단을 상징하는 그림 : 지역사회 정원을 다양한 인종, 성별,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 가꾸고 있다.

먼저 우리는 서비스러닝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실제로 학교에서 진행한 교사들의 경험담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서비스러닝 프로그램은 5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디활동과 유사했다.

서비스러닝과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디 진행단계로 문제찾기, 조사하기, 활동하기, 평가하기, 응원전 순으로 진행된다.

서비스러닝과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디의 진행단계

1단계 문제 찾기에서는 ‘블루스카이(blue sky, 청사진 그리기)’라는 기법을 활용하여 진행할 수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었을 때, 그 사회를 위해 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그리고 현재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들을 찾고 그중에서도 어떤 문제로 활동하고 싶은지 알아본다. 도서/인터넷 검색, 지역 주민/이슈 관련자 등 다양한 대상 인터뷰, 설문조사, 단순 관찰 등을 통해서 문제를 탐색할 수 있다.

2단계 조사하기에서는 1단계에서 정한 특정 주제를 가지고 해당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문제나무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나무의 줄기 부분에는 사회에서 드러나 있는 문제에 대해 적어보고, 뿌리 부분에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적어본다. 이후 나뭇가지에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 방법을 적어본다. 이런 활동을 통해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어떻게 있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과 기술은 무엇인지 등의 자료를 찾고 토론하여 필요한 수단들을 찾아보게 한다. 이 과정은 학생들의 연령대와 받아들이는 수준에 따라 교사의 참여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LTG에서 서비스러닝의 단계를 소개해준 PPT 자료로 지역사회문제 탐색하는 기법으로 나무그리기를 소개하고 있다.

서비스러닝 2단계 조사하기 는 나무그리기 기법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3단계 활동하기에서는 참여수준에 따라 직접 참여(봉사활동, 모금, 기관방문 등), 간접참여, 옹호하기(인권을 위한 편지쓰기 등), 리서치(문제에 대한 데이터 모아 분석연구, 옹호하기 등에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할 수 있다. 반드시 봉사활동이나 모금과 같은 실천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학생들은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배울 수 있고 이후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시민참여의 근육’이 될 수 있다.

4단계 반영하기에서는 3단계까지의 활동들이 끝나고 난 후 느낀 점을 단어/그림/몸 등으로 표현해보고, 활동하며 알게 된 사실을 가지고 다음 단계는 어떤 게 있을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는 등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같은 경험을 했지만 서로 다른 경험을 나눔으로써 이 활동이 더 풍부해지고 기억에 새겨질 수 있게 한다.

5단계 활동 나누기에서는 학생들이 활동한 것을 학부모, 교사, 친구, 학교관계자, 지역사회 주민 등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의 활동에 대한 지지, 칭찬 등을 받는 기회를 가지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타인이 지지하는 한마디가 자존감, 자신감을 높이고 또다시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끔 도전하는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필란트로피에 참여하는 수준은 개인적 참여(개인의 친절, 배려 수준)에서 사회 참여(이벤트, 캠페인 계획 및 참여), 근본적인 사회문제의 원인을 찾고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수준으로 점차 단계가 올라간다. LTG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참여의 경험을 통해 쓰레기 줍기와 같은 개인적 수준의 참여에서 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점차 튼튼한 ‘시민 참여 근육’을 키워 주는 것이 나눔 교육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었다. 재단 나눔교육 반디의 경우 청소년들이 나눔실천을 모금캠페인을 통해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참여이며 오히려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함께 활동 경험을 나눠준 그랜드래피즈의 교사들 역시 서비스러닝을 통해 학생들이 나눔에 대한 경험, 태도, 신념이 변화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며, 어떤 방식이든 청소년들이 경험을 통해서 비영리기관, 자원봉사 등 다양한 필란트로피 형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에 직업군 확대와 졸업 후에도 지속해서 비영리기관과 연결될 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서비스러닝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교과과정 안에서 과목과 연계할 수 있도록 주제별, 학년별, 수준별로 세분화 된 다양한 커리큘럼을 갖추고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눔 교육 방향을 가져가야 할지, 향후 과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시간이었다. 연수 전에 사이트를 통해서 미리 공부했지만 관련자들을 만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반디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좀 더 실질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다른 반딧불이 선생님들과 열심히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모아가며 연수 이후 한 단계 성장한 나눔교육과 반딧불이가 되길 기대한다.

학교에서 진행한 서비스러닝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학교에서 진행한 서비스러닝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교사들의 서비스러닝프로그램 경험담>

Kathy Robert : Battle Creek 중학교 교사.

프로젝트 : 자기 인생 에세이 작성 수업

– 자기 인생에 대해 살아온 이야기를 책(그림, 글)으로 만들어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가서 설명하고 주고 온 것으로, 7학년(중1)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용감하게 표현하고, 동생들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매우 재밌어했다. 이 때 북커버가 필요해서 기부 제안도 했었다. 참여도와 완성도가 높으며, 아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학교 출석률이 성과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 인데, 이 활동할 때 출석률이 매우 높았다. 이 활동을 하면서 동생들이 책을 기다린다는 것으로 동기부여 되어 출석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Lea Sevigny : Forest Hill 중학교 교사.

– 프로젝트 : 학생들이 비영리단체의 목소리가 되어 주는 오피니언 프로젝트
– 외부에서 라디오 등을 통해 캠페인 광고활동을 했는데, 단순히 비영리단체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관의 필요를 대신 알리는 활동이 영향력이 있고, 기관의 필요를 창의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을 알리고, 신생아모자뜨기에 필요한 재료들을 LTG에 기부요청. 단순히 만들기 활동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생아 부모들에게 전달행사까지 하고, 활동 후 어떤 느낌이었는지 피드백 활동을 진행했다.

Kim Jenerou : Grand Rapids 고등학교 과학 교사

프로젝트 : 지구의 날 프로젝트
– 학교의 정원 상태가 심하게 안 좋아, 아이들이 정원을 가꾸는 활동을 했다. 고등학생들이 주변 중학교, 초등학교 아이들과 같이 그룹을 나눠서 같이 활동(고등학생이 멘토 역할). 피자 상자를 이용한 태양에너지 만들기, 과학과목에서 ‘토양’을 주제로 하는 커리큘럼과 연결하는 활동 등 진행했다. 4개 프로젝트- 식물 심기, 주변 수리, 쓰레기 줍기, 쓰레기통 비우기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끼리 배우는 게 제일 인상 깊었다. 그룹별 다양한 아이디어도 있고, 아이들끼리 창의적 활동 제안하며 서로 배우기도 한다. 또한 과학과목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의사소통방법과 상호작용 등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Stacia Gill : Grand Rapids 고등학교 영어교사.

프로젝트 : 빈곤의 날 프로젝트
– 홈리스 보호기관에 가서 실제 도움을 주고, 빈곤에 대해 알려주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봉사 활동했던 노숙자쉼터 뿐만 아니라 전체 지역을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조사해보니, 노숙자들이 빈곤 관련 서비스 제공하는 기관에 대해 잘 몰라서, 지역 내 빈곤 관련 기관들을 조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들의 내용과 위치 등을 설명하는 브로셔를 만들어 정보를 제공했다. 기금을 받아 지역사회에서 발표하여 관련 정보를 알리고, 빈곤 관련 토론을 했다. 그리고 팀을 나눠서 4개 기관으로 흩어져 방문했다. 2곳은 직접 도와주는 곳, 다른 곳은 급식소, 또 다른 한 곳은 가족 중의 한 명이 노숙자인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방문했다. 그리고 활동에 대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학생은 느끼기에 짧았다고 이야기를 나누며 활동에 대한 평가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빈곤이라는 게 책에서만 보는 것이 아닌, 실제 지역 문제에 대해 경험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 좋았다. 그리고 지원금을 통해 한 개 기관 당 125 달러 예산 확보. 학생들 스스로 기관의 필요한 리스트를 작성하고 예산 결정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외부에 나가서 조사, 기관방문활동, 지역사회에 해당 이슈 발표, 예산 작성 등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그만큼 학생들끼리의 상호작용도 매우 크게 나타났다

Megan Lendman : 서비스러닝 코디네이터

아메리콥으로 교사와 기관사이를 연결하고 조정해주는 역할에 관해서 소개
– 각 학년 층의 아이들이 요구사항이 각각 다르므로 그에 맞게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가 서비스 러닝을 처음 시작하면 막연하므로 초기 시작하는 교사에게 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 필요한 문제들이 뭔지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개 먹이 주기를 생각하고 실제 관련 기관 방문하면, 실제 현장에서는 그것보다 유기견이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의 욕구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메리콥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것 역시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방과 후 또는 졸업 후에 자원봉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는 무학년제(mixed-status, mixed-grade) 프로젝트로 학년이 섞여서 서로 알아가고 서로 독려하고 서비스러닝에 대한 지혜를 공유하는 것이  좋았다고 평가한다.

 

글 ㅣ 반딧불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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