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은 청소년이 스스로 사회문제를 찾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지역과 상관없이 청소년 누구나 나눔교육을 통해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지역의 비영리단체 [반디 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2019년에는 15개 반디 파트너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구로건강복지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활동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Think! Play us(씽크! 플레이 어스)‘ 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지역에서 어떤 나눔실천을 펼쳤을까요? 

구로건강복지센터의 어르신 도시락 배달 봉사로 모인 청소년들.  기존에 해 오던  도시락 배달 봉사가 끝나고 나서도 매주 함께 모여 활동하던 즐거움을 놓치지 싫어서 또 다른 활동을 만들어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계속 만나왔던 어르신들을 위한 활동을 해보자’, ‘지역의 초등학생들 숙제를 함께 봐 주자’ 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그래서 바로 결정을 하기 보단  우리 마을에 실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동네 탐방을 하기로 했다. 

동네를 다니다보면 눈에 보이는 것 

동네 탐방을 하다보니, 그동안 그냥 지나치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놀이터에서 위험하게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보였고 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알려주고, 함께 놀기도 하고, 놀이시설을 점검도 하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어르신도시락배달봉사 청소년들은 ‘Think! Play us(씽크! 플레이 어스)‘라는 팀명으로 다시 모이게 되었다. 

무작정 놀이터에 뛰어들기보단 어떻게 하면 어린 아이들과 안전하고 즐겁게 놀이를 할 수 있을까 고민 하고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오랫동안 마을의 어린이 공원에서 매주 전래놀이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전래놀이 활동가 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면 좋은지, 그리고 어떤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전래놀이 활동가 선생님 곁에서 함께 놀이판을 깔아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전래놀이 활동을 하고 있는 분을 만나서 어떻게 아이들을 만나고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랫동안 전래놀이 활동을 하고 있는 분을 만나서 어떻게 아이들을 만나고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구로건강복지센터 청소년들이 전래놀이활동가에게 궁금한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어떻게 아이들을 만나서 놀이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한 질문을 정리했다.

‘Think! Play us’ 친구들을 만나다!

구로리 어린이공원에서 전래놀이 활동가 선생님들 옆에 돗자리를 깔고 보드게임을 펼쳐놓고 게임을 시작했다.  6세 친구를 시작으로 7세, 초등학교4학년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보드게임 룰을 알려주고, 벌칙도 함께 정하고, 친구들과 했다면 하지 않았을 엉덩이로 이름쓰기 벌칙도 기꺼이 나서서 했다.  보드게임으로 조금 친해진 뒤 몸으로 놀기 시작했다. 

 
구로어린이공원에서의 첫 활동, 첫만남을 시작했다. 돗자리에 앉아 아이들과 활동하는 모습

구로어린이공원에서의 첫 활동, 첫만남을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준비해 온  ‘세모, 네모’ 라는 게임을 열었다. 가죽으로 얼기설기 엮어진 트램폴린 같은 곳에서 술래가 “세모!”를 외치면 세모 모양 안으로 “네모!”를 외치면 네모 모양 안으로 이동하는 게임으로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모두가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할머니가 트램플린 안으로 7세 손자를 올려주기도 하고, 친구들과 몰려온 초등학생,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돌아가면서 술래가 되고 신나게 뛰어놀았다.  20여분을 신나게 놀고, 함께 논 아이들에게 다음 주에도 같이 놀자고 약속을 하고 헤어지는 모습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친구 같았다. 

청소년들이 구로리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과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구로리공원에서 자연스럽게 몸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놀이가 끝난 후, 청소년들은 2개조로 나뉘어 부서지거나 날카로워 위험한 곳은 없는지, 놀이기구가 위험하지는 않은지 공원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나사가 헐거워져서 불안정하고 돌아가는 기구, 판이 깨져서 날카로운 미끄럼틀 옆 숫자판, 그리고 너무 가팔라 속도가 빠른 미끄럼틀에 안전문구가 있는지 등을  한번 얼굴을 마주하고 몸을 부딪혀가면서 놀았던 아이들이 다칠새라 더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서로를 이해하고 만나는 시간 

사실 청소년들이 ‘놀이’를 선택한 이유는 단지 어린 아이들과 놀아주기 위함만은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나이로 인해 벽이 생기고 있다고 느껴졌다.  나이차이가 서로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되고, 위계를 만들고 이로 인한 문제를 경험 또는 목격하기도 했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청소년들은 서로를 잘 알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어르신부터 유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구로리 어린이공원을 활동 장소로 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든 아이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얼마전 노래방에서 중학교1학년생들이 초등학교6학년 학생을 폭행한 일이 있었어요. 중학생이 되면 초등학생들과 스스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위화감을 만들고 폭력으로 과시하는 일이 빈번해요.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서로 공감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놀이터에서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과 많이 놀면서 서로 친해지고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그래서였을까? 낯선, 게다가 욕을 하거나 거칠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에는 쩔쩔매다가도 함께 놀이를 하고 약속도 정하며, 서로 이해되고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에 놀라워 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좀더 다가서기 위해서 스스로의 모습도 더 가다듬게 되었다. 

“욕하는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려웠는데, 욕을 할 때 나쁜 말이라고 알려주고 다음에 만날 때까지 쓰지 말자고 약속했어요. 말을 하니까 또 그러겠다고 해서 놀랐어요. 아이들이 신체놀이를 더 하고 싶어 하는걸 알게 됐고, 다양한 놀이를 못해서 아쉬워요. – 김다현 

“저는 평소에 욕을 많이 쓰는데 오늘 활동할 때는 욕을 안했어요. 활동시간에 욕을 안 쓴 저를 칭친하고 싶어요” – 이민지

구로리 어린이공원에서 첫 번째 활동을 시작한  Think! Play us(씽크! 플레이 어스)팀은  함께 놀이를 하고 시설 점검했던 사항들을 이야기 나눌 때도, ‘다음주에는  아이들과 노는 시간을 조금 더 늘려보자’, ‘놀이터 환경개선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여 구청에 건의해보자’ 등 적극적이다.  서로를 알아가고 공감하며, 친해지고 싶다는 씽크!플레이어스팀의 앞으로의 활동으로 어떤 관계들이 만들어질 지 더욱 기대가 된다.

청소년들이 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과 줄넘기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가 어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꿈꾼다.

 

글 l 아름다운재단반딧불이 변선희 
사진 l 구로건강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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