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

도공디공회는 도시와 건축, 공공디자인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함께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 공간의 영향력, 삶과 디자인의 관계성 등을 공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함께 공부하고 우리 지역을 돌아보며 내가 살고 있는 지역, 도시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도시를 공부하며 현재 우리에게 남겨진 도시의 모습과 미래의 도시를 상상해 보며 어떤 부분을 고민해 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환경문제에 접근하게 되었다.

어깨 아래로 구도를 잡아 찍은 네 명의 사람이 있는 이미지. 두 명은 한 손에 음료를 들고 있고, 한 명은 자전거 핸들을 잡고 있다.

보행과 자전거 이용이 편안한 도시를 계획해 보자!

남원은 차가 없던 통일신라시대에 계획된 도시로 그 도시조직이 남아있어 보행친화적 도시환경을 만들기 쉽고, 도심권이 평지라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가 많은 도시인데 이를 위한 기반 시설과 인프라의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아 보행자와 자전거인들에게 편함과 불편함이 공존하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아 자동차 소유자가 많다. 오래전 계획되어 넓지 않은 도로를 가지고 있는 구도심에서는 노상 주차가 많아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자동차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로에서는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우려되는데 남원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남원시는 한때 자전거 시범도시였지만 보행과 자전거 환경을 위한 도시 계획을 발표한 적은 없었고 한차례 시민참여단의 자전거도로 모니터링과 자전거 안전하게 타기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사례들을 공부하고 남원 도심의 도로 환경을 면밀히 조사하면서 보행과 자전거가 중심이 된 도시계획을 고민하게 되었다.

아늑해보이는 공간에 사람들이 앉아있고, 앞쪽에는 진행을 하는 듯 보이는 사람이 있다. 공간 앞 화면에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도시는?'이라고 적혀있다.

도시재생은 주차문제 해결이 먼저인가?

보행친화적 도시에 대한 다양한 활동사례를 들어보기 위해 도시연대 김은희 센터장의 특강을 진행했다.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으로 보행환경을 변화시키는 것! 멋진 일이다. 자동차 위주의 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에 불편함과 위험함을 가져온다. 도시재생은 길의 재생이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도로의 개편을 시민운동으로 만들어 내기도 하고 “길”을 살려 마을을 살리는 사례들을 들어보았다. 길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들이 도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내는지는 올바른 도시계획과 시민의 참여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사람 두 명이 자전거 뒷바퀴를 사이에 두고 앉아 체인을 만지며 수리 하고 있다.

내 자전거는 내 손으로 수리한다!

자전거를 수리해 본 적이 있었나? 사실 자세히 들여다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산내자전거작업작의 한형민 대표의 자전거 자가수리워크샵을 위해 참여자를 모집했다. 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참여한 회원과 참여자들은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유와 자전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해 보며 워크샵을 시작했다. 자전거를 타기 전 기본적인 점검사항(ABC 점검)과 자전거 수신호를 알아보았고, 자전거의 구조와 다양한 고장의 원인, 수리방법을 배우며 그동안 무지했고 그래서 위험했다는 것을 깨달았던 값진 시간이었다.

강사님과 참여자들이 아두이노를 이용한 자전거로드 안내판을 만들고 있다. 다섯명의 참여자 앞에 각각 컴퓨터와 조립 키트가 놓여있고, 회색 반팔티를 입은 강사가 설명하고 있따.

남원의 자전거로드 안내판, 아두이노?

훌륭한 강사님을 초청해 아두이노를 이용한 자전거로드 안내판을 만들어 보았다. 미리 제작해 놓은 키트를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해보며 선을 연결해 보았다. 긴 과정 끝에 자전거 모형을 올려 놓으면 센서가 작동해 길을 안내하는 안내판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남원 구도심 전경. 마트, 교회, 부동산 등이 있는 작은 거리에 남원 촌닭, 초원떡백화점, 세종헤어아트 입간판에 세워져 있다.

남원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인가?

남원의 구도심 내 구역을 정하여 자전거 도로 환경을 조사했다. 자전서 도로, 자전거 시설, 공공시설, 표지판 등 자전거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시설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조사해 보았다. 다양한 연령층의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지만 자전거 도로는 일부 구간에 설치되어 있으며 도로 위 적재물 등 통행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이 많아 불편한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광지인 광한루 주변과 요천변은 많은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streetmix로 실현시켜 본 남원 구도심의 한 구역 단면. 3.8m는 보도, 상행 하행 자전거도로 각 2m씩, 차로와 자전거도로를 구분 짓는 가로수를 위한 공간 약 1.2m 등으로 설계되어 있다.

우리가 직접 변화시켜 볼까?

그동안 공부하고 조사했던 자료를 토대로 남원 구도심의 한 구역의 단면을 streetmix로 실현시켜 보았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안전을 우선으로 한 자전거와 보행이 자유로운 도로를 각자의 생각대로 디자인해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 보았다.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도 하고 도로 구분을 확실하게 해주어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계획해 편리와 안전, 그리고 볼거리가 가득한 도로를 이미지로 만들어 제안해 본다.

2020 남원 씨클로 프로젝트 온라인 전시 페이지 캡쳐 이미지.

그동안의 활동을 온라인 전시로!

2020 남원 씨클로 프로젝트는 당초 오프라인 전시를 목표로 하였으나 코로나19바이러스의 위험한 상황으로 온라인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 그동안의 활동과 관련 자료들을 정리했다. 과연 우리가 공부하며 조사하고 제안했던 것들을 시민들이 공감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우리가 상상했던 변화는 이루어질 수 있을지 기대도 해본다.

참여자 6인이 일렬로 서서 레트로하게 디자인 된, 뒷면에 '걷기 좋은 도시, 자전거 도시 남원' 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자전거도시 남원을 주제로 1년동안 활동하고 그 기록을 정리했어요. 자전거자가수리, 아두이노, 라이딩 등등 새롭게 시도해 본 활동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고 그동안 정리한 내용을 전시하며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 활동가 서진희

#골목 사이로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남원은 전체적으로 평지로 되어있고 이동거리가 짧은 소도시라 고물 철자자전거로도 주행에 문제가 없어 보였어요. 단, 비좁은 골목에 마구잡이로 끼어들고 무단주차하는 자동차 때문에 자전거 타기에 성가신 부분이 많았죠. 도공디공회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수선해 입는 것처럼 내가 사는 공간도 내 삶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활동해왔는데요. 2020년 자전거와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구상해 보았고 그 과정을 온라인 사이트에 기록했어요 / 활동가 권명심

#자전거를 안전하고 즐겁게 타기 위해서는 보행권이 우선시 되는 도로 설계가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어요. 어디론가 이동할 때 우리는 많은 것에 영향을 받아요. 때론 영감을 느낄 때도 많고요. 이동권, 보행권이 제 일상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 활동가 조아라

#자동차를 이용해 남원을 다니면 도로가 간결하고 편리하게 느껴졌어요. 그런 도로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는 많은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것을 2020 남원 씨클로를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고, 문제가 되는 환경을 시민들 스스로 바꿔보려 노력하고 움직인다면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어요 / 활동가 이윤경

글 : 도공디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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