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지키는 부산 노동자 모임’입니다. 부산에는 2016년 겨울, 부산 시민들의 자발적 힘으로 부산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소녀상 옆에 부산의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워냈습니다.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있는 초량 부근은 ‘항일거리’라 불리며 많은 부산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택배노동자, 학교비정규직노동자, 교사, 공무원 등 부산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 위한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4년간 ‘소녀상, 노동자상 지킴이 활동’을 하며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일본의 탄압으로부터 지켜내고 있으며, 수요시위에 함께 참여하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막아내고 진정한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소녀상,노동자상 지킴이 활동을 하는 사진 총 4장.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닦고, 주변 청소를 하며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이나 일본 정부에서 역사왜곡을 하고 막말을 할 때에는 소녀상과 노동자상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일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주변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지킴이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배상을 얻기 위한 활동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소녀상,노동자상 지킴이 활동을 하는 모습.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닦고, 주변 청소를 하며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이나 일본 정부에서 역사왜곡을 하고 막말을 할 때에는 소녀상과 노동자상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일인 시위를 진행하였다. 주변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지킴이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죄배상을 얻기 위한 활동을 알리고 있다

전화위복 : 코로나를 딛고 새로운 구상을 펼치다

우리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지키는 부산 노동자 모임’은 부산의 더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지키고,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받기 위한 활동을 해나가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노동자 바투카다 행진」을 구상하였고, 「아름다운재단-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활동해야 하는 ‘바투카다 행진’ 계획은 실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멋진 계획을 실행조차 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 많이 안타깝지만, 일본의 진정한 사죄배상을 위한 우리 부산 노동자들의 열정은 더욱 타올랐습니다. ‘이 시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우리의 내용을 채우는 시기로 활용하자.’ ‘여행을 가고픈 사람들의 요구를 살려 부산의 역사 여행을 만들어보자’ 등등 창의적이고 멋진 생각들이 모아졌습니다.

그 결과 「부산 항일 역사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부산 노동자들이 스스로 부산 곳곳의 항일 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찾아내고, 공부하여 ‘부산 역사 기행 코스’를 구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역사기행을 통한 목표는 첫째, 선배 노동자들이 지켜온 우리나라, 우리 부산의 소중함을 깨닫기 둘째,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는 일제 침략의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더 많은 부산 노동자를 모으기로 하였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바투카다 행진’ 계획이 무산되자 집행팀이 온라인 긴급회의를 하며 2020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새로운 활동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해 ‘바투카다 행진’ 계획이 무산되자 집행팀이 온라인긴급회의를 하며 2020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새로운 활동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부산 항일 역사 지도를 만들다

부산 항일 역사 지도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부산에 있는 항일 유적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초량에 있는 항일거리를 시작으로 구포 만세거리, 가덕도 등등 회원들이 각자 알고 있던 유적지를 단체방이나 온라인회의를 통해 수집하고, 그 위치를 지도에 표시 해 보았습니다. 위치가 가까운 곳을 묶어 총 4개의 기행 코스를 만들었고, 코스로 묶지 못했지만 주요한 유적지나 기념관 등은 따로 지도에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대략적인 지도의 틀이 완성된 후 우리는 초량팀, 기장팀, 가덕도팀, 동래팀, 주요 유적지팀(총 5팀)으로 나누어 지도의 싣기 위한 사진도 찍고, 내용 조사도 하는 팀별 조사 기간을 가졌습니다. 스스로 유적지를 찾아가 사진도 찍고, 관련된 내용을 조사하다보니 부산의 항일 역사에 대해 저절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내 주변에 있는 동료들과 많이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부산 항일 역사 지도]를 구상 초안. A4 용지에 빨간 볼펜으로 대략의 틀을 잡아 끼적였다. 4단 리플렛 형식으로 제작하여 앞면에는 부산의 지도 위에 코스의 위치를 표시하고, 부산 곳곳의 기념관 및 유적지를 지도 위에 일러스트 이미지로 표시하기로 하고, 뒷면은 4칸으로 나누어 역사기행 코스에서 대한 설명을 자세히 적어 넣기로 했습니다.

[부산 항일 역사 지도]를 구상 초안. 4단 리플렛 형식으로 제작하여 앞면에는 부산의 지도 위에 코스의 위치와, 곳곳의 기념관 및 유적지를 지도 위에 일러스트 이미지로 표시하고, 뒷면은 4칸으로 나누어 역사 기행 코스에서 대한 설명을 적어 넣고자 한다

완성된 [부산 항일 역사 지도]와 지도를 선물받은 분의 인증사진.

완성된 [부산 항일 역사 지도]를 받은 분들의 인증사진. 실제로 지도를 받아 보신 많은 노동자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었다. 특히 20대 들은 이렇게 많은 유적지가 있는지 몰랐다며 한 군데 한 군데 모두 소중해서 꼭 찾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고, 이렇게 역사를 기억하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위안부와 관련하여 제대로 보전된 곳이 없었지만, 국립강제동원역사관에 관련된 많은 전시물이 있어서 더욱 더 알려내야겠다는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다.

역사 기행을 준비하다

부산 항일 지도를 만들다보니 이 중요한 내용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만들었던 역사기행코스를 가지고 주변 동료들과 함께 역사 기행을 가보자!는 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역사기행에서 해설사가 되어 관련된 역사이야기도 들려주고, 가이드가 되어 부산의 곳곳의 역사 유적지를 소개시켜주자는 멋진 구상에 모두가 설렘이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셀렘과 동시에 다른 동료들에게 의미 있는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걱정도 컸습니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역사기행을 가기 전, 역사기행 참가자들과 함께 사전 교육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강연자로는 부산겨레하나에서 활동하시는 시민활동가 분들을 모셨습니다. 항일역사에 관해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넘게 조사 연구하시고 강연사업도 진행하시는 분들에게 듣는 항일 역사 교육이었습니다. 강연을 통해 참가자들이 풍부한 영상 자료와 이야기들로 일제침략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일본의 역사왜곡과 망언들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떠날 부산 항일 역사 기행에 더 많은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역사기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산지역노동조합의 상황에 맞게 시기를 조정하기도 하고, 코로나19확산에 따라 일정을 연기하거나 인원수를 조정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주변 동료들에게 부산의 항일역사를 알리고 함께 지켜나가고픈 우리 노동자들의 열정으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소규모 그룹으로 역사기행을 준비했습니다.

역사기행은 총 4팀으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가덕도는 택배노동자, 동래는 철도노동자, 기장은 정년을 앞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분들, 초량은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참여 해 주셨습니다. 가덕도 역사기행을 갔던 택배노동자 중 한 분은 ‘일본이 평화로운 가덕도에 들어와 전쟁을 준비했다는 게 치가 떨리고 일본의 진정한 사죄배상을 받도록 행동하겠다.’라고 하셨습니다. 동래 역사기행을 갔던 철도노동자 중 한 분은 ‘내가 근무하는 곳이 동래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적지들이 있는지 잘 몰랐다. 승객들이 대합실에 찾아오면 안내해드려야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초량 역사기행을 갔던 초등학교 선생님 중 한 분 은 ‘훼손된 유적지가 마음이 아팠고 역사 교육을 할 때 아이들에게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체험학습으로 다시 방문하고 싶다.’라고 하셨습니다. 기장 역사기행을 갔던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중 한 분은 ‘우리의 이런 아픈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의 제대로 된 사죄를 받아야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초량 역사기행에 참여한 분들 8명이 노동자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초량 역사기행에 참여한 분들.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세울 당시에 이야기도 자세히 듣고, 조형물이 갖고 있는 각각의 상징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함께 기억하고 지켜나가다

「부산 항일 역사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지도를 만들고, 역사기행을 다녀온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멋진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우리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지키는 부산 노동자 모임’의 회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 회원들 중에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계시고, 강연을 들어보긴 했어도 해본 적은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스스로 항일지도에 들어갈 장소에 대해 조사해보고, 사진도 찍고, 역사기행에 초대한 동료들을 위한 가이드 대본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좋은 계획이지만 나는 자신이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마친 뒤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항일역사를 알고나니 우리 소녀상과 노동자상을 더 열심히 지켜야겠다 등등 우리 회원분들의 마음이 더 뜨거워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우리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지키는 부산 노동자 모임’이 확대된 것입니다. 역사기행을 통해 부산의 항일 유적지를 새롭게 알게 되고, 우리 민족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공감하신 분들께서 우리와 함께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부산 항일 역사 지도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얻게 된 소중한 경험과 변화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부산의 항일 유적지 보존과 관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습니다. 또한 더 많은 노동자회원들과 함께 일본의 진정한 사죄배상을 받는 날까지 뜨겁게 활동하겠습니다.

글 : 부산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지키는 부산 노동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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