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mersfoort에 퍼진 1% 나눔의 변화

제2편: 변화의 시나리오 사례 발표 소감문

 
작성자: 이주영 ODA Watch 청년활동가


라오스 원조종합평가 사례를 발표하기 전 컨퍼런스 참가자들 중에서는 더러 한국의 원조 현황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부분이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사실은 알고 있으나 한국의 원조 수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한국은 아시아에 있는 신흥 공여국으로서 중국과 같은 형태의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중국, 인도와 같이 원조의 질(quality)보다는 국익에 우선하여 정치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저명한 미국 대학의 교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평가사례 발표 후에는 청중들로부터 우리 평가가 매우 혁신적이고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들었다. 이번 사례발표는 두 가지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첫째, 우리의 원조 평가보고서의 제목과도 일맥 상통하듯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원조를 위한 변화의 시나리오”는 기존의 획일적이고, 일회성이 짙은 평가가 더 이상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둘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안일하게 자행되는 원조수행기관의 형식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으로는 더 이상 원조의 질적 개선에 선순환이 어렵다는 우려를 표명하고자 했다.

이에 우리는 파트너국가의 사회, 문화, 발전목표에 대한 이해에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고, 한국의 대라오스 원조 사업평가에는 질적 평가방법을 사용하여 원조 수혜자, 정부부처, 공여국 등 다양한 행위주체를 스케치, 관찰, 인터뷰 등의 방식으로 평가하였다.

원조 사업이 평가의 중심이 아니라 원조를 통해 관계 맺는 사람들이 평가의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사업의 적절성(relevance), 효과성(effectiveness), 효율성(efficiency), 지속가능성(sustanability), 영향력(impact)이 우리의 평가 기준이 되지 않고, ‘가치’와 ‘태도’가 평가의 기준이 되었다. (아래 그림 참조)

 

 

발표를 들은 영국에서 온 한 참가자는 한국이 새로운 DAC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내부에서 이러한 원조의 질적 개선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노력이 병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오랜 원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국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독일의 활동가는 자국의 민간 단체 대부분이 독일 정부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데 우리의 사례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공동주최 단체인 인도의 PRIA에서는 정부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y)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아시아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협력해야 하며 이에 우리 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제의했다. 한국은 시민 사회가 아시아 연대의 focal point가 될 수 있는 훌륭한 바탕을 가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평가 자체에 대한 의견 이외에도 평가에서 사용된 기준(위의 그림 참조)에 대하여, 세네갈의 한 참여자는 우리의 평가 기준과 용어들을 DAC와 차별화 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향후 DAC의 5가지 기준과 우리의 것이 같은 분류로 묶으면 어떻게 되고, 비슷하지만 변형된 부분, 추가된 부분은 무엇인지 함께 발전시켜 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원조사업 자체가 평가의 목적이 아니라 원조사업을 통해 영향을 받은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은 ‘가치’와 ‘태도’에 대해 이해하고 동의한 것이다. 발표를 마치고 기쁜 마음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지만, 이와 동시에 앞으로 해내가야 할 일들에 대해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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