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재가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 사업’은 치매노인에게 보조기기를 지원함으로써 신체 및 인지능력 저하로 인한 문제점과 보호자의 돌봄의 부담감을 해결하고, 관련 정책을 제안하여 재가 치매노인의 보조기기 접근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19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치매보조기기 효과성 검증 및 확대방안 연구’에서는 보조기기가 치매노인의 위험 노출을 감소시켰으며, 심리상태의 개선, 인지기능의 증진 및 일상 활동의 수행 개선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는 이러한 의미 있는 결과를 공유하고 치매노인 보조기기에 대한 지역·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 확대 방안’ 온택트 심포지엄을 계획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11월에 계획되었던 심포지엄은 2021년 2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019치매보조기기 효과성검증 및 확대방안 연구

영상 송출 방식으로 진행 된 Fiona Keogh 박사의 기조발표

영상 송출 방식으로 진행 된 Fiona Keogh 박사의 기조발표

아일랜드의 Memory Technology Program

심포지엄을 기획하며 치매 노인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체계를 잘 갖추고 있는 아일랜드의 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편 코로나19로 국가 간의 이동이 불가한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국제 발표 요청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 201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우리 연구진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던 피오나 키오(Fiona Keogh) 교수님은 영상을 통한 주제발표에 흔쾌히 응해주었고, 아일랜드의 치매 보조기기 지원 정책 및 Memory Technology Program에 대한 내용을 영상에 담아 전달해 주셨습니다.(참고글 : [2019재가치매노인보조기기지원사업] 치매 어르신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체계, 영국과 아일랜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연구진에게 아일랜드 Memory Technology Progra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Fiona 박사

연구진에게 아일랜드 Memory Technology Progra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Fiona 박사

아일랜드의 국가치매전략의 근본 가치는 인간성과 시민권입니다. 치매 노인과 돌봄제공자는 사회적 지원 모델을 개발 할 때 단순한 서비스의 ‘대상’이 아니라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모델은 치매 노인이 존엄을 유지하며, 현재를 수용하고, 인생사를 돌이켜 보면서 장애에 매몰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아일랜드의 모든 자치주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27개의 MTRR(Memory Technology Resource Room)은 여러 가지 보조공학 기기를 전시하면서 치매노인 및 기억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이 이를 자유롭게 살펴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추천/대여해 줍니다. 방문자들은 여러 가지 치매 관련 이슈에 대해 전문 작업치료사의 조언과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치매노인이 더 오래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보조공학의 도움을 적절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MTRR에 전시 된 치매 노인의 인지능력 감퇴를 막아주는 다양한 보조기기 및 자료

MTRR에 전시 된 치매 노인의 인지능력 감퇴를 막아주는 다양한 보조기기 및 자료

Memory Technology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억을 계속 되새김해서 인지능력이 퇴화하는 것을 지연하는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MTRR은 단순히 보조기기에 대한 정보제공, 보급, 평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존엄과 존경을 갖고 이용자를 대하며 첫 치매 진단 후 따를 수 있는 트라우마를 잘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향후는 MTRR을 치매허브로 활용해 인지재활치료, 인지자극치료, 자조 활동(peer support), 심리교육 등에 대해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일랜드와 우리나라의 치매노인 지원모델 비교

심포지엄의 주제 발표자인 공진용 교수님은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 확대 방안’을 아일랜드의 지역사회 기반 모델과 우리나라의 의료적 모델을 비교하며 향후 발전 방안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노인장기요양보험 요양급여 제도 보장을 강화하면서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하고 장기요양급여 5등급 이하여도 치매가 확인되면 연 한도액 내에서 복지용구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원되는 복지용구는 보행기, 지팡이, 휠체어 등 신체 기능장애에 필요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지기능장애와 신체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치매 노인에게 필요한 보조기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제발표를 맡은 나사렛대학 공진용 교수

주제발표를 맡은 나사렛대학 공진용 교수

이 점을 고려할 때 아름다운재단 ‘재가치매노인보조기기지원사업’은 신체기능을 보조하는 보조기기 뿐 아니라 안전, 모니터링 심리안정, 인지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치매노인에게 필요한 보조기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공진용 교수님은 노인장기요양급여의 복지용구 품목의 다양한 품목 확대, 치매안심센터와 보조기기센터의 연계, 종합적인 정보 제공과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전달 체계의 구축, 치매노인관련 지원제도 신설, 치매 보조기기의 산업 활성화 및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기조발표와 주제발표에 이어서 보조기기 전문가, 치매 전문가, 작업치료학과 교수, 치매노인 보호자 등 다양한 토론자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치매노인 보조기기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은 심포지엄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심포지엄 토론자와 사회자

심포지엄 토론자와 사회자

심포지엄 참가 소감

심포지엄 참여자 중 96.6%는 ‘치매노인을 위한 전문적인 보조기기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96.2%는 ‘치매노인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참가자 중 한분은 ‘심포지엄을 듣고 치매노인과 보호자에 대한 보조기기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느꼈다.’ 라고 후기를 남겨 주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코로나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어려운 대상자의 돌봄이 중요해지는 시기에, 시기적절하게 치매대상자 보조기기 필요성, 활용성, 효과성 등을 심포지엄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번 ‘치매노인 보조기기 심포지엄’은 국내 치매 보조기기 및 서비스에 대한 과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가치매노인보조기기지원사업과 본 심포지엄이 국내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 정책을 확장할 수 있는 발단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자료제공 l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김은평 팀장, 사진 l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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