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님들과 통화를 하다보면 이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주변에 기부를 권하고는 싶은데, 워낙 기부에 대해 회의적이라 말 꺼내기가 어려워요.”
그럼 저는 다시 여쭤봅니다. “그럼 기부자님은 왜 기부를 하시나요? 그것도 15년이나!”

우리는 듣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이유를 품고 기부를 이어가는 기부자님들의 목소리를. 우리는 기부자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부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들도 가만히 살펴보며 기부의 필요와 이유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아름다운재단의 새내기 기부자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의 목소리를 전해드립니다. ‘우리는 왜 기부하는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답변하는 새내기 기부자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고려대 소인위)에서 활동 중인 재현, 한내입니다. : )

<사진 설명 시작>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를 상징하는 엠블럼과 귀여운 캐릭터 <사진 설명 끝>

고려대학교 소인위 엠블럼과 캐릭터 (출처: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페이스북)

 

고려대 소인위는 상호교차성 개념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수자들과 연대하며, 학내 인권의식 제고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외부 단체들과 협력하기도 해요. 우리는 학내 소수자뿐 아니라, 학외의 소수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항상 고민해 왔어요. 이런 고민 끝에 차별받는 소수자들과 연대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로 ‘기부’를 진행한 것이죠.

<사진 설명 시작> 고려대 소인위가 진행한 인권콘서트, 채식간식나눔, 전시회의 행사 홍보물 <사진 설명 끝>

고려대 소인위의 과거 행사 홍보물 (출처: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페이스북)

 

이번에도 예산 중 활동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보호종료아동’을 응원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모두가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했고 찬성했죠.

 

모두의 존엄을 위한 연대

소수자는 성별, 성격, 성적 지향 및 성정체성, 장애, 병력, 국적, 인종, 종교, 사상, 연령, 사회경제적 지위 등으로 인해, 한 사회의 주류집단으로부터 구분되어 권력의 열세에 놓여 있으며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집단 및 그러한 집단에 속하는 개인을 주된 정의로 한다.

고려대 소인위의 회칙 중 일부예요. 우리는 <열여덟 어른 캠페인>의 목적이 우리 단체의 존재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열여덟 어른 캠페인>도, 고려대 소인위도 불평등에 노출되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사진 설명 시작> 고려대 소인위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카드뉴스 <사진 설명 끝>

고려대 소인위가 제작한 카드뉴스 (출처: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페이스북)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누군가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것 자체로 아주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보호종료아동 당사자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이 우리 모두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로 돌아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가장 차별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들의 존엄이 지켜질 때, 우리 모두의 존엄도 더 튼튼하게 지켜질 수 있다.’라는 말이 있어요. 결국엔 한 사회에 살아가는 모두의 존엄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이고, 서로가 서로와 연대하면 연대할수록 틀림없이 더 강해진다고 믿어요.

<사진 설명 시작> 열여덟 어른을 응원하는 고려대 소인위의 모습 <사진 설명 끝>

‘열여덟 어른’을 응원하는 고려대 소인위

 

나눔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사실 우리도 많이 망설여봐서 왜 망설이시는지 이해가 됩니다. 나눔을 망설이시는 분들께, 기부가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홀로서기를 도울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려보고 싶어요. 예전에는 기부를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사적인 영역으로 전치한 것’이라고 삐딱하게 생각해 왔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사회가 신경을 기울이지 못하는 부분은 언제 어디에서나 발견될 수 있는 반면에, 복지와 법은 진척이 느리고 사각지대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부는 사회가 서서히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회적 약자·소수자들의 홀로서기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사진 설명 시작> 고려대 소인위에게 나눔이란 함께 가는 세상 만들기이다 <사진 설명 끝>

고려대 소인위의 나눔 한마디

 

우리의 바람

우리는 ‘불편해지기’를 가장 중요한 삶의 자세라고 여깁니다. 사회의 불평등과 소수자 혐오를 적발하는 시선을 날카롭게 벼리고, 우리 자신에게 내재된 혐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성찰하고 불편해하기를 생활화하고 싶어요. 아름다운재단이 앞으로도 도처에 시선을 비추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자리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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