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버리센터의 청년 활동가 이용찬 실장, 이화란 매니저 인터뷰

나들목바하밥집 리커버리센터의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나들목바하밥집 리커버리센터의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신록이 푸르름을 더하는 6월. 2021년부터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의 협력단체로 장학생들을 만나게 된 ‘나들목 바하밥집 리커버리센터(이하 리커버리센터)’의 청년활동가 이용찬 실장, 이화란 매니저를 만났다.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참여 장학생들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려 깊은 친구이자 말 한마디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는 두 활동가.

2021년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알차고 깊이 있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반년 남짓 바쁘게 진행되어왔다. 두 활동가에게서 올해 진행되는 여러 활동 중 장학생들을 직접 만나는 모니터링 활동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화란쌤과 용찬쌤이 찾아가는 모니터링’

“한 달 전, 첫 모니터링을 마쳤어요. 장학금을 계획한 대로 잘 사용하는지 점검하면 되지만, 우선 서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어요.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되고 나니 장학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좀 더 자연스럽게 점검할 수 있게 되고요. 사람 대 사람으로 알아가는 인격적인 모니터링 기반 하에 학업 생활을 살피며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화란 활동가)

올해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 참여해 자신의 삶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꿈을 일구고 있는 보호종료아동 장학생은 40명. 이 사업을 처음 진행하게 되면서 두 활동가는 장학생들의 삶의 맥락을 먼저 파악하고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회적 공감을 바탕으로 하여 장학생들을 개별적이며 구체적으로 잘 지원할 수 있기 위함이다. 예년과 달리, 장학생들과 일대일로 만날 때 장학생들로부터 성장경험과 현재 생활에 대해 직접 자세히 들어보는 모니터링에 힘썼다. 올해 3월부터 5월 초까지 경산, 공주, 광주, 대구, 목포, 부산, 부천, 서울, 안양, 양산, 제주, 청주, 충주 등(지역명 가나다순)에 가서 장학생들을 만났다. 일명 ‘화란쌤과 용찬쌤이 찾아가는 모니터링’이다.

40명의 장학생, 40개의 서로 다른 삶의 빛깔들과 만난 ‘화란쌤, 용찬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여 일정을 짜야 해서 예년에 비해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찾아가는 모니터링’은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과정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아름다운재단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무엇보다 장학생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용찬 활동가는 “장학생들이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대화하는 시간”이었다고 첫 모니터링을 돌아본다.

“장학생들과의 만남을 빛으로 표현하자면, 모든 형형색색 빛깔이 다 오는 것 같아요. 공감대도 있어서 제가 비슷한 고민을 해왔던 부분은 잘 공감할 수 있고요. 조금이라도, 말 한 마디 혹은 한 가지 행동이라도 도움 줄 수 있는 것을 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용찬 활동가)

두 활동가의 인터뷰 모습

두 활동가의 인터뷰 모습

유례없는 전세계적 감염 재난 가운데, 두 활동가는 모니터링을 포함해 여러 활동의 일정이나 계획을 세심하게 수정하면서 지혜를 짜내고 있다. 장학생들이 외로이 있지 않고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두 번째 모니터링은 각 지역 장학생끼리 소수로 모여 교류할 것이라 한다. 코로나 시대 장학생들의 사회적 단절이 심화되지 않도록 유념하며, 원래 일대일로 진행할 예정이던 계획을 검토해 바꾸었다.

있는 그대로,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초점 맞추기

“진정성과 공감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장학생들을 만나려 해요. 만나보니, 비슷한 환경에 놓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 40명 장학생에게는 40개의 정말 다른 삶이 있는 거예요. 이 지원사업을 통해서 장학생들이 각자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 모습, 즉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나 자신이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그런 것을 발견했으면 합니다.” (이화란 활동가)

다정다감한 친구로 다가가 장학생들의 다양한 매력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중인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연애 문제부터 공부, 진로 등 장학생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서, 그들을 너그럽고 따뜻하게 격려한다.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면서 두 활동가는 장학생들이 그간 무척 애쓰면서 살아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장학생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보내면서 이화란 활동가는 “장학생들이 한껏 나의 색깔과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살면 좋겠다”고 한다. 자랄 때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게 되거나, 그간의 집단생활에서 규칙 지키기가 우선시된 탓에,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드러내거나 깨닫는 데에 익숙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는 것. 이화란 활동가는 장학생들이 자라온 사회문화적 배경과 그 속에서 겪은 억압이나 박탈 등의 경험을 인식하고 수용하여 통찰력 있게 제언한다.

홀로 애쓰지 않도록,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이용찬 활동가는 “장학생들이 단절되어 혼자서만 너무 애쓰지 않도록,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유대를 강화하고 싶다”고 한다. 이런 생각하게 된 계기는 여태까지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 참여한 선배 장학생 길잡이들의 끈끈한 연대를 몸소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름다운재단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서 매해 길잡이로 시간을 함께 해 온 선배 장학생들은 네트워킹이 잘 되어 있더라고요. 누가 취직했다고 하면 돈 모아서 선물도 사주고 축하하고 자주 모여서 밥 먹고. 이 사업을 맡기 전에는, 보호종료청년들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했는데요. 그래도 만약에 실패를 하면, 만일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정말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기댈 환경이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 (이용찬 활동가)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속히 자립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꿈이나 관심사를 좇고 나누는 시간이 어쩐지 사치인 것처럼 여겨지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나 실패에 자꾸만 연연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 장학생들. “실패해도 괜찮은 삶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장학생들의 여건을 짚으면서 이용찬 활동가는 “한 걸음만 자칫 헛디디면 그만 떨어지고 말 것 같은 그런 외다리를 홀로 건너지 않도록, 지지망을 튼튼히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후배 장학생들도 길잡이들처럼, 지금 하루하루 스스로가 선택하여 열심히 만들어 나가고 있는 관계망을 힘의 원천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는 이용찬 활동가. 장학생들이 놓인 기회의 불평등을 고려하는 동시에 현재 장학생들이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주의 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살피며, 장학생들의 삶을 응원하고 있다.

연대를 지향하고 용기를 북돋우며

40개의 서로 다른 삶의 빛깔들, 40명 장학생의 삶과 만난 ‘화란쌤, 용찬쌤’. 사회적 공감과 통찰을 바탕으로 연대를 지향하고 장학생들의 용기를 북돋우며, 2021년 아름다운재단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각자의 삶이 저마다 다 다르다 보니 할 수 있는 말, 해줄 수 있는 말이 다 다를 거예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버텨줘서 고맙다고, 삶을 계속 잘 꾸려나가려고 애쓰는 그런 부분들이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

화란쌤, 용찬쌤은 누구?

이용찬, 이화란 활동가는 서울 성북구에서 노숙인과 독거노인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자활을 돕는 단체 ‘나들목 바하밥집’의 산하단체 ‘리커버리센터’에서 활동해왔다. 리커버리센터는 건강이나 대인관계,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회적 고립 청년(은둔형 외톨이)’의 자립과 공생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두 활동가는 ‘나들목 바하밥집’에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며 밥집 스탭, 자활 카페 매니저, 수제 커피 바리스타로도 일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전천후로 다재다능한 청년활동가이다.

리커버리센터로는 위기에 놓인 청년들이 찾아온다. 몸이 아픈 청년, 마음이 아픈 청년, 가족이 없는 청년, 집이 없는 청년…. 몇 년 전 어느 날 한 보호종료청년이 주변에 물어물어 리커버리센터에 찾아왔다. 도움을 요청하는 청년의 절실한 모습을 보고서 리커버리센터는 보호종료청년이 놓인 사회적 여건과 지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아름다운재단과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서 협력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아름다운재단과 힘을 합쳐 올해 사업을 잘 진행하여, 앞으로 힘든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빠짐없이 지원하는 데에 폭넓게 적용해보고자 한다.

궁지에 몰린 청년세대에 긍정적 지지를 아낌없이 보내는 전문지원가로서, 발을 착착 잘 맞추며 포부를 활기차게 이야기하는 두 활동가! 앞으로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글 | 조승미
사진 | 최지은 (변화확산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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