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체험 위주의 단발적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서 직접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는 학교 및 마을과 청소년 진로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진로탐색 N년차의 내:일] 시리즈에서는 총 3회에 걸쳐 교내 진로 수업시간, 자유학년제 프로젝트, 마을학교와 연계한 진로자원 발굴 활동 속 내일상상프로젝트의 활약을 소개합니다.

① 진로 사람책, 교실로 들어가다
② 자유학년제X내일상상
③ 진로 자원, 우린 직접 찾기로 했다

3년차, 마지막 해를 맞고 있는 내일상상프로젝트. 하지만 남원과 진주의 파트너들은 이미 학교와, 그리고 마을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내년과 내후년, 그 이후의 내일상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지난 6월 남원 용성중학교 1학년 친구들과 함께 한 진로 사람책입니다.

지난 6월 28일 진행한 용성중 사람책 일정

학교 안으로 들어간 사람책

남원의 내일상상 파트너인 춘향골교육공동체는 작년과 재작년 발굴한 각종 진로자원들을 진로수업 속 사람책으로 연결했습니다. 혁신학교이기도 한 용성중학교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책들을 직접 교실 안으로 초청하는 과감한 실험을 해보았는데요. 총 10명의, 각기 다른 사람책이 다음과 같이 모였습니다.

지난 6월 28일 진행한 용성중 사람책 리스트


내가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라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이번 사람책에 독자로 참여한 용성중학교 참여자들

사람책 활동이 모두 끝난 쉬는 시간, 교실에서 쏟아져나오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수학수업 대신 진로 사람책을 진행해서 너무 좋았다는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을 물었습니다.

Q. 오늘 새롭게 알게 되거나, 기억에 남는 말이나 장면이 있나요?

노준찬: 내가 맞게 살고 있는가 고민했다는 말이 좀 많이 인상 깊었어요. 다들 그런 고민을 해야 하니까… 작은집짓기 이야기도 좋았던 게, 꼭 건축 분야가 아니더라도 집이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지는구나 처음 알았거든요.

김라하: 저는 돈도 중요하고 돈 잘 벌면 물론 좋지만,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이 좋았어요.

사회적협동조합 분야의 사람책

김경화: 디자이너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를 예쁘게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지금 내가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이 있다는 걸 고민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걸 누리라고 한 말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 싶네요. 평소 학교 진로수업과 달랐던 점이 있었나요?

김라하: 진로적성검사 같은 거 받을 때는 정말 직업 유형만 공부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사람책을 통해 진로 경험자의 ‘경험’을 먼저 들으니까 더 와 닿는 게 있죠.

김경화: 솔직히 학교에서는 정말 그냥 분야를 정해놓은 길 속에 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자기 경험담을 들으니까 스스로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책에 독자로 참여한 용성중학교 참여자들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보다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써보라고 했죠.

사람책 활동은 참여하는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사람책 당사자에게도 특별한 경험입니다. 자신의 삶이 청소년 진로와 연결됨을 자각해보는 것이죠. 다음은 사람책들과의 일문일답.

다양한 분야의 사람책

Q. 나는 그저 내 삶을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청소년 진로 수업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리라 예상하신 분이 여기 계실까요?(웃음) 이번 활동에 대한 소감을 좀 들려주세요.

김리을: 저는 디자이너이기는 하지만 사전적 의미에 국한되고 싶진 않았어요. 지금 제 일은 제 스스로 새롭게 정의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도 디자이너가 무엇인지보다는 다양한 직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얘기하고 싶었고, 이런 삶도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 제게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박보경: 저는 스스로 다양하게 불리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직업 분야로 한정하면 ‘한생명활동가’라고 소개해야 할 때가 있지만, 사실 그게 저를 전부 설명해주지는 않거든요. 농사를 지을 땐 농부로, 공동체 안에서는 공동체 일원으로. 이렇게 강의할 땐 강사로. 순간순간 바뀌죠. 직업은 고정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늘 사람책에서도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 써보라고 했어요. 제가 스스로 살아온 삶이 다양한 직업과 연결되었듯, 그런 고민이 오가는 기회가 무척 소중해요.

사람책으로 만난 대금 연주가

Q. 앞으로도 학교에서 청소년들과 이어지는 활동들에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김민화: 이제 시작이지만, 더 다양한 일과 삶을 가진 분들이 자꾸자꾸 오시면 좋겠어요. 가끔 남원에서 사는 건 안 보이는 그림 같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주변 이웃들이 하고 있는 다양한 ‘일’이 더 보이고 들렸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이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온 학교와 마을이 함께 관심 가져주는 시스템

작년까지는 과외활동에 조금 더 가까웠던 내일상상프로젝트가 학교 안으로 들어온 것은 학교 입장에서도 무척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여기엔 내일상상의 가치에 공감하고, 보편교육의 일환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과 활동을 나누고 싶은 선생님들의 고민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진로 사람책 활동을 총괄 담당한 용성중학교 선신영 선생님


Q. 작년까지는 과외활동에 가까웠던 내일상상이 학교에 직접 들어온 건 학교 입장에서도 꽤 혁신적인 시도인데요, 진로수업에서 사람책 활동을 직접 계획하신 동기가 있을까요?

선신영: 여태까지 학교에서 했던 진로교육은 전주 같은 외부지역에서 와서 간단히 체험하고 끝이었는데, 제가 생각할 때 남원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들이 담긴 곳이거든요. 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남원 안에서도 충분히 함께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Q. 이제 큰 첫 발을 뗀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와 내일상상이 좀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가면서 그리는 미래는 어떤 걸까요?

선신영: 용성중학교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하늘중, 한빛중에도 사람책들이 들어가고, 남원 전체 학생들이 이런 다양한 선택지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기획단계이기는 하지만, 1학년만이 아니라 2-3학년 자유학년제와도 연계하고, 동아리 활동 안에도 마을교육강사 선생님들이 들어오시고, 마을 구성원과 청소년의 접점을 늘리는 일이겠죠. 온 마을이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들도 그러한 교감을 자각하고, 이런 변화를 꿈꾸고 있어요.

[진로탐색 N년차의 내:일]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직업체험 위주의 단발적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서 직접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2021 내일상상프로젝트는 학교 및 마을과 청소년 진로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글 ㅣ 희망제작소 이시원 연구원, 사진 ㅣ 희망제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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