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관련 업무하다보면 ‘제안서’ 많이 쓰게 됩니다.
제안서는 모금뿐만 아니라 광고, 기획, 디자인 등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쓰여지고 있죠. 연인을 위한 프로포즈를 포함해서요.

다들 첫 직장에서 가슴 벅차게 만든 첫 제안서에
수없이 그어진 빨간 줄에 대한 기억이 없으신 분들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또 힘들게 만든 제안서로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을 때의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저도 비영리모금 파트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내가 쓰던 남이 쓴 것이든 수많은 제안서를 보고
제안서에 대한 많은 분들의 철학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나만의 제안서 작성방법을 소개하고자합니다.
본 내용은 제안서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을 끄적거린 내용이라
원론적인 작성방법과 매우 상이할 수도 있습니다. 

1.각잡기

제안서 작성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입니다. 일단 제안대상이 결정되면 제안대상의 특성과 경향을 파악하여 문서형식 (hwp,doc,ppt….)를 정하고 디자인틀을 잡습니다. 전 주로 hwp, doc 등 텍스트 위주의 문서형식은 최초제안서의 메인으로 주로 사용하지는 않고 사업보고용이나 최초로 제안할 때 요약본 용도로만 씁니다. 왜냐하면 제가 디자인적인 요소를 중요시하다보니 이런저런 표현에 ppt가 더욱 편하기 때문이죠.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니 개인판단에 맡깁니다. 

다음으로 디자인틀을 잡습니다. 디자인하면 왠 디자인 하시겠지만..저도 디자인은 무뇌입니다^^;;;. 비영리단체에서의 제안서 디자인이 제안채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충분히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보기 좋으면 한 글자라도 더 읽을 거란 믿음 같은거죠. 

 디자인은 색감을 넘어 글의 배치, 크기 등등 다양한 고려 대상입니다. 하지만 “난 디자인은 아무것도 몰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실텐데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우리 주변에는 제안서를 꾸밀 수 있는 수많은 디자인이 넘쳐나니까요. 그런 넘쳐나는 디자인의 예로 ‘잡지’들을 참고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요즘 인터넷, 가판 할거 없이 생활잡지를 많이 접하는데요. 잡지보실 때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잡지의 디자인, 글의 배치, 색감 등을 유념해서 보세요. 잡지는 제작과정에서 유능한 편집장님들이 독자들을 유인하는 많은 기술들을 잡지에 숨겨놓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안서의 큰 흐름과 같은거죠. 우리는 그걸 참고해서 쏙쏙 그들의 노하우를 뽑아오면 됩니다. 

각 기관마다의 고유한 제안서 템플릿이 있으시면 상관없지만, 없으시다면 디자인를 적절하게 바꾸는 것도 재미있는 제안서 만들기가 될 듯 합니다. 저는 평소 잡지를 즐겨보지 못하는 관계로 스마트폰을 통해 가끔 시간날때 마다 보고 있는데요. 그런 예로 많이들 보시는 애플 IOS의 ‘THE MAGAZINE’ 어플(무료)이나 안드로이드 ‘DESIGN CRAZY’, ‘HEREN’ 어플(무료) 등을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저는 기존 재단 제작물 중 이쁜 이미지가 있어 제안서 표지로 응용해봤어요. 기관의 고유이미지도 잘 표현될 수 있도록 각을 잡습니다. 그밖에 기부자의 연관이미지가 있으면 보다 설득력있게 꾸밀 수 있습니다.

2.처음부터 본론으로

제안서의 첫 부분에 무엇부터 쓸지는 각자의 결정이지만, 전 단도직입적으로 핵심내용을 먼저 던집니다. 먼저 ‘1페이퍼 프로포절'(한장짜리 제안서)을 보여주는 것도 핵심내용을 전달하는 데에 좋겠네요. 하지만 1페이퍼 프로포절만 가지고 가면 내용 전달은 용이하지만 왠지 성의가 없어보여서 저는 되도록 메인 1페이퍼 프로포절 시도는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차례도 없이 바로 핵심내용입니다. 이 제안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짧고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보통 처음 내용에 제안의 필요성이나 배경설명을 하는데 사실 제안하는 입장에서는 나름의 논리구조를 가지고 차근히 설명하고자 준비해가지만 제안 받는 입장에서 차분히 기다려줄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처음부터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본론 다음에 서론으로 가는 구조라고 할 수 있죠.

3.다른 카드 꺼내기

사업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전달을 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 제안이 성공할지 못할지 감이 오게 됩니다. 제안을 성공할 것은 감이 오면 뭐 생각할 것도 없이 잘 협의하면 될테지만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거라 생각됩니다. 이때 한 개정도의 다른 카드를 꺼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메인 제안서 외에 1장 정도의 다른 사업을 준비해가는 겁니다. 기부자와의 대화에서 화제 전환도 되고 왠지 기부자로 하여금 준비가 잘 된듯한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모금가의 비장의 카드 같은 거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카드를 쓸지 안 쓸지는 개인판단이죠.

4.업데이트와 패치

한 개 제안서를 어쩔 수 없이 돌려쓰는 경우가 많죠. 아마 바쁜 업무 속에서 당연한 선택일런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만큼 제안서도 그때그때 변화해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제안서를 그때그때 달리 가져가면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죠. 그때는 상황에 맞는 업데이트, 패치 개념을 도입하는 건 어떤지 제안해봅니다. IT에서 프로그램의 오류를 수정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업데이트, 패치라고 하죠. 제안서 작업을 할 때 업데이트와 패치라고 한다면, 큰 틀에서 내용이 변화하지는 않지만, 내용의 문제점이 발견될 때마다 보완하고 내용을 보다 설득력 있게 하는 작업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을 시간 날 때마다 진행하여 제안서가 버전업되는 과정을 보며 재미도 느끼고 자신만의 설득, 표현 노하우가 쌓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버전1) 보통 기간소개를 나열하고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안서 형태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전달 할 수는 있지만 특별함이 없었습니다. 

->버전2) 사업을 예쁜 도형으로 보기좋게 표현하는 제안서 형태입니다. 보통 사업을 이정도로 표현할 정도면 어느 정도 기부논의가 구체화된 상태죠. 사업을 표현하기에는 좋지만 기부자를 설득하는 스토리라인이 없어 조금 허전하네요.

->버전3) 보통 직접 기부자를 만나고 설명할 때 중요한게 짧고 명료한 의사전달을 위한 스토리 구성이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름대로 논리구조가 있는 제안서형태로 발전하게됩니다.

업데이트, 패치를 통해 자시만의 제안서를 만들어보아요.^^


마지막으로,
 
모두 아시다시피 제안서엔 답이 없습니다.

 그리고 잘썼다고 해도 제안이 성공적으로 채택되는 경우도 드물죠. 

그래도 최소한 작성하는 나 자신은 ‘꼭 된다’는 마음으로 써야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상하게 그 열정이 텍스트에 묻어나기도 하구요.

앞으로 재미있고 개성넘치는 모금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고수분들의 소식을 연재를 통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연재 첫회라 두서없었네요.

다음 회엔 더욱 열심히 써볼께요.

이상 비색푸르미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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