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기부자와 얼굴을 마주 보고 밀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그리운 시기입니다. 만남이 쉽지 않은 상황에도 흔쾌히 아름다운재단의 초대에 응해주신 ‘한정 기부자’를 만났습니다.

“이 정도 기부는 명함도 못 내미는 줄 알았는데 인터뷰 요청이 와서 놀랐어요.” 쑥스럽게 웃어 보인 한정 기부자는 11년간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행복한 나눔을 이어왔다. 아직 부족하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그는 나의 마음 일부를 남을 위해 내어 줄 때 행복이 돌아온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한정 기부자

한정 기부자

군 복무 중 시작한 기부, 11년을 이어오다

그가 나눔을 시작한 건 군 복무 중 기부 안내 공고를 통해서였다. TV 광고에서 보던 해외 기부단체보다는 덜 유명하더라도 마음이 가는 아름다운재단을 택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을 때라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누군가의 일상에 따뜻함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받은 돈으로 기부를 시작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적은 금액이지만 소중하게 번 돈을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쓴다면 더 의미 있는 군 생활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전역 후 사회로 복귀한 이후에도 기부를 이어갔는데, 돌이켜보면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 지치지 않고 기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한정 기부자는 기부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면 11년의 세월을 이어올 수 없었을지 모른다며 웃어 보였다. 힘든 군 복무 중에도 스스럼없이 기부를 결정한 일이나, 순수한 기부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기부 유전자가 느껴졌다. 알고 보니 그의 부모님 모두 베푸는 삶을 살고 있었다.

나눔과 배려, 부모님께 물려받았죠

“부모님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그로 인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어요. 남을 먼저 도우라고 하셨고, 몸소 실천해 보이셨죠. 여유가 있어 나누는 게 아니라 어려워도 나누라는 가르침이 제 안에 늘 있었고, 자연스레 기부로 이어진 것 같아요.”

군 복무 시절인 2010년 <공익활동지원-공익인프라1%기금>으로 정기기부를 시작한 그는 해양환경교육원에 취업하며 기부금을 증액했다. 2016년에는 <빈곤1%기금(현재 건강영역 기금)>으로 기부영역을 변경했다. 신체적, 정신적 제약을 겪고 있는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회사에서 장애인 인턴과 함께 일을 했었는데, 몸의 불편함으로 다양한 기회를 놓치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삶의 중요한 순간에 넘어지지 않도록 기부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서 <건강영역> 지원사업에 대해 살펴봤는데 단순한 삶의 편의를 돕는 것부터 장애인의 독립성을 키우는 도움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아름다운재단 3층 인터뷰 현장

아름다운재단 3층 인터뷰 현장

아름다운재단과 새로운 인연을 꿈꾸며

단체의 이름보다는 그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는지가 중요했기에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매년 발행되는 연간보고서를 통해 기부금이 어떤 의사결정을 거쳐 사용되는지 살펴보면서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믿음은 더 두터워졌다.

“기부단체의 핵심은 기부금을 제대로, 필요한 곳에 전문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거라 생각해요. 또 그것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게 필요하고요. 아름다운재단의 연차보고서를 보면 필요한 사업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어요. 아름다운재단의 투명성을 보면 신뢰할 수밖에 없죠.”

한정 기부자는 <교육영역>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이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본인의 잠재력을 발견하기도 전에 현실에 벽에 부딪혀 교육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부의 대물림은 막을 수 없지만 배울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등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인간이 존엄을 지킬 수 있을 때 잠재력이 발휘된다고 믿어요. 저의 나눔이 그 능력을 꽃피우는데 작게나마 쓰인다는 것만으로도 기부를 이어가야 할 이유는 충분해요.”

기부의 준비는 가벼운 마음부터

나눔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한정 기부자는 ‘나를 위한 배려’라 답했다. 배려란 남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 배려를 통해 내가 얻는 행복과 보람이 더 크기 때문이다. 또, 기부는 사람을 겸손하게 하는 힘이 있고 주위 사람을 더욱 존중하게 해 나를 더 나은 인간으로 다듬어 주는 힘이 있다. 나의 마음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기부의 즐거움을 알고 있는 한정 기부자는 기부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나에게 나눔이란 나를 위한 배려이다

나에게 나눔이란 나를 위한 배려이다

“나눔은 비움이 아니라 채움이에요. 하면 할수록 내 마음이 기쁘고, 행복해지죠. 나눔은 마법 같기도 해서 나의 나눔은 작을 수 있지만, 서로의 나눔이 모이면 큰 결과를 만들기도 해요. 게다가 아주 쉽죠. 한 달에 한두 잔의 커피값으로 시작할 수 있거든요. 마음먹은 순간, 아주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가진 것을 나누는 행동은 언제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글 |김유진
사진|김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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