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얼마나 안전할까요? 환경호르몬 기준치를 초과한 사인펜과 지우개, 발암물질인 납이 검출된 샤프와 실로폰.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그러나 심각성을 알아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학교 현장에서는 막막하기 마련입니다. 또, 이런 심각성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2020년부터 파트너단체 일과건강,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과 함께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안전하고건강한학교만들기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유자학교(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인데요. 2021년 한 해 동안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이 활동한 유자학교 실천 내용을 소개합니다.

유자학교는 유해물질과 기후위기에 관한 교육 콘텐츠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합니다. 교육 콘텐츠는 수업 구성과 내용을 알 수 있는 <워크북>, 생생한 유자학교 경험담을 읽을 수 있는 <활동사례집>, 수업에서 바로 교구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영상>과 <만들기 교구 키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자료들을 가지고 누구나 원한다면 유해물질 없는 건강한 학교를 위한 수업과 실천을 할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36개 학교에서 47개 학급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교육을 받고 활동을 한 학생들은 1,098명입니다.  유자학교 콘텐츠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프로그램 활동 내용을 소개합니다.

[1] 유해물질 탐정단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XRF)를 사용하여 아이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유해화학물질이 들어있는지 확인

형광분석기(XRF)를 사용한 학용품 유해화학물질 점검

<유해물질 탐정단>은 학생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물건의 유해물질을 직접 탐정이 되어 찾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기업은 친환경적이에요’ 이렇게 홍보를 한 기업이 많잖아요. 우리가 진짜 그런 회사인지 눈으로 확인을 해봐요.” – 서지선 선생님(전북 삼례초등학교)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학생들은 자신이 쓰는 물건에 유해물질이 있는지 성분표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도 손 소독제와 물티슈 많이 사용하는데요. 거기서도 유해물질이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자학교 수업은 아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나섭니다. 바로 기업에 편지 쓰기 캠페인입니다.

학생들이 유해물질이 발견된 물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편지쓰는 모습

유해물질이 발견된 물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편지쓰기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안녕하세요. 저는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저희가 일상 속에 사용하는 물티슈에 왜 부식방지제, 살균보존제, 착향제, 글리세린 등등의 유해물질을 첨가하셨나요? 앞으로 이런 안 좋은 물티슈 대신 저희 몸에 안전한 물질을 넣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이혁준 (가명, 13)

서지선 선생님(전북 삼례초등학교)은 워크북과 교구가 제공되는 유자학교 덕분에 더 체계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환경 교육에 사실 좀 문외한이에요. 그래서 유자학교의 워크북과 교구들이 저한텐 많은 도움이 돼요. 제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체계적으로 교육을 하는 방법을 매뉴얼로 제공해 주셔서 수업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 서지선 선생님(전북 삼례초등학교)

<유해물질 탐정단>의 장점은 무엇보다 앉아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일상의 유해물질을 직접 찾아내고 기업에 편지를 쓰는 등 실천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스스로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2] 코로나19 시대의 화학안전

코로나19 시대에 꼭 필요한 화학 안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안전을 위해 활동할 때마다 소독용 물티슈로 사용한 물건을 닦고, 손 세정제를 사용하는 일도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물티슈와 세정제에도 유해물질이 들어간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그뿐 아니라 일회용품은 쓰레기를 늘립니다. 이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유자학교 어린이들은 교실에 이런 선언문을 적었습니다.

6학년 1반 친구들의 플라스틱 선언문 1일회용품사용을 줄인다. 2 분리배출을 정확하게 한다. 3 생수병 대신 머그컵, 터블러 등 사용한다. 6학년 1반 친구들 모두! 2021년 6월 1일 화요일

6학년 1반 친구들의 플라스틱 선언문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6학년 1반 플라스틱 선언문

1.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

2. 분리배출을 정확하게 한다.

3. 생수병 대신 머그컵, 텀블러 등 사용한다.

수업을 통해 손 소독제의 유해성을 익히 알고 있는 유자학교의 한 학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손 소독제를 쓰면 편리하기는 한데 화학물질이라 안심되지 않아서 비누로 손 씻는 게 더 좋아요.”  – 김민정(가명,13)

이 학생의 말대로 화학물질인 손 소독제 대신 안전한 비누를 써도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데요. 유자학교의 <모두의 화장품> 프로그램은 안전한 비누를 함께 만드는 시간입니다. 유자학교에서 제공하는 <만능 비누 만들기 키트>만 있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만능 비누가 완성됩니다. 또, 쓰레기로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 대신 쓸 수 있는 <지구를 살리는 다회용 마스크>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면서도 유해물질로부터도 안전한 교실, 유자학교가 함께 만듭니다.

유자학교 만들기 키트를 들고 찍은 단체사진

유자학교 참여 학급 (출처 :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다회용 마스크 만들기 키트 (출처 :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3] 책자리표, 안전한 대안으로 바꿔요

학교 도서관에 쓰는 이것, 무엇일까요? 바로 책자리표입니다. 책자리표는 빌린 책이 원래 있던 자리를 표시할 때 쓰는 물건인데요. 그런데 아이들이 매일 손으로 만지는 이 책자리표, 과연 안전할까요?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책자리표를 형광분석기(XRF)를 통해 유해화학물질 점검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이 책자리표는 PVC 재질의 플라스틱 시트지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요. 현재 카드뮴(발암물질)이 30PPm 정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 박수미 (발암행동 사무국장)

 하지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닙니다. 박수미 사무국장은 현재 PVC 재질이 아닌 책자리표를 생산하는 업체도 있다고 소개합니다.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을 사용한다면 아이들의 안전에도 도움 되고, 생산 업체도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 관심을 기울이도록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4] 플라스틱 안녕! – 급식에서 나온 재활용품 재사용하기

“유자학교 프로그램을 보면 학교에서 쓰는 물티슈같이 플라스틱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과정이 수업 속에 녹아있어 좋았습니다. 수업 안에도 토론이라든지 선언문 낭독이라든지 캠페인이라든지 아이들이 직접 실천하는 활동으로 이뤄진 걸 보고 이보다 더 좋은 생태 교육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김대진 교장 선생님(전남 여수남초등학교)

여수남초등학교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위해 팻말을 들고 서있는 초등학생들

여수남초등학교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전남 여수남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여 구호를 외칩니다. “불편함을 즐겨보자”, “쓰레기 만들지 않기”, “분리배출 실천해요.” 구호만 외치는 게 아닙니다. 이 학교에는 ‘플라스틱과 안녕하며 헤어지기 위해 ‘용기내 캠페인’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분리배출을 하면 쿠폰을 주고 용기와 함께 쿠폰을 내면 과자와 교환하는 캠페인입니다. 학생들은 급식에 나온 요구르트 병의 뚜껑에 달린 비닐을 깨끗이 제거하고 안을 세척해서 분리수거합니다. 이런 습관이 한 번에 가능한 건 아니겠죠. 플라스틱을 덜 사용하는 안전하면서도 지구를 지키는 실천, 유자학교가 함께 합니다.

음료수 병 분리배출을 위해 친구들에게 분리수거 방법을 설명하고있다

음료수 병 분리배출을 위한 실천 활동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용기내캠페인 : 분리배출을 하면 쿠폰을 주고 용기와 함께 쿠폰을 내면 과자와 교환하는 캠페인

분리배출을 유도하는 용기내 캠페인 (출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지금까지 유자학교 프로그램을 엿볼 수 있는 네 가지 영상을 소개했는데요. 더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발암물질국민행동 채널을 구독하시거나 유자학교 홈페이지(yujaschool.com)로 들어오면 됩니다.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기후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활동을 하는 유자학교의 실천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글 | 우민정

📌안전하고건강한학교만들기 교육 콘텐츠, 관련 영상 보기

유자학교 활동 이야기교육 콘텐츠

유자학교가 간다 실천 영상
③ 유해물질 탐정단 
④ 코로나19시대의 화학 안전 – 학교에서의 화학물질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⑤ 책자리표, 안전한 대안으로 바꿔요!
⑥ 플라스틱 안녕! – 급식에서 나온 재활용품 분리배출, 재사용하기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만들기 지원사업>은 2019년 환경영역 사업으로 개발하여 2020년 1차년도 사업은 환경영역에 배치하여 진행하였으며, 환경영역기금 재원 부족에 따라 2, 3차년도인 2021~2022년에는 안전영역에서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본 사업은 환경정의 실천이라는 환경영역의 취지에 맞게 수행되었으나, 학생들과 함께 인식개선을 통한 포괄적 안전 확보라는 사업 취지를 겸하고 있어 안전영역으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2022년 6월, 환경영역에 신규로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ECO교실 만들기 지원사업>을 개발하여 수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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