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 세상으로 가요.

무릎 수술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와 외출한 날이었어요. 카페로 들어가려고 출입문을 잡고 친구를 먼저 들여보내려 했는데 계단 폭이 좁아서 다친 발과 다치지 않은 발, 그리고 목발 스텝이 모두 꼬였어요.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죠.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던 카페였는데 새삼 턱의 높이를 실감하게 됐어요.

만약 카페가 아니라 투표소라면 어떨까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3층에 기표소가 있다면, 활동보조인이 함께 들어갈 수 없다면… 내내 진땀을 흘릴 거예요. 2000년대 장애인들이 경험해야 했던 현실이기도 했죠. 2006년부터 3년간 아름다운재단이 ‘장애인 선거참여 활성화 지원사업’을 진행했던 주요한 이유였고요.

2022년, 오늘은 어떨까요? 공보물을 읽고, TV토론을 시청하고, 기표하고, 개표방송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요. 장애인 당사자들과 장애인 인권단체들의 노력 끝에 어렵게 성취해낸 변화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지난 5년간 달라진 투표 환경을 돌아보고, 누구나 투표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함께 후후💨 할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