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 박강빈 캠페이너는 <자립 100days> 프로젝트를 통해 의식주 문제를 비롯해 고지서 납부, 세탁기 고장, 응급실 문제 등 보호종료아동이 경험하는 100가지의 일상 속 자립 이야기와 감정들을 100일 동안 가상의 보호종료아동 ‘백우리’로서 전했습니다. ‘백우리’가 전한 100가지 이야기 속에 담긴 박강빈 캠페이너의 생각과 실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박강빈의 리그램을 시작합니다. *리그램이란? 기존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채널에 업로드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 |
“난 지금 행복해, 그래서 불안해. 폭풍 전 바다는 늘 고요하니까.”
<자립100day> 프로젝트 중 만난 한 열여덟 어른이 인터뷰 중에 노래 한 곡을 추천해줬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이미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자립에는 분명히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도 있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마지막화, 열여덟 어른이 경험하고 생각하는 ‘자립’이란 무엇인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자립 100days> 백우리의 인스타그램 마지막 100일차의 내용은 자립 5년차 열여덟 어른의 이야기인데요. 사실 퇴소를 하기 전에도 계속 불안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많이 막막했었다고 해요. 지금은 좋은 집을 구하고, 꿈을 위해 준비하는 일도 잘 되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지만 문득 실패했을 때의 두려움과 막막했던 과거가 떠오를 때면 ‘내가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가?’하는 불안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 친구와 인터뷰하면서 어쩌면 ‘우리’의 자립은 얕은 파도에도 크게 흔들릴 법한 작은 배를 타고 떠나는 불안정한 항해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른 열여덟 어른들은 자립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대체로 잘 지내고 있지만 문득 공허하거나 외롭고 슬픈 시기도 올 거라는 당사자, 자립은 새로운 도전이니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게 자립이라는 당사자, 주위를 돌아볼 수 있을 때가 자립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당사자,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자립이라는 당사자. 인터뷰를 하며 여러 당사자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자립’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립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자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고 합니다.
보호종료아동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립을 합니다. 대학이나 직장이 먼 곳에 위치해서 자취를 시작한 일반 청년들도 처음 혼자 살아본다면 비슷한 어려움을 경험할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보이지 않는 울타리’인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이나 생활이 무너질 때면 잠깐 기대거나 쉬어갈 수 있는 곳이요. <자립100days> 인터뷰 중에 ‘무너지면 안되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 매일 다짐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아마도 잠깐 기대거나 쉴 수 있는 곳이 없다 보니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립에 있어서 ‘완성’ 시점은 모르겠습니다. 삶은 계속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자립을 해나가고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는 아직 보고 듣지 못한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 어려움들 속에서 스스로 일어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황들도 많을 거에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실수하고 부딪히면서, 그리고 누군가에게 적절하게 의지도 하면서 그렇게 성장해 나가다 보면 ‘어른’이라는 단어도 제법 어울리는 사람이 되어 갈 겁니다.
박강빈의 리그램은 여기에서 마칩니다. 앞으로 세상에 나올 열여덟 어른들이 오늘도 내일도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열여덟 어른 캠페인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을 열여덟 어른들에게 전합니다.
무섭고 어렵더라도 씩씩하게 고개를 들고 자립을 마주하길 바라요. 생각보다 도움을 줄 어른도, 제도도 많을 거에요.
👉 박강빈 캠페이너 인터뷰
👉 1편 – 우리의 퇴소 첫날 밤을 기억하다
👉 2편 – 우리 밥 한끼 먹어요
👉 3편 – 우리에게 언제나 처음은 어렵다
👉 4편 – LH 집 있나요?
👉 5편 – 우리는 오늘도 자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