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이 휩쓴 자리에 마음이 밀려올 때

어렸을 때 외갓집 냇가에서 두 번이나 빠졌어요. 방금전까지 돌에 닿던 발이, 허공에 붕 뜨는 순간 물을 먹기 시작했죠. 이 정도면 물을 싫어할법도 한데, 아직까지는 좋아합니다. 이상하죠? 아마도 누군가 재빨리 구해줬기 때문인 듯해요. 제 머리를 세숫대야에 담가둔 젖은 수건 건지듯 들어올린 사람이 있었거든요. 급한 마음에 뒤에서 붙들어야 한다는 것도 잊고 마음부터 앞섰던 사람, 아버지였습니다.

지난 3월 4일부터 9일간 지속된 울진 산불 현장에서도 몸보다 마음이 앞서 움직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화상 위험이 있는데도 차에서 내려 함께 불을 껐고,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먹고 마실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차곡차곡 모인 그 마음이 오늘의 슬픔과 상처를 딛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이 된 건 물론입니다.

오늘은 불길이 휩쓴 자리에 마음이 밀려온 증거들을 모으고 담았습니다. 울진 산불 피해 현장에서 긴급 지원사업을 진행한 에이팟 코리아 이동훈 이사의 생생한 이야기도 함께 준비했으니 놓치지 마세요!

🎉 후후레터가 발행 1주년을 맞았어요! 기념호를 준비하기보다는 매달 전해온 변화의 증거를 충실히 담기로 했는데요! 구독자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화상회의(줌) 배경과 휴대폰 배경화면, 태블릿(굿노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스티커와 포스트잇을 준비했어요. 평일은 가고, 주말은 불러오는 주문을 불어넣었으니, 저장ㄴㄱ!

후후레터를 시작한지 벌써 1년이 되었어요. 변하고 있는 오늘, 다가오는 변화를 지금처럼 열심히 담아낼게요.
애정을 듬뿍 담아주신 구독자 여러분을 위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굿즈를 제작했습니다. 변화를 위한 일상 속 휴식의 의미를 담았어요. 알차게 사용해주실거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