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권영화제]가 2021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인권영화플랙폼 HRflix을 제작했습니다. 이 글은 서울인권영화제에서 보내온 사업후기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공익컨텐츠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 5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권영화 플랫폼, HRflix 화면 – 서울인권영화제 제공

누구나 차별 없이 인권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인권영화 전문 온라인 상영 플랫폼

지난해 서울인권영화제는 서울사이버인권영화제라는 애칭을 살려 HRflix를 오픈했답니다. 오픈 세 달차, 신생 플랫폼이죠. HRflix는 누구나 차별 없이 인권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서울인권영화제의 인권영화 전문 온라인 상영 플랫폼이랍니다. 다양한 인권영화를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도록, 연대가 필요한 이들의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이들이 인권영화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서울인권영화제의 고민을 실천하며 영화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자 합니다. (이름은… 인권Human Right과 넷플릭스의 flix를 섞어 만들었는데요, 사용하다 보니 부르기 조금 어려운 면이 있네요ㅠㅠ)

www.hrflix.org

접속하시면 첫 화면에는 서울인권영화제와 HRflix의 새로운 소식, 상영 중인 상영회가 나타납니다. 상영 중인 영화가 없더라도 “아카이브” 메뉴에서 지난 영화제/상영회, 영화들을 구경하실 수 있어요. ‘상영 알림’ 버튼을 클릭하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영화가 상영될 때 알림을 보내드리니, 두근두근 기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물론 회원가입, 로그인, 결제는 필요 없어요. 회원가입을 하실 경우 영화 찜하기, 지금까지 본 영화 모아보기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니 필요에 따라 이용하시면 된답니다.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등 각종 대형 OTT의 홍수 속에서 HRflix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하신가요? 서울인권영화제는 지난 2020년 여름 코로나19 인권영화제, 겨울 24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며 나름 인권영화제 최초(ㅎㅎ)로 온라인 인권영화제를 시도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우리를 막아도,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삶의 서사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고 자본에 저항하고 자긍심을 뽐내며 연대하는 상영 활동을 작은 상영회들로 시도해보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대형 OTT와는 또 다른, 인권의 언어로 영화를 나누고 만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열망이 생겼답니다.

“인권영화는 누구나 차별 없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서울인권영화제의 모토에 맞는 인권영화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리하여 2021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동안 HRflix를 지었답니다. 우리의 목표, 누구나 차별 없이 접근 가능한 HRflix를 실현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주신 분은 바로 사이트를 제작한 부깽님이세요. 제가 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웹접근성에 대해 보다 세심히 고민하며 제작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도, 관리하는 사람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그래서 롱런할 수 있는 HRflix는 부깽님의 손에서 무럭무럭 자라나 탄생했지요!

마침 11월에는 2021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쟁취 농성단의 국회 앞 농성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농성단 조직프로그램팀에 합류해 인천인권영화제와 함께 ‘평등수크린: 경계를 맞잡는 인권영화제’를 기획, 진행했어요. 격주 수요일마다 농성장에서는 춥지만 따스한(!) 평등수크린이 열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누며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고자 하는 자리였어요. 저녁 시간에 농성장에서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HRflix에서도 상영작을 온라인 상영하며 연대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현장이 연결되는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11월은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달이기도 하죠. 이를 기념하여 ‘우리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상영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곁을 돌보며, 연결된 삶을 이어나가고, 추모와 애도의 물결 위에서 함께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자 기획한 상영회였습니다. 성소수자의 부고가 많았던 2021년, 서로를 위로하고 돌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후로도 BDS 연대 상영회 “거기에선 상영하지 않습니다”, 2021 서울인권영화제 연말 상영회 “다시, 함께, 내일도!”를 잇달아 진행하며 참 바쁜 겨울을 보냈네요.

사실 아직도 온라인 활동은 어렵습니다.(아마 대부분의 일처럼 영원히 어려울 듯….) 특히 상영 활동의 경우 매우 섬세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요, 창작물, 창작자의 권리와 ‘누구나 자유롭게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HRflix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것, 사이트 접근부터 영화 시청에 있어 장애인, 노인, 이주민 등의 소수자가 차별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 등 HRflix 개국 두 달 가량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민이 많답니다.

그럼에도 HRflix 덕분에 온라인을 통한 연결 감각을 보다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농성 현장과의 연결, 지역과의 연결, 소수자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통해 비대면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공간과 공간, 사람과 사람, 권리와 권리의 연결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본 경험이 소중하게 남았어요. 이렇게 우리의 세계가 확장되고, 그 속에서 연대를 직접 경험해보며 앞으로 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아진 것도 사실인데요, 서울인권영화제가 가닿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차별 없이, 자유롭게 상영 공간에 접근하고 인권영화와 만날 수 있도록 보다 깊고 섬세한 연구와 실천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온라인 공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바로 연결의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얼굴을 마주하고 숨결을 나누는 만남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비대면 세계의 장점도 서로 나누고 살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HRflix가 그러한 연결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희를 적극 써먹어주세요! ><

글 : 서울인권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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