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이른둥이 가족캠프]

당신과 함께 하는 치유의 시간

교보생명재무설계사 기부자와 함께하는 ‘가족 친환경 티셔츠 만들기’ 

 

 

아름다운재단 '이른둥이 가족 캠프'

ⓒ아름다운재단

               

도봉산 밑자락에 위치한 도봉숲속마을 대강당이 왁자하다. 100여명의 이른둥이 가족과 10여명의 교보생명FP 기부자들이 나누는 유쾌한 수다가 그 진원이다. 올해로 5번째인 <이른둥이 가족 캠프>라는 플랫폼에서 만난 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면부지의 타인이었다. 서로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한데도 불편하지 않다. 이른둥이에 대한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금세 가까워졌다. 수줍게 인사를 나누고 부대낌 없이 한 팀이 됐다. ‘가족 친환경 티셔츠 만들기’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자, 이거 보이시죠? 이 티셔츠에 자기만의 디자인을 넣어서 멋진 티셔츠를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가족별 미션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를 티셔츠 뒷면에 예쁘게 써 주세요. 미션을 수행하신 최고의 가족에겐 선물도 드립니다.”

 

진행자의 안내가 끝나자마자 모둠별 회의가 시작됐다. 공통된 무늬를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 넣는다면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콘셉트는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 캠프 참가자들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느라 분주했다. 나경이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각자 구상 중인 독보적인 티셔츠를 구현하기 위해 한 팀이 된 교보생명재무설계사 삼촌들을 찾았다. 장평지점의 한귀성재무설계사와 상동지점의 송현재무설계사가 바로 그들이었다.

  

장평지점의 한귀성재무설계사와 상동지점의 송현재무설계사 ⓒ아름다운재단

 

치유를 공유하는 시간

“이른둥이 기부를 시작한 게 2년째인데 어느 날 궁금하더라고요. 이른둥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부모님들은 어떠신지. 마침 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와서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어요.”

 

  ⓒ아름다운재단

 

습관이 아닌, 좀 더 능동적인 기부를 하고 싶어서 <이른둥이 가족 캠프>에 참여한 한귀성재무설계사. 그는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나경, 아영, 나연이의 요청에 신이 났다. “삼촌, 이거 이렇게 나뭇잎 색칠하면 되는 거예요?”, “이 노란색 써도 되는 거죠?”, “이 모양 말고 다른 나뭇잎 더 달라고 해도 돼요?”, “물이요, 물! 삼촌 붓에 물 묻혀주세요” 등의 사소하지만 사랑스런 문제를 해결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키다리 아저씨의 뿌듯함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뿐만은 아니었다. 성취감만 바라보느라 고단한 마음에 여유가 스민 까닭이었다. 바빠서 잊고 지낸 ‘치유’라는 키워드가 이렇게 아이들을 통해 각성될 줄 몰랐다. 이렇게 행복이 찾아오리라곤 상상치 못했다. 함께 한 송현재무설계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원 활동이라 여기고 참여했는데 예상했던 것과 다르네요.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아이들과 있으니까 정말 즐거워요. 도와주고 장난도 치고 바보 삼촌 노릇도 하고(웃음). 나만을 위한다면 부러 찾지 않을 공간에서 휴식을 찾은 것 같아 기쁜 걸요.”

 

 

ⓒ아름다운재단

 

아이에겐 ‘추억’, 부모에겐 ‘쉼’을 선사하는 캠프라서 더욱 뜻 깊다는 한귀성재무설계사와 송현재무설계사. 그들은 아이들의 티셔츠가 완성되자 미뤄뒀던 자신들의 티셔츠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엔 아이들이 그들을 도왔다. 고사리 손으로 필요한 것을 나르며 삼촌을 응원했다. 그렇게 완성된 티셔츠가 ‘나무를 소중히 품은 손’과 ‘별과 꿈이 부려진 우주’였다. 그것은 이른둥이 가족을 향한 교보생명FP의 배려와 꿈이 녹아든 디자인이었다.

 

또 다른 가족 되새기기

이른둥이 담희와 한 팀이 된 춘천지점 함성희재무설계사에게도 이번 캠프는 남다르다. 멀리 가평에서 달려온 그녀는 딸과 함께 이른둥이 가족을 찾았다.

 

“3년쯤 됐을 거예요, 기부를 시작한 게. 홈페이지와 캠프를 통해 간간이 소식을 접하다 이번 공지를 보고 딸아이 생각이 났어요. 평소 마음을 줬던 이른둥이도 만나고 딸아이에게 이제와는 다른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함성희재무설계사 ⓒ아름다운재단

 

아마도 ‘자식을 키우는 엄마’라는 정체성 때문일까. 그녀는 이른둥이 부모와 인사를 나눈 그 순간부터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인다. 아픈 아이가 안타까워서? 아니다. 몸이 편치 않아도, 건강이 뒤따르지 않아도 이토록 해맑게 웃는 아이들이 고마워서다. 위축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는 이른둥이가 놀랍도록 사랑스럽다.

 

“담희가 엄마와 소통하는 모습이 제 딸과 저 같더라고요. 그래서 담희 동생 지웅이가 남 같지 않고… 지웅이를 저도 모르게 챙기게 되더라고요. 엄마처럼 붓도 골라주고 물도 가져다주고. 그러면서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어요. 딸아이는 그냥 티셔츠 만드는 게 재밌고 아이들이 귀엽대요(웃음).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 곱씹을 만한 경험이 될 거라고 믿어요.”

 

책과 웹진으로는 가늠하지 못했던 그들의 삶이 피부로 와 닿았다는 함성희재무설계사. 그녀는 물질만큼 필요한 게 ‘응원’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무엇보다 이번 경험을 통해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게 됐다. 자칫 편견의 틀로 자리하기 쉬운 ‘가족’의 정의가 융통성을 품으며 재구성,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아름다운재단

 

가족과 가족이 어깨동무하다

누군가는 돼지 캐릭터를 그렸고 또 누군가는 무지개를 그렸다. 어떤 가족은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또 다른 가족은 환경을 보호하자고 강조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갖가지 나무와 꽃, 하고픈 숱한 말을 담았다.

 

이른둥이 혼자 어려우면 그의 가족이 함께 했고 그래도 버거우면 교보생명FP 기부자가 도왔다. 그렇게 완성된 저마다의 티셔츠를 햇볕 아래 널어두며 모두는 희망했을 것이다. 어깨동무하는 양 촘촘히 걸려있는 티셔츠처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자고, 각기 다른 디자인일지라도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라는 공통 문구를 잊지 말자고! 1박 2일 동안 입게 될 유니폼에 밝고 따뜻한 햇살을 덧씌우며 염원했다.

 

교보생명FP와 함께한 <이른둥이 가족 캠프>의 첫 번째 프로그램 ‘가족 친환경 티셔츠 만들기’. ‘이른둥이’를 매개로 만난 당사자와 외부인이 어우러진 이 짧은 워크숍은 ‘이른둥이 가족과 친해지는 환경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기억될 것이다.

 

   

글. 우승연 사진. 정김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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