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은 시민사회의 성장을 돕기 위해 아름다운재단이 2012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사업입니다. 해마다 공모를 통해 예비 공익단체를 선정하고 이후 3년 동안 단체설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슈가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2022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가 새로운 지원단체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 3년 간 활동을 통해 공익단체로 발돋움하고자 하는데요. 현재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준비기간 중에 있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를 만나고 왔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주거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에게 시설외의 대안없이, 시설보호나 원가정 복귀만 이야기되는 것이 차별적이고 불평등하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단체입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펼쳐나가고자 합니다.  

 

‘집다운 집’을 위해 네트워크에서 독립단체로 다시 시작합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2019년에 처음, 청소년활동가, 거리 아웃리치 기관, 대안학교 등 아동청소년 지원현장과 청소년주거권에 관심있는 인권활동가, 연구자, 법률가 등 단체들의 네트워크형태로 모였다가, 독립단체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지원을 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사무국에는 2명의 상근활동가, 2명의 비상근활동가가 있고 17개 단체가 함께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네트워크에서 독립단체로서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사진의 왼쪽부터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의 김시연, 정찬송, 변미혜 활동가가 책상 앞 의자에 앉아 피켓(청소년에게도 집다운집을 내놔라, 주거에 나이는 없다 청소년에게도 집을, 누구나 집은 필요하다 청소년 주거권을 보장하라)을 들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의 왼쪽부터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의 김시연, 정찬송, 변미혜 활동가

“2019년부터 청소년주거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면서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활동을 해왔는데요. 네트워크로 활동하다보니까 각 단체들이 있는 지원현장은 현장대로 바쁘고, 인권활동이나 법률활동을 하고 계시는 활동가분들도 원래 집중하고 있는 의제들이 있었어요. 그 과정 가운데에서 각 단체 활동가분들도 청소년주거권 이슈가 중요하니까 이슈를 잡고 활동해왔는데 그 중 주축이 되는 단체들이 네트워크에서 빠지게 되면서 주거권활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들이 이어졌어요. 3년동안 이어온 청소년주거권운동을 이대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고 한국사회에 변화를 이끌어가야겠다는 마음들이 모여져서 독립단체로서의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를 생각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 주체적으로 활동하려는 활동가들이 모이면서 독립단체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 기존에 각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던 활동가들 중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에서 다시 활동을 펼치게 된 활동가 개인의 이유도 궁금해졌는데요. 사무국 활동가들은 청소년주거권운동에 어떻게 결합하게 되었나요?

“자립지원현장에 있으면서 청소년분들의 삶을 가까이서 목격하게 된거죠. 목격자로서 청소년들의 삶이 계속 변화되지 않고 청소년 개인의 책임이나 문제로 환원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운동으로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청소년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개인의 책임으로만 전가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도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하게 되었고요. 청소년인 내가 잘 적응하지 못해서라고 사회가 말하기도 하니까요. 청소년의 주거권은 청소년 개인으로서의 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앞에서 살짝 언급되었지만 과거의 네트워크의 활동을 미루어볼 때 앞으로 독립단체로서 활동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또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요?

“네트워크로 활동할 때는 청소년주거권이라는 의제를 선점한다기보다는 의제가 있으면 활동을 하나하나 쫓아가는 방식의 활동이 많았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이런 문제가 터졌어, 어떻게 대응하지? 이런 형태의 활동이었다면요. 독립단체로서는 이제는 의제를 선점하고, 활동 중에 입법활동을 하더라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만의 입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보자하는 것이 생긴 것 같고.. 올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지원하면서, 또 준비기간을 보내면서 사무국과 참여단체 모두 같이 논의하는 시간을 길게 가졌던 것 같습니다.”

“전에는 앞에서 말한 문제제기에 집중했어요. 또 주거권으로 이야기되지 않고 개별지원으로 이야기가 되기도 했는데, 네트워크로서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보게 되니까 이제는 본격적으로 단체가 된다는 것은 주거권을 말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기대가 있어요. 이러한 법제도가 이래서 문제야라고 외치는 것을 넘어서 그러면 법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게 되기도 하고요. 사무국을 마련하면서 참여단체들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요청이 생기기도 하더라구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가 단체화되는 과정에서 좀 더 집중하고 잘할 수 있는 역할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가 인큐베이팅에 선정되었다고 했을 때 주변반응은 어땠나요?

“우선, 다들 너무 좋아했고 저희나 주변 단체나 저희와 만나는 청소년분들도 ‘우리 문 안 닫는구나’라고 말했어요. 다들 안정감을 확실히 많이 표현하시면서 앞으로 우리가 3년동안 뭘하지를 더 적극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주거권 의제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느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할 때 청소년주거권이라는 의제가 작아보이고 쉽게 공감받기 어려울 것 같은 그런 의기소침함이 있기도 했거든요. 인큐베이팅에 선정되면서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주거권이 되게 필요했던 거였구나를 스스로 재확인하면서 힘을 받을 수 있었어요. 저희 내부에서도 그렇지만 외부에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기도 했죠”

😊’청소년에게 집다운 집’을 이라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의 캐치프레이즈에서 여러 궁금점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에 널리 퍼진 ‘청소년’, ‘주거’, ‘집’, ‘권리’에 대한 이미지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가 만들고 바꾸고자 하는 의제는 무엇일까요? ‘집다운 집’이라는 말 속에 집이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선 방향과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했는데요. 말씀을 좀 해주신다면요.

“한국사회에서 주거, 집 등이 왜곡된 이미지로 그려지기도 하는 것 같아서 쉽게 말씀드리기 어렵기도 하지만, 저희가 만들어내고자 하는 주거권의 방향이나 의미는 집, 주거라는 것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잖아요. 모두에게라는 것은 공공성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인데, 주거하면 공공적 권리보다는 재산권이나 소유권에 한정되어 이야기 되고 있어서 저희는 이에 대한 문제를 갖고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개인이 획득하지 못하는 위치나 환경에서 개인이 타인에게 의존한다는 것이 한국사회에서는 낙인감을 주잖아요. 청소년에게도 이런 낙인감을 주면서 개인으로서 획득할 능력이 없으니 시설이라는 공간을 만들어서 분리하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작동되어 왔어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랑인, 미혼모, 장애인 등 이런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분리와 배제를 경험해왔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사회에서부터 분리되고 배제되는 존재였던 거죠.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구요. 청소년이 분리와 배제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를 할 수 있는 관점을 가지고 있어요. “

“‘집다운 집’에는 자립에 대한 고민도 있어요. 공간만이 주어지는 것을 떠나서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이 함께 살기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자립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존엄한 삶과 자기결정권이 여기에 포함되어야 하구요. ‘집다운 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청소년분들께 물어봤을 때 자유라는 말씀을 들었거든요.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하기싫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생각할 수 있잖아요. 단순해보이지만 사실 기초가 되는 것이구요. 집 다운집이라고 이야기할 때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지원들이 더해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처음 간사님과 미팅을 하면서 걱정을 주셨듯이 주거권도 어렵고, 인권도 어렵고, 어려운 일이라는 기억이 나는데요(웃음). 청소년주거권은 여러 군데에 걸쳐있기때문에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청소년 인권단체, 주거권 단체 등 어려운만큼 함께하는 단체들이 한국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하면 한국사회에서 보호를 주로 떠올리게 되는데요. 보호같은 경우도, 보호로서의 권리보다는 통제와 관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거든요. 청소년들을 미성숙하고 부족하고 교육을 받아야하는 존재로 돌봐줘야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보호는 통제가 아닌 권리로서 그 사람이 필요한 보호가 될 수 있는 것. 이 부분은 UN 아동권리협약에도 나오기도 합니다. 집다운 집 안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보호가 의무라고 생각한다면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충분했는지,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선택권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한국사회가 보장하도록, 그 대안을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청소년 주거권’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해 영상, 출처 :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유튜브

😊공익단체로서의 앞으로 3년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올해 12월로 준비기간을 거쳤고 내년부터 본격 1년차인데요. 내년에는 어떤 활동이 펼쳐질까요?

“1년차인 내년에는 조직에 대한 체계를 갖추는 한해가 되려고 합니다. 단체로서 필요한 조직과 모금의 체계를 갖추려고 해요. 또 활동으로는 청소년주거권과 관련된 법정책과 관련해서 네트워크에서 노력해왔던 것들이 있는데 잘 정리를 해서 입법활동으로 진행해보려고 하고요. 주거3법을 구체화하는 활동, 청소년탈시설과 관련한 연구나 로드맵을 작성하는 데 힘을 쏟아보려고 해요. 그간 계속해오던 활동 중 청소년수다회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내년에도 지속할 예정이구요. 아름다운재단에 계획을 냈을 때 법제도 개선이나 활동 외에도 실질적인 주거지원에 대해서도 계획을 하고 있었거든요. 이를 만들기 위한 자원을 찾는 등의 고민도 하고 있어요.”

“올해 준비기간동안에는 연대활동을 많이 나갔어요. 청소년주거권이라는 주제는 주거권단체에서도, 청소년인권현장에서도 낯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활동가 개인으로서의 목표이기도 한데요. 재단 지원 3년이 지나면 청소년주거권이 시민, 공익단체 모두에 낯설지 않은 주제가 되도록 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1년차인 내년에도 이를 위해 연대활동이나 대외활동도 열심히할 예정입니다. 청소년주거권에 대해서 저희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해나간다는 차원에서 아무래도 활동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려면 조직체계가 갖춰져야 이슈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간 네트워크로서만 활동을 하다가 단체를 만드는 과정은 처음해보는 부분이다보니까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라는 단체를 알릴 단체 창립식에도 집중할려고 하고 있구요.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모금의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도 활동할 예정이에요.”

😊시민, 시민사회와 기부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부탁드립니다.

“한국사회에서 기부문화나 모금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이전보다 많아졌어요. 당장 도움이 필요한 지원부터 작은변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지원까지도 다양해지고 있죠.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는 한국사회에서 보이는 것을 넘어서 외면된 것을 보려고 합니다. 청소년에게도 주거권은 필요하고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활동을 펼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의 활동을 살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다 연결되어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현장에 있다보면 서로를 타자화하는 일들이 많잖아요. 이것은 너의 일이고, 이것은 나의 일이고 이런 것들이요. 청소년주거권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야 활동을 하는데 있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집다운집에서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데 ‘청소년은 왜 시설에서 살아야하지? 가정폭력이 여전한데 왜 다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지?’ 라고 사람들이 물음을 제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들은 왜 그래야하는 것이 당연했지라는 의심을 하고, 무엇이 필요할지를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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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로고 이미지로 주황색으로 사람이 캐리어를 끌고 집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두 다리 아래에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라는 단체명이 적혀있다.청소년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청소년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활동을 합니다. 주거위기를 겪는 청소년에게 시설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시설중심사회와 시설 밖에서도 청소년에게 시설화된 삶을 강요하는 사회를 바꾸는 탈시설 운동을 청소년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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