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선 문제를 다시 마주 볼 힘이 가득해지니까 ‘주말엔 숲으로’

주말엔 숲으로 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글/그림

녹색연합 김진아 팀장 추천

‘산 vs 바다’ 막상막하인 대결을 열어봅니다. 여러분은 어떤 곳에서 더 쉽게 충전되세요? 저는 생태적 삶을 추구하면서 활동하지만 제 일상이 자연을 닮아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이 거대한 문제들을 조금이라도 바꿔보겠다는 마음으로 아등바등하다 보면 쳇바퀴를 굴리는 모습이 자연보다는 오히려 도시를 빼다 닮은 것 같거든요. 그럴 때 저는 산이나 작은 숲으로 가요. 금세 경이로운 마음이 되고 문제를 다시 마주 볼 힘이 가득해져요. 자연 앞에서 미물이 되는 경험은 무한정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선물같아요. 그래서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자연에 들러보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아직 날이 추워 집콕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지치는 일상에 잠시 나가기조차 에너지가 없으신 분들은 뒹굴거리면서 이 만화를 보세요. <주말엔 숲으로> 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나면 여러분도 그들을 따라 당장 숲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거예요.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게 아니다.

 

무겁고 지난하지만 그럼에도 준최선으로 함께, ‘준최선의 롱런’

준최선의 롱런  준최선의 롱런, 문보영

서울시NPO지원센터, 채소 추천

2023년은 어떻게 살지 계획하다가 점점 해내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욕심인지, 진짜 내 욕구가 맞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습니다. 아, 이 생각 자체가 좀 무거운 것 같네요. 올해는 가볍게 살고 싶어요. 훌훌 털어버리고 산책하러 나갑니다. 후후레터에 좋은 책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세계 최고’로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어집니다. 작년에 읽었던 책, 올해 처음으로 집어든 책까지 슥슥 넘겨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꼬옥 맞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겠지요. 저는 종종거리는 마음으로 ‘준최선의 롱런’을 꺼냈습니다. 문보영 시인은 이 책에서 “준최선을 관성으로 하는 일상, 놀면서 바운스를 유지하는 가벼운 발걸음”을 이야기해요. 세상과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미 무겁고 지난합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복잡다단한 사회 안에서 목소리를 낼 거고, 연대하는 마음을 지속할 거예요. 일도 열심히 하고 재밌는 것들을 찾겠지요. 그러니 올해는 조금 더 가볍게, 준최선으로 오래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도 소중한 것들 사이를 어슬렁거려보면 좋겠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번아웃되지 않고 최선 직전에서 어슬렁거리며 간 보기. 준최선으로 비벼 보기. (…) 최선을 관성을 깨는 행위이기 때문에 관성이나 습관이 될 수 없지만, 준최선은 관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준최선이 근육에 배면 어떤 일을 해도 디폴트 값으로 준최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 대충하는 것은 아닌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이에서 묵묵하게 롱런하기. 준최선에서 한 계단만 오르면 최선이기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에 조금만 더 힘을 쓰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계단 내려와서 쉬고, 최선이 비켜난 자리에 친구나 여유, 딴 생각과 재미, 그리고 소중한 것들이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부분 발췌)

 

평범한 하루도 멋진 인생의 일부분이니까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아름다운재단, 자이언트 간사 추천

20년 전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일단 사과를 하고 싶다. 지금 나는 그때의 내가 꿈꾸는 성공을 이룬 어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로도 곁들이고 싶다. 적어도 네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스스로 좋아하는 것이 뭔지 잘 아는 사람이 된다고 말이다.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건강한 어른이 된다고 하면 위로가 될 런지.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읽으면 그 행복이란 감각이 서서히 차오른다. 작가가 언덕 위의 동네를 만나게 된 사연, 혼자서 살지만 주변 사람과 소통하며 사랑과 배려를 익혀나가는 작은 성장담을 통해 평범한 하루도 멋진 인생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매일매일을 두 눈 크게 뜨고 촘촘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새해를 맞이했다.

어째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죄다 하찮고 세상의 눈으로 보면 쓸모없는 것들뿐인 걸까. 하지만 이제 나는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촘촘한 결로 세분되는 행복의 감각들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 결국은 그런 것들이 우리를 살게 할 것이므로.

 

청년세대가 세상을 바꾸리라는 희망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네이선 로빈슨 저/안규남

희망제작소, 이미경 연구원 추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왜 사회주의자에 매혹되는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정치잡지 <커런트어페어스>를 창간한 네이선 로빈슨은 사회주의가 지난시기 무겁고 비장하며 칙칙한 정언명령이 아니라 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힙한’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똑똑하지만 가난한 세대의 좌회전은, 청년세대가 사회적 약자와 연대해 세상을 도발하는 상상력으로 불평등한 세상을 유쾌하게 전복하리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 부럽다, 미국.

문제투성이 세상을 바꿀 힘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를 향한 사회주의자들의 용감하고 끈질긴 도전에 있다.

 

실패와 패배감을 진득하게 이겨내고 있다면 ‘잘돼가? 무엇이든’

 
잘돼가? 무엇이든 잘돼가? 무엇이든, 이경미

비온뒤무지개재단, 선영 사무국장 추천

활동을 하다 보면 가끔 지칠 때가 있거든요. 애써 한 걸음 나아갔나 싶으면 세 걸음쯤 성큼 퇴보하는 것 같을 때나, 아무리 열심히 소리치고 뛰어다녀도 세상이 변하지 않는 것 같을 때, 반복되는 가짜뉴스와 오해에 해명하느라 시간을 잔뜩 쓸 때도요. 마음이 자꾸 쪼그라들어 동굴로 숨어들고 싶거나 인생이 무상해질 때 이 책을 다시 꺼내봐요. ‘나는 염치 불고하고 조금 행복한 편‘이라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실 앞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터널을 지나고 실패와 패배감을 진득하게 이겨내 온 이야기예요. 작가의 입담에 낄낄 웃다 보면 한숨 돌리고 다시 시작해보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 기분이 되어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자면, 내 건강부터 잘 챙겨야겠다는 다짐도요. ‘어쨌든, 아주 조금씩 가고 있으니까.’

끝도 안보이는 시나리오 작업, 해도해도 글은 좋아지지 않고, 내가 봐도 나는 참 모자란 사람인데 나이는 자꾸 들고, 과연 입봉은 할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니 ‘나는 무조건 건강해야만 한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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