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과 노동건강연대는 일하는 사람들이 산재보상 사각지대에서 겪는 구체적인 일들을 사회에 알리고 작은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2019년부터 ‘산재보상 사각지대 해소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22년 2월 24일에는 지난 3년 간의 사업의 성과를 정리하고, 지원 사업 이후 산재노동자의 삶과 산재보상 제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돌아보며,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과제를 생각해보는 온라인 성과보고회를 진행했습니다.

지원사업 뒷 이야기 코너

특별히 ‘지원사업 뒷 이야기’ 시간에는 산재노동자 생계비지원 심사, 콘텐츠 사업 자문, 연구사업 연구위원 등으로 활약한 안현경 노무사, 변수지 노무사와 함께 기억에 남았던 일을 키워드로 풀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변수지 노무사는 #순천, #배가 아파요, #시선집중, 안현경 노무사는 #좋아요, #마스크 대란, #레디, 컷 이라는 키워드를 선정했습니다.

변수지 노무사의 세 가지 키워드


#순천 : 2021 생계비 지원과 연구사업 대상이었던 어업노동자를 만나러 순천에 갔어요. 외부 매체와 함께 동행 취재를 가서 기획 기사가 잘 나왔지만, 지역에서 일을 하다 다치거나 병에 걸린 분들의 이야기가 보통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전달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배가 아파요 : 2021 산재노동자 지원 사업 신청자 중 어업노동자가 많았는데, 소화불량, 속 쓰림, 위염 등 소화기 질환이 있다고 한 노동자가 많았어요. 알고 봤더니 열악하고 바쁜 조업환경 때문에 식사가 불규칙적이거나 음식을 항상 빨리 먹어야 하다 보니 소화기 질환이 흔했어요. 보통 산재는 어디가 부러지거나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심각한 질병을 떠올리는데, 이런 소화기 질환이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산업재해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재의 범위를 조금 더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시선집중 : 사무실 앞을 지나가던 배달노동자 한 분이 가던 길을 멈추고 사무실 유리벽에 붙여놓은 ‘건강하게 일하고 볼일이다’ 매거진을 유심히 보고 있는 모습을 봤어요. 우리가 만든 매거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읽을거리가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변수지 노무사

안현경 노무사의 세 가지 키워드


#좋아요 : ‘연구보고서가 일하는 사람 관점에서 구체적인 증언을 토대로 한 내용이라 더욱 가치가 있었고, 정부 부처에서 산재보상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도 다들 읽어봐야 할 보고서다’, ‘연구보고서의 산재노동자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우리가 노력한 3년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스크 대란 :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던 2020년도 초반에 마스크 공장에서 작업 중 손가락 끼임 사고를 당한 분이 있었는데, 이분 같은 경우 운이 좋게 회사가 협조를 잘해주고 산재 승인이 빨리 되었지만 여전히 손가락의 후유증이 남아있고 심리적으로도 힘들어서 우울증이 왔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산재 보상 이후에도 여전히 크고 작은 어려움이 남아있고 많은 분들이 우울감을 겪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디, 컷 : 콘텐츠 제작 사업에서 영상 결과물인 ‘산재, 그후’를 본 산재노동자 한 분이 ‘공감 가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네요. 영상 잘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안현경 노무사

산재보험이 사람들이 오히려 인식하지 못할 정도가 되길 바라며

2019년, 2020년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연구사업 연구위원장과 산재노동자 생계비 지원 심사위원이었던 노동건강연대 김명희 운영위원장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산재보상 사각지대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산재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산재보험이 사회보장제도로 충분히 자리 잡아서 사람들이 오히려 인식하지 못할 정도가 되게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연구성과를 발표한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

산재보험 제도의 이용 장벽과 사각지대로 인해 일하다 다친 고통을 혼자서 부담하고 있는 노동자는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습니다. 일하다 다친 노동자들이 제도의 보호를 받아 잘 쉬고 회복해서 건강하게 일터로 회복할 수 있도록 산재보험은 더 쉬워져야 합니다. 산재보상 사각지대 해소 지원사업과 이번 결과공유회의 캐치프레이즈처럼요. “산재보험, 더 쉬워져야 더 많-이 품는다!”

산재보험, 더 쉬워져야 더 많-이 품는다

글. 안현경 노무사 ㅣ 사진. 노동건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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