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이 완연하고, 기분도 꽃처럼 살랑~ 거리는 봄입니다. 

이번 봄에는 꽃들이 참 많이 피었어요~ 봄바람에 꽃잎들도 흩날리구요~^^ 4월 9일 토요일, 봄바람을 맞이하며 아름다운재단에서 소소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름하여, 아재의 토요명화! 우리 주변에서 겪는 주거 문제에 관한 독립영화 한 편을 함께 시청하고, 이를 주제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재의 토요명화 후기] 함께 살 수 있는 우리 동네이기를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아름다운재단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재단 간사들은 아침부터 봄바람에 설레는 마음으로 흥얼흥얼하며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영화 상영을 알리는 포스터도 붙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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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러 오는 분들을 생각하며 요리조리 자리를 배치하기도 하고, 함께 먹을 팝콘도 튀겼습니다. (아침부터 탁!탁!탁! 소리와 함께 고소한 팝콘 냄새…. 행사를 준비하며 팝콘을 먹지 않고 고소한 냄새를 참아내는 것이란… 정말 고문이었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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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잘 들리나? 영상은 잘 나오나?’ 이미 체크는 했지만, 노파심에 다시 점검했습니다. (한 세 번은 점검한 것 같아요…) 행사 시작 전, ‘모두를위한극장’에서도 미리 와주셔서 함께 준비를 도와주셨어요. 이번 행사를 열기 위해서 함께 계획하고 조언해주시면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모두를위한극장’.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영상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나서 준비한 간식을 옮기는데(정말 이 팝콘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ㅜㅜ) 그렇게 팝콘에 정신이 쏠리는 그 와중에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 40분!!! 마음속으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고 외치면서 정신을 다잡고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행사가 시작되니까요~ ! (실은… 한 봉지 뜯어서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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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어보이쥬? 이렇게 행사 준비를 끝내고 나니, 한 분, 두 분, 영화제 참석을 신청해준 분들이 아름다운재단에 오셨습니다. 접수 데스크에서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치고, 준비한 간식을 받아서~ 슝! 행사장으로 이동합니다. 거의 다 오셨으므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다룬 영화를 함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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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의 토요명화에서 함께 본 영화는 “도시, 예술가, 리노베이션(다큐멘터리)”이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주거 문제, 젠트리피케이션을 이미 겼었던 미국 브루클린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상을 비춰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 아무리 재치 있는 표현, 유머가 담겨있다고 할지라도,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후, 이어서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관객과 함께 이야기 나눌 분으로 초대된 특별 손님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큰 이슈가 되었던 한남동의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 최소연 대표님과 독립영화 파티51을 제작하신 정용택 감독님이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한달음에 달려와주신 최소연 대표님께 너무도 감사드리고, 함께 오신 정용택 감독님의 열정 넘치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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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었던 한 가지의 진실은 동네 가게는 그 동네가 가진 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 즉 임대인과 그 공간을 임차한 동네가게 주인, 그리고, 그 가게를 이용하는 고객(시민)이 관계를 맺음으로써 만들어진 문화공간이라는 것이지요. 원래 있던 건물의 건물주가 바뀌고, 건물을 새로 짓는다는 이유로, 건물 내부를 리모델링을 한다는 이유로,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공간을 비워달라고 이야기합니다. 한데, 그 방식이 합리적이었다면, 이미 형성된 문화가 자연스럽게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물주의 일방적인 통보, 강제 철거 집행이 이뤄지면서 수많은 동네 가게가 사라지고, 그 가게를 기억하고 이용하던 고객,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한순간에 공간과 공간의 추억에 대해 일방적인 단절을 경험합니다. 일종의 문화 단절, 생계 단절을 고스란히 임차인과 시민들이 겪고 있는 셈이지요.

이런 아픔을 겪은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최소연 대표님은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재난을 선포합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이 아픔을 표현하셨습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글 쓰는 이들의 문자와 글들이 공존하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다져온 곳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마지막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합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의 공간이 전시장, 카페의 의미를 넘어서서 하나의 공공문화공간이 되어 예술가와 대중이 소통하는 장이 되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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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건물주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고, 급기야 강제철거에 용역까지 동원되어 예술가들의 전시물이 훼손되고,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공간을 이용하고 좋아했던 예술가와 시민들, 그리고 공간을 운영하던 임차인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진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최소연 대표님은 이런 상황을 자기 주변에 알렸고, 이에 공감한 많은 예술가, 그리고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는 공간을 사랑했던 시민들이 함께 모여 이 공간을 지키고자 마음을 모으고 노력한 결과, 최근 건물주로부터의 사과와 함께 어느 정도 서로가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소식이지만, 최소연 대표님의 얼굴에는 그동안의 힘든 여정을 말해주듯 관객과 대화하는 동안 고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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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 오셨던 분들은 최소연 대표님과 정용택 감독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자신의 동네에서 겪은 비슷한 경험들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유명한 곳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가게들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었습니다. 

서로의 속마음, 바람, 걱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생긴 (또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정해진 행사 시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행사에 오신 분들께서 너무 좋았다는 격려와 다시 이런 시간을 만들어달라는 당부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함께 사는 동네,

함께 살 수 있는 동네,

함께 모두가 살 만한 동네,

그런 동네는 어떤 동네일까요?

 

내가 바라는 한, 오랫동안 살 수 있는 동네,

개성있는 가게가 오랫동안 남아있을 수 있는 동네,

우리는 그런 동네에서 사는 걸까요?

 

오늘은, 우리들의 동네를 걸으며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아재의 토요명화] 도시,예술가,리노베이션 영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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