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 자발적 사회문화활동 지원사업’(이하 청자발)은 청소년이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꿈꾸며,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해 청소년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2018년 청자발은 8개 청소년 모둠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는 누가, 어떤 자발적 활동이나 창의적 실험을 할까요?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만나볼까요? 지난 12월 첫째 주 월요일, 안양만안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마을축제기획단소통>을 만났습니다. |
마을의 꿈을 담다
<마을축제기획단소통>은 안양공업고등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된 모둠이다. 청소년들의 안전한 놀이 공간, 이웃들과의 소통의 장으로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마을축제를 만든다. 멤버들은 청소년들이 피씨방이나 노래방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주민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마을축제를 상상했고, 작년에는 <제1회 꿈담은 마을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주민들을 자주 만나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소박한 점심을 나누며 마을의 개선점을 탐색한 <함밥프로젝트>, 미니게임을 통해 모둠 활동을 주민들에게 홍보한 <키워드풋볼링>,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제2회 꿈담은 마을축제>를 열었다. 멤버들은 이를 통해 300여명의 주민들을 만나 소통했다. 이외에도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1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을 면대면으로 만났다.
<소통>은 청자발의 지원이 종료되는 내년에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들의 마을공동체 만들기 활동을 지원하는 주민조직 <꿈담은마을지원단>을 만들고, 월 5천 원 이상 후원해주실 주민 50명을 모집한다. 현재까지 안양공고 교장선생님, 선생님, 풍선아트공방 사장님 등 12명의 주민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다.
‘소통’을 위한 소통
평소 학교 친구들이나 선생님만 만나던 멤버들은 처음으로 주민들을 만났다. 모둠 활동을 설명하거나 홍보포스터 부착을 부탁하는 것이 어색하고 뻘쭘하기만 했다. 괜히 실수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활동에 관심을 갖는 주민들을 만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홍보 다니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러면서 대인관계가 좋아졌어요. 원래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고. 제가 OT에서 발표를 되게 못했는데, 지난 6개월 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 다원
멤버들은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확대된 관계망 속에 참여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발달했다. 소통의 순수한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런 멤버들의 작은 변화는 마을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저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홍보포스터 부착을 부탁했는데 사장님이 가게에 붙이지 말고 다른 곳에 붙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하는 거니까 좀 도와달라, 가게 안이 어려우면 밖에라도 붙여달라고 설득했어요.” – 승민
“사람들이 저희가 하는 걸 좋아해 주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되게 좋았어요. 피씨방가는 것보다 이게 더 나은 것 같아요. 피씨방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대화하니까 감정을 느낄 수 없잖아요. 직접 만나서 대화하면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져요.” – 승우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
이토록 멤버들이 주민 한 명, 한 명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안양공고 학생들에 대한 주민들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다. 일부 학생들은 흡연, 소음, 쓰레기투척 등 문제로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고, 이로 인해 학교의 이미지가 나빠졌다. 학교와 마을 사이에 설치된 유리벽이 이런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학생들은 유리벽 때문에 환기와 통풍이 되지 않아 고통을 받고 있다.
“마을축제를 홍보하려고 주민들을 만났어요. 한 분이 안양공고 학생들은 다 나쁘다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모든 학생들이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렸지만, 가끔 제가 안양공고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을 만나면 무섭기도 하고, 좀 원망스럽기도 해요.” – 준형
멤버들은 용기를 내어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생각보다 많은 주민이 활동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었다. 아마도 멤버들의 진심어린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 주민들에게 이런 경험이 축적된다면 머지않아 안양공고 학생들에 대한 주민들의 오해나 편견은 사라지지 않을까, 주민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유리벽이 철거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글 | 아름다운재단 허그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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