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나누고 나아갈 날의 희망을 얻은 시간
우리가 함께한 DAY

우리가 함께한 DAY

세월호 사고가 난지 605일이 된 2015년 12월 11일, 안산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에 반가운 얼굴들이 모였다. 안산지역의 사회복지사들과 세월호 참사를 견뎌내는 이웃들이 바로 그들. ‘우리가 함께한 DAY’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은 쉽지 않았던 600일의 길, 함께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며 각자의 슬픔을 내어놓고 서로를 북돋았다. 서로의 등을 두드려준 시간 동안 우리가 얻은 것은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이었다. 

[함께보면 좋은 글]  <기억0416> 우리가 함께한 DAY : 첫번째 이야기 

걸음 셋, 작은 씨앗이 모여 희망으로

우리가 함께한 DAY

음악으로 여는 자리 – 노래와 만나는 정류장

 

밴드 ‘노래와 만나는 정류장’의 공연이 짧게 이어지고 토크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사무국장과 유가족, 연구자, 복지사가 무대에 올라 객석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 지나온 날들의 힘겨움과 함께 희망적이고 밝은 다짐의 이야기들이 오갔다. 어쩔 수없이 가족들에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에 대한 미안함,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 안산지역 사회복지사이기도 했던 유가족 유병화 어머님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우리가 함께한 DAY

우리가 함께한 DAY

우리함께와 Talk To You

 

“처음에는 복지사분들이 이런 활동하시는 걸 몰랐어요. 5월 중순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이런저런 일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로는 계속 일만 시켰죠. 도움을 요청할 데가 이분들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24시간 잠잘 때 빼고는 같이 있으니까요, 이젠 정말 가족인 것 같아요.”

혼자 걸어가는 길은 고독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었을 때 그 길은 걸어 갈만한 것이 된다. 그 손길이 여럿이 모이면 함께 만들어가는 불빛 가득한 희망의 길이 된다.

우리가 함께한 DAY

우리함께 박성현 사무국장

 

기관장들을 만나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국회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매주 만나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논의하느라 600일을 정신없이 보낸 박성현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필요 없다고 할 때 우리함께 사무실을 정리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저희 시작은 아름다운재단이 손을 내밀어 주어 가능했습니다. 인건비, 운영비, 사업비 모두 지원을 해주셔서 가능했어요. 2018년까지 6월까지 경기도 사회복지 공동모금에서 지원을 해주신다고 해서 그때까지는 운영이 가능할 것 같아요. 그 이후는 저희도 잘은 몰라요. 하지만 그 이후를 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저희가 모여 지혜를 모으면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DAY

세월호 참사 속, 이웃과 함께 선 사회복지사들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던 토크 콘서트를 마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단체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세 시간의 여정은 끝을 맺었다.

하나둘씩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나서는 사람들.

아직 아무 것도 규명된 것이 없는 현실이지만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차가운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건 모두가 ‘함께’하기에 믿을 수 있는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믿음이 모두의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우리가 함께한 DAY

‘우리함께’에 보내는 응원메시지

 

커다란 나무도, 화려한 꽃도 시작은 씨앗이었다. 씨앗은 손톱보다 작지만 그 안에 무궁한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사 38명의 작고 소중했던 마음은 슬픔과 고통을 나누고 치유와 회복을 위한 커다란 공동체가 되어 모두의 마음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믿는 ‘우리함께’라면 그 어떤 거친 길도 단단한 마음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울 때까지. 

글 이경희│ 사진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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