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8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된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이 지원 마지막해인 2021년도의 활동과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처음엔 이 말이 어찌 그리 길고 어렵던지요. 네, 2021년 사부작의 첫 번째 늬우스는 사부작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받았다는 거에요.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만 해도 11글자인데 거기에 사회적협동조합까지 붙이려니 사부작을 소개할 때마다 버벅댔어요. 그래도 말하면서 입꼬리가 귀 언저리까지 올라가지요. 그토록 고대하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사부작에 어울리는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요. 새 옷을 입은 만큼 듬직한 사부작을 기대해주세요.

 

두 번째 뉴스는 바로 올해부터 마포구 민관협치사업으로 진행된 옹호가게 프로젝트! 2020년부터 의제를 제안하고 검토하고 선정하는 기간이 길어 첫 해라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아요. 하하! 그동안 사부작에서 진행해오던 옹호가게 프로젝트를, 마포구 노인장애인과 장애인자립팀과 마포구 내의 여러 민간단체, 구민들이 함께 실행단을 꾸려 진행했어요. 특히 실행단회의에 발달장애청년이 함께해서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 좋았어요. 실행단에서 장단기 목표와 활동내용을 정하고요. 우선 발달장애인들에게 관계를 맺고 있는 단골가게를 소개받는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옹호가게 프로젝트를 쉽게 이해하도록 PPT를 만들어 안내해드리고요.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을 인터뷰할 때는 미리 가족이나 길동무에게 자주 다니는 가게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해서 보여드리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방문교육단이라고 본격적으로 옹호가게를 찾아가는 활동도 장애인 당사자가 함께 했어요. 활동비를 받아 들고는 난생 처음 돈을 벌어본다며 사부작 활동가에게 밥을 사준 분도 있었지요. 자신의 권익활동이 발달장애인의 노동으로 인정받아 기뻐요. 이런 활동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민관협치로 사업을 하니 가장 좋은 점은 역시, 예산지원 덕에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다는 것. 발달장애인에게 다양한 메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사진을 넣고, 시각장애인도 읽을 수 있게 점자를 넣은 차별 없는 메뉴판을 만들었어요! 주인장들도 어찌나 좋아하시던지요. 내년에는 옹호가게 위치와 상세정보를 알 수 있도록 맵핑도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옹호가게 프로젝트로 좋은 분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단골 발달장애인이 가게 문에 들어오면 국부터 떠놓는다는 식당이 인상에 남아요. 뜨거운 것을 그냥 드시지 않게요. 머리를 깎기 힘들어하는 발달장애인 청소년이 오면 늘 앉던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다른 손님께 양해를 구하는 미용실도 있고요.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이런 분들이 더 많다고 믿어요.

 

피아노님과 옹호가게 정진한의원 원장님이 옹호가게 앞에서 같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방문교육단 활동 중인 피아노와 옹호가게 정진한의원 원장님 🙂 | 제공 :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세 번째 뉴스는 ‘발달장애와마을포럼’ 개최! 사부작이 그동안 진행해오던 ‘온동네공부회오리’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지요. 각 지역에서 발달장애인의 마을살이를 고민하는 단체나 기관들이 서로 사례와 고민을 나누는 자리인데요. 올해 주제는 ‘교육’으로 잡아 ‘모두의 학교, 모두의 마을’이라는 제목을 붙여 진행했어요. 장애비장애 통합교육을 어린이집부터 성인기까지 두루 살펴보도록 5회기로 기획을 했고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사부작 이야기도 한 꼭지 넣어서 ‘사부작 4년, 마을에 어떤 변화가 있나?’를 발표했고 이날은 이야기손님으로 장혜영 의원이 오셔서 정책 이야기까지 할 수 있었어요.

맨 마지막 날 성미산 마을의 통합교육을 하는 기관들 (어린이집, 학교, 방과후, 성미산공방, 사부작)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것도 참 좋았어요. 포럼에서 제안된 마을교사모임과 워크숍도 곧장 이어서 진행했어요. ‘장애 관련 언어 돌아보기 – 우리가 선택한 언어’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열어 장애에 대한 관점과 우리 안에 있는 차별의 말들을 찾아보았어요. 그 결과물을 카드뉴스를 만들어 알리기도 했고요. 올해 포럼에서 사부작청년들이 포스터의 그림을 그려주었는데 2022년 두 번째 발달장애와마을포럼에서는 기획부터 함께 해보자 했어요. 가을 즈음 사부작이 여는 포럼,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 ‘2021 발달장애와 마을포럼’ 이야기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 듀이가 다녀온 ‘2021 발달장애와 마을 포럼’ 이야기를 전해요!

다음은 사부작의 새로운 얼굴 소식이에요. 냐옹이라는 청년이 순천에서 서울에 혼자 와서 살고 있는데 사부작과 연결이 되었어요. 그림을 좋아하는 청년이라 자연스럽게 그림 동아리인 모던양파에 합류했고요. 요새는 거의 날마다 사부작에 와서 그림을 그립니다. 처음에는 그림말고는 아무것도 안 한다더니 길동무연결 활동인 케이크 배달이나 종이팩 수거 활동 등도 같이 하고 있어요. 자립해 사는 발달장애청년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기획하며 사부작의 역할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사부작의 활동가 꽃다지가 합류했어요. 꽃다지는 성미산학교 교사와 마을활동가로 오래 활동해온 터라 처음부터 손발이 척척 맞았지요. 사무도 많고 섬세하게 신경 쓸 일도 많은 사부작의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아 든든합니다.

2021 발달장애와 마을포럼 포스터, 사부작청년 차니님이 그린 나무와 집, 꽃 등의 일러스트와 함께 포럼 섹션이 소개되어있다.

하트 그림의 대가, 사부작청년 차니의 그림으로 만든 포스터

벽에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고 앞에는 사부작 활동가들과 청년들이 사슴뿔 모양의 머리띠를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모던양파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 가운데 있는 청년이 냐옹이. 왼쪽 끝에는 사부작에 새로 합류한 꽃다지 | 제공 :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마지막 뉴스는 바로 올해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 끝났다는 거예요. 3년 동안 사부작이 기반을 다지고 상상했던 일을 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아름다운재단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씨만 뿌려놓았던 사부작이 싹을 틔우고 작은 나무로 자랐어요. 자립을 위한 준비가 온전히 된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그랬든 사부작은 또 길을 내어 나아갈 겁니다. 사부작이 어떤 멋진 나무가 될지 함께 지켜보고 응원해주세요.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청년의 마을살이를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발달장애청년들이 지역에서 놀고 배우고 기여하는 활동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길동무를 연결하고, 이웃들과 함께 사부작사부작 무경계 세상을 만드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1동1사부작’을 위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사회적 협동조합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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