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활동가 안전망 지원사업>은 청년활동가가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안전망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공익활동 연차에 따라 지원대상과 내용을 구분하여 두 개의 사업(첫돌기금지원사업, 기초안전망지원사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첫돌기금 지원사업’은 공익활동 경력 1년 미만 청년 활동가에게 저축횟수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기금을 매칭하여 공익활동 첫 돌을 축하하고, 앞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 안전망을 지원합니다. ‘기초안전망 지원사업’에서는 공익활동 경력 3년 미만 청년 활동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금을 지원합니다.  또 활동에 있어 꼭 필요한 선배, 동료 활동가와의 사회적 관계망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했습니다. 지원사업을 마무리하며, 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로 청년활동가에게 안전망을 마련한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이제 막 공익활동 첫 돌을 맞이한 최민욱, 주지은 활동가를 만나봅니다.

※ 본 지원사업은 아름다운재단과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최민욱 활동가는 청소년기에 이미 ‘활동가의 투쟁과 고난의 삶’에 대해 알아버려 절대 활동가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생활예술로 아이리쉬 댄스를 배우면서 전통 무용과 민속무용 아카이빙을 준비하는 중 알게 된 대표의 제안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청연 설립에 합류했다. 조직 생활과 활동가로서의 실무 경험도 없었지만 코로나19로 계획했던 일을 작업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고, ‘이 일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주지은 활동가는 졸업 후 ‘나도 취준생의 길로 가는구나’하던 찰나에 우연히 찾았던 사회적 경제 박람회에서 지금의 회사를 알게 되었다. 사회적social에 대한 이해도, 경험도 전무했다. 회사의 가치관과 회복 탄력성에 꽂혀 지원해 본 회사에 덜컥 합격해버리는 바람에 직장인이 되고 직업인으로 공익활동가의 길을 걷고 있다.

활동 분야와 지역은 다르지만 스스로 공익활동가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누군가에게 활동가로 호명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지 두 달 남짓 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을 만났다.

왼쪽에 주지은활동가, 오른쪽에 최민욱 활동가가 앉아있다. 두명 모두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아무튼, 공익활동가’로 무사히 첫돌을 맞이한 두 분, 모두 축하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최민욱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밀접한 댄서들을 위한 권익 활동을 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청연에서 활동하는 최민욱입니다. 설립부터 함께 해 단체 활동기획과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지은 대구, 경북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합니다. 기획 프로그램, 교육컨설팅, 출판도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에게 회복 탄력성을 찾아주는 회사입니다. 저는 2022년 3월에 입사해서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어요. 기획과 현장 운영, 회계업무도 조금씩 하고 있어요.

첫돌기금 지원은 두 분처럼 갓 공익활동을 시작한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는데요, 두 분은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요?

주지은 같이 일하는 동료 분이 ‘이런 게 있는데 한번 해볼래?’ 제안해주셨는데 10만 원씩 넣으면 100만 원이 만들어지는 이 적금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바로 신청했어요. 첫돌기금 통장 이름은 ‘아이패드’입니다. 적금을 넣으면서 필요가 생겼어요. 인터뷰를 많이 하는 회사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회의록도 정리하고, 태블릿이 갖고 싶어서 그걸 통장 이름으로 정했어요.

최민욱 벤치마킹할 사업들이 있어서 동행을 계속 체크하고 있었어요. 동행을 미행했죠(웃음). 수줍음이 많아서 처음 관계 맺는 걸 못 해요. 동행 사업에 참여하면 언젠가 동행에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지원했어요. 이 사업을 어떻게 운영할지도 궁금했고요.
첫돌기금 통장 이름은’ 식기 세척기’였습니다. 제가 일주일에 설거지하는 시간을 최저시급으로 환산해보니 식기세척기를 1년 할부로 사고,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식기세척기를 사려고 했어요.

7개월 동안 10만원씩 저축한다는 것,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요? 계획대로 아이패드와 식기세척기 구입했는지 궁금해요.

최민욱 포기는 절대 안 할 생각이었지만 고양이가 아파서 갑자기 큰 지출이 생겨서 마지막 두 달이 좀 비었던 것 같아요. 그즈음에 3만 원 이상은 무이자 할부로 돌리기 시작했죠. 저도 아직 쓰지는 않았어요. 10만 원씩이었지만 적금을 타본 게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이 경험이 새롭기도 하고 소중했던 것 같아요. 이 100만 원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지은 딱 받았는데 쓸 엄두가 갑자기 안 났어요. 태블릿을 찾아보긴 했거든요. 아직 모르겠어요.

공익활동 1주년 나에게 주고싶은 선물을 적은 포스트잇이 붙어있고, 앞에는 첫돌기금 적금통장을 들고 있는 손이 보인다.

사진제공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첫돌기금 약정식부터 포도알처럼 알찬 미션 수행, 그리고 결과공유회까지. 활동 지역과 분야는 다르지만 25명의 청년 공익활동가들이 함께 했어요. 첫돌기금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친구들, 동료들이 생겼죠?

최민욱 저는 선배가 없고 사수가 없고 그리고 동료도 전혀 없었거든요. 활동하면서 생기는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좀 느슨한 피어들이 너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 관계가 소중하다 생각해요. 오리엔테이션에서 서로 어떤 조직에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야기 들은 것도 되게 좋았어요. 다들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특히 결과공유회에서 많이 응원을 받았어요. 이탈이 많은 이 영역에서 ‘이 분들이 1년 넘게 잘 활동하고 있구나’라는 걸 본 것만으로도 되게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 조직의 존폐를 걱정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잘 버티셨구나, 아직 잘 살아 남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우리가 전국에 흩어져 있어 만나는 게 어렵고, 필수가 되면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지만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이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주지은 저도 제일 좋았던 게 네트워킹이었거든요. 연차가 낮고 활동지역이 대구여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약정식 때 어쩌다 보니 저희 조에 앉은 분들이 모두 같은 나이였어요. 부산에서 오셨고 서울에서 오셨는데 이야기를 나누니까 뭔가 신기했어요. 나 혼자 활동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은. 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그런데 한 번의 만남은 저도 조금 아쉬웠어요. 대구에서 여행 겸 서울로 올 수 있었는데 중간 중간 한 번씩 만났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어요. 결과공유회가 그래서 좋았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큰 홀에 청년활동가 30여명이 앞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청년공익활동가들에게 첫돌기금 지원이 필요할까요? 주변 동료나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최민욱 당연히 추천하죠. ‘안하면 손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저는 조직을 경영하는 입장에 가깝잖아요. 그래서 직원들의 생각이 되게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탈하지 않을까, 어떤 부분을 가장 힘들어할까, 개선하고 싶어 할까 궁금해요. 지금은 직원이 한 명이지만 계속 늘어나야 되니까 고민을 많이 해요. 지금은 서울시 생활임금도 못 채워주고 있거든요. 어떻게든 경제적 기초안전망은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계속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이런저런 프로그램이 나오면 열심히 전송해 주고 있습니다.

주지은 저는 100만 원도 좋지만 다른 활동가를 만날 수 있다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주변에 활동가가 없다 보니까 그냥 일하는 느낌이었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진짜 많다는 걸 알게 되니까 확실히 좀 트이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게 되게 좋았거든요. 아주 친한 사이가 되는 건 아니어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어요.

활동가로서의 1년 동안 지지나 응원이 필요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주지은 저는 일할 땐 일에 꽂히는 스타일이라 주변을 잘 안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조직의 구조가 변화하고 커지면서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나 생각도 들었어요. 동료로서 뭔가 고민을 나누려는 시도라든지요. 그래서 응원과 더불어, 조직 자체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최민욱 성향상 누군가의 응원을 원한 적은 없었어요. 내가 이룬 성취가 더 중요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지원한 사업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이게 나에게 최고의 응원이에요. 하지만 되지 않는다고 해도 내년까지는 익스큐즈해주자라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제가 조직의 대표는 아니지만 소중한 나의 3년 동안 우리 조직이 어떠한 일도 이루어내지 못하면 제 커리어에도 큰 공백이 생기는 거잖아요.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이 되게 만들어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얘기를 나눠보니 1년 차 활동가들에게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건 네트워크 같아요. 내년 첫돌 기금 사업에 제안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주지은 가볍게 한 달에 한번이라도 네트워킹 데이를 만들어서 사업적인 얘기가 아니라 진짜 개인적인 고민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딱 그것만을 위한. 그리고 저는 강사를 섭외할 일이 되게 많거든요. 서울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알기에는 제 네트워크가 너무 작아요. 그런 것도 공유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어요.

최민욱 저도 딱 이거예요. 작은 조직, 갓 시작은 조직, 그리고 저연차 활동가들에게 꼭 필요해요. 예를 들어 다른 지역에 궁금한 게 있는데 관계망이 있으면 그냥 전화해서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근데 저희는 전화해서 물어볼 사람들이 전혀 없죠. 인터넷 밖에 없어요. 인터넷의 한계도 있고 콜드메일을 보냈을 때는 답장의 질도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일단은 아는 얼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한 다리를 건너서라도. 예를 들어 그 지역에 아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제가 관심 있는 조직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잖아요. 정말 절실해요. 우리에겐. 그리고 경험이 없다 보니까 정말 질문하기도 민망한 것들이 많아요. 이거 나만 모르는 건가 싶은. 너무 기초적인 것 같고, 내가 이걸 물어보면 너 활동 제대로 하는 거 맞아? 혼날 것 같은 질문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 선배와의 만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사수나 멘토가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분들에게 물어보지 못하는 것도 분명히 있잖아요. 어쩌면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조직, 안전한 관계의 의미로 선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민욱 활동가가 오른쪽을 향해 밝은 웃음을 보이고 있다.

지금부터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겠죠. 다른 기관을 탐방하거나 인터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두 분에게 서로에게 궁금한 것 한 가지씩 질문할 시간을 드릴게요.

주지은 민욱 님은 1년 동안 혼자 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장단점이 궁금해요. 그리고 일하다보면 처음 보는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때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최민욱 지금 활동 이전에 조직 생활을 해본 게 군대밖에 없어요. 그래서 ‘혼자 일하는 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장점은 전혀 눈치를 볼 게 없죠. 출퇴근도 자유롭고. 장점이자 단점이죠. 단점은 이야기할 사람이 전혀 없는 거죠. 지금은 직원이 생겨 같이 일을 하는데 혼자 있을 때 일이 잘 되긴 하거든요. 그래도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 같이 고민해보고 이야기할 사람이 생겼다는 게 좋아요. 저는 처음 보는 일이 있을 수도 있어가 아니라 모든 일이 처음이었는데요, 완전 맨땅에 헤딩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조문, 정책, 조례 읽는데 몇 달을 보냈어요. 너무 아는 게 없으니까 인터넷 찾아보고 했던 것 같아요. 관련된 조직이나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혼자 끙끙 앓고 그랬죠. 주변에 사회적 협동조합을 잘 아는 분이 없고, 건너 건너 물어도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해 주는 분들도 있어서 결국은 내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 절대 다른 사람 믿지 말자는 게 굉장히 커졌어요.

지은님은 최근에 활동가라는 자각이 생겼다고 했잖아요. 앞으로도 활동을 계속하실지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지 않은지 궁금해요.

주지은 우선, 활동은 여기에서 계속할 것 같고요. 개인 역량을 좀 키우고 싶어서 공부도 좀 해보고 활동했던 것도 좀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비영리 조직은 영리가 아닌 조직인가 정도의 생각만 있다가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라서 좀 자세히 공부해보려고요. 공스타그램처럼 활동을 기록하는 활동가스타그램을 만들어서 해보려고 생각도 하고 있어요.

주지은활동가가 오른쪽 위쪽을 향해 보며 옅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목적을 갖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두 분,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감사와 응원의 한 마디씩 부탁합니다.

최민욱 지은님이 대구·경북지역에 사회적 조직들이 별로 없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오히려 기회이고, 성장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다. 그러니까 파이팅하시라. 얘기해주고 싶어요.

주지은 민욱님과 얘기 나누면서 생각과 일하는 방식이 저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따뜻하고 열정적인 분들과 일하고 있어서 내가 너무 차가운 사람같다는 느낌을 가끔 받아요. 너무 냉철하게 일만 하나 생각도 했는데 그게 틀린 건 아니고 일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에 뭔가 위로 아닌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은강님이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저희는 알잖아요. 정말 촘촘하게 신경 쓰고 챙겨주시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돼주셔서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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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담당자의 한마디
유은강 2022년 7월부터 동행에서 일했으니까 저도 이제 1년 1개월이 되었어요. 그래서 첫돌 기금 지원은 저에게도 의미가 커요. 처음이어서 서툰 부분도 있고 미처 챙기지 못하고 놓친 부분도 있었는데 다음에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잘하고 싶어요. 곳곳에서 촘촘하게 자기 역할들을 해내고 있는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나는 동행에서 내 일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영감도 많이 받고 위로도 받고 힘도 얻고, 저의 활동가로서의 1년을 응원 받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첫돌이라고 쓰인 백설기 떡이 책상 가운데 쌓여있다.

사진제공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글&인터뷰 이경원 / 사진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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