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름다운재단에서 소개한 <집에 가고싶다> 소책자 기억하시나요??
아름다운재단 주거지원캠페인 <집에 가고싶다>의 목적으로 제작된 이 책은
집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곳이며, 모두에게 그런 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 덕분에 준비한 수량이 조기에 소진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많은 분이 궁금해하던
<집에 가고싶다> 소책자를 만든 일러스트의 주인공
“임진아 작가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은 생각들을 종이에 옮기며 작은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작업은 22살 첫 직장에 들어가 문구제품을 만들며 시작하게 되었어요. 딱히 입시 미술을 하진 않았지만 낙서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 낙서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일러스트처럼 좁혀진 것 같아요. 생각나거나 생각한 것들을 꾸준히 기록하기에 딱 맞는 직업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간략한 그림으로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Q2. 작가님은 일상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시는 것 같아요. 그림체도 참 따뜻하고요. 작품을 만들 때 작업의 방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나요?
온전히 ‘나’라는 사람으로 출발해서 이야기를 시작해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도 그 사람의 이야기로 들릴 거라고 가정해요. 일단 작업할 때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가정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우울하거나 외롭더라도 작업하는 내내 위로받거나 위안이 되는 기분을 받아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혼자 놓였을 때의 속마음이나 혼잣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Q3. <집에 가고싶다> 캠페인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혹시 참여하기 전에 고민하는 부분도 있었나요?
아무래도 제 책을 좋게 봐주시고 그 책에서 출발한 새로운 캠페인이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무척 감사하고 또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집에 가고 싶다’라는 제목부터가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회사 생활할 때는 출근하는 아침 현관문 앞에서 늘 ‘아, 집인데 집에 가고 싶다. 나는 지금 집인데 왜 집에 계속 있지 못할까’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무엇보다 ‘캠페인’이라는 성격을 띤 책이기 때문에 좋았어요. 전에 만든 <도시 건강 도감>이나 <현명한 사람>은 제가 생각하는 어떤 방향을 다른 사람들도 보고 공감하고 실천해주길 바라고 만들었거든요. ‘집에 가고 싶다’ 캠페인도 같은 맥락으로 접근했던 것 같아요.
Q4. 이번 소책자 작업을 하면서 가장 재밌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알고 싶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간사님들과 이야기가 잘 통해서 회의하는 날이면 늘 즐거웠던 것 같아요. 시답잖은 제 이야기도 잘 받아주시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왔어요. 정말 ‘집에 가고 싶다’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 책을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 일이라도 괴롭지 않고 즐거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 작업은 제가 회사를 관두고 처음으로 한 일이기도 해서 저에겐 잘 치러야 하는 중요한 일이었는데… 그 시작이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회의 날이면 오히려 설렜던 기억이 나요.
Q5. 캠페인 작업을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또는 아쉬운점)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배포용 소책자이다 보니 제작 사양을 높일 수 없었다는 게 아쉽지만, 책을 받았을 때 생각보다 그 느낌이 괜찮아서 다행이었어요.
Q6. 집에서 하는 여러 활동을 그림으로 담았는데 작가님의 실제 경험인가요? 주로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에게 집이란 무엇인가요?
거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그림을 많이 넣은 것 같은데… 실제로도 무척이나 그러해요. 저한테 집은 온전히 쉬는 공간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집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는데 지금은 거의 침대 안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밖에서 피곤한 일을 하면 ‘어서 빨리 침대로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요. 저에게 집이란 건 침대이기도 한가 봐요.
Q7. 요즘 우리 사회의 주거문제가 심각합니다. 작가님은 주거 문제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주거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난 몇 년 동안 독립을 하거나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거의 일상적으로 집을 알아봤어요. 종종 연락도 취해보고 집도 보러 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제 현실에 대한 상처였던 것 같아요. 왜 나는 돈이 이것밖에 없을까, 이 정도 보증금에 왜 이 정도 월세를 내야할까, 나는 왜 그게 어려울까, 하는 생각만이 돌아왔어요.
한 번은 아주 마음에 드는 작업실 겸 주거 공간이 나와서 빨리 연락을 취해서 퇴근하고 보러 가기로 했는데, 퇴근하기 직전에 다시 연락이 와서 보니 보증금이 두 배나 올라갔다고 하더라구요. 사람들이 몰려서 건물주가 보증금을 반나절 만에 올린건데… 저에겐 그 돈이 없어서 차마 보러 가지도 못하고 그냥 터덜터덜 집에 갔던 적이 있어요.
부모님과 함께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면서 한 10번 이상 이사를 했어요. 가장 좋아했던 집을 떠났을 땐 어린 마음에 상처가 컸었어요. 마치 하니처럼 나중에 그 집에 가보기도 했고요. 이 세상에서(한국에서) 원하는 집에 산다는 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된 것만 같아요.
Q8. 소책자가 거의 다 배포되었습니다. 소책자를 통해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 어떤 부분을 전해졌으면 하시나요?
모두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은 하루에 한 번씩은 꼭 할 것 같아요. 그 집이 정말 가고 싶은 집인지… 그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주거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소책자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Q9. 아름다운재단에 대해 어떻게 알고 계셨나요? 아름다운재단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름다운재단은 정말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함께 하게 되어서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어쩌면 딱딱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했어요. ‘그걸 염두에 두고 저에게 일을 의뢰하셨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어요. 지금의 사회 문제들은 모두 알고는 있지만, 모두 자기 일이 아니면 외면하려고 해요. 아름다운재단의 이런 부드러운 캠페인의 시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느꼈습니다. 저 또한 앞으로 아름다운재단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일 것 같아요.
Q10.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삶의 모토가 있다면?
삶에 이기고 지는 건 없겠지만, 즐거운 게 이기는 거로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인터뷰를 마치며_
‘이 세상에서(우리 사회에서) 원하는 집에 산다는 건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된 것만 같다’는 작가님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또한, 누구보다 <집에 가고싶다> 캠페인에 공감하며 함께 해주었다는 마음을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겨울, 아름다운재단의 제안에 선뜻 함께 참여 해주셨던 임진아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도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시나요? 이 소책자는 <집에 가고싶다> 캠페인을 알려줄 시민 여러분을 통해서, 또한 독립출판 서점과 희망가게 등에 전시되어 더 많은 분에게 집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집은 어떤 곳인가요? 아름다운재단은 그런 집에 가고 싶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주거지원캠페인 <집에 가고싶다>란?
아름다운재단은 우리 모두가 따뜻하고 안락한 집에 갈 수 있도록 주거지원캠페인 <집에 가고싶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주거기금은 주거불평들을 해소하고, 우리사회의 주거 문제를 변화시키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지원하는데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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