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손자영 캠페이너의 팟캐스트 <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에서는 다양한 자립준비청년들의 삶과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코너 ‘신선하고 자연스러운 우리들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01화에서는 누구보다 꿈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열여덟 어른 캠페이너로 활동한 진명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2021년 열여덟 어른 캠페인 프로젝트로 발매한 ‘토이스토리’ 이후 2년 만에 싱글 ‘Thank you!’를 발매와 함께 팟캐스트에 찾아준 아티스트 이진명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신선: 안녕하세요. 열여덟이 되면 보육원을 떠나 어른이 되어야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의 신선, 손자영입니다. 101화에서 이야기를 나눌 분은 자신의 길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걸어 나가고 있는 자립준비청년 이진명 님입니다.

진명: 안녕하세요. 저는 4년차 자립준비청년, 아티스트 이진명입니다.

신선: 방금 오프닝에서 잠깐 들려드린 곡은 ‘토이스토리’라는 곡인데요. 진명 님이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 당사자 프로젝트로 본인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곡입니다. 팟캐스트 46화에 출연해 본인의 이야기를 나눠주셨는데요.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을 것 같고, 또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해서 오늘 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팟캐스트 ‘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 101화 게스트, 자립준비청년 이진명

자영: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요.

진명: 2021년 9월 ‘토이스토리’ 음원을 발매하고, 한 달 후에 군입대를 했어요. 그리고 올해 4월에 군대 전역을 해서 일하면서 계속 음악 작업 준비를 했고 11월 21일 음원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선: 군대도 다녀오고, 새로운 음원도 나오고 2년 사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지난 팟캐스트에 나왔을 때는 ‘토이스토리’ 앨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나누지 못한 비하인드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진명: ‘토이스토리’ 발매를 하고 나서 바로 군입대를 해서, 더 다양한 활동을 더 할 수 없었다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군대 복무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항상 만나면 제가 만든 음악 ‘토이스토리’를 홍보했어요. 아름다운재단과 <열여덟 어른> 캠페인으로 활동을 했고,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음악이라고요. 이런 커리어를 만들어준 아름다운재단에 너무 감사했던 것 같아요. 음악은 혼자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은 혼자 할 수 없다는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서요.

열여덟 어른 캠페인 이진명 프로젝트 ‘토이스토리’ 앨범 커버

https://youtu.be/dKMIllq5YaM?si=HeymbDWsmE5tJ90m

자영: ‘토이스토리’ 홍보를 열심히 하셨는데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진명: 뮤직비디오를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뮤직비디오에서 ‘밧줄이 무슨 의미야?’는 질문도 많았고요. 토이스토리라는 컨셉을 가지고 뮤직비디오를 찍었지만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거든요. 정확하게 어떤 정답을 보여주기보다는 무언가를 쫓고 있는 느낌이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잘 봤다. 이 장치 의미는 뭐야?’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신선: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은 반응이 있나요?

진명: 군대라는 조직이 부모님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해요. 훈련소에서 5분 통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요. 다른 훈련생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통화도 하고 편지도 하는데, 저는 통화할 곳도 없고 편지도 안 오는 거예요. 그리고 어느 날은 생일을 맞은 훈련생을 위해 그 친구를 방송실로 불러서 어머니와 통화하게 해주는 게 방송으로 나오더라고요. 어머니가 ‘자랑스러운 아들, 생일 축하해’하면서 다 같이 생일 축하해주고, 김진호의 ‘가족사진’ 노래가 나오는 데 그걸 듣는 순간 좀 괴로웠어요. 

훈련소에서 정신 상담에 대한 글을 쓰고, 상담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보육원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적었는데 상담사가 저를 불러서 ‘군 적금도 2개 만든 걸로 아는데, 잘 복무해라. 그리고 너 자신을 제일 소중하게 여겨!’라고 말씀 해주시더라고요. 그때 정말로 감사했어요. 그리고 훈련소 마지막 날, 모두 불 끄고 누워 있는데 제 음악 ‘토이스토리’가 나오더라고요. 상담해주셨던 간부님이 방송으로 아름다운재단과 음악을 만들었고, 수익금은 모두 기부된다면서 ‘토이스토리’를 소개해주시더라고요. 같은 방 훈련소 친구들은 후렴이 약간 빈지노 느낌 난다면서 좋아해주고, 나중에 제 뮤직비디오를 보고 ‘성공할 거야’ ‘멋있다’얘기해주었어요. 조금 슬픈 순간들도 있었지만 좋은 에너지를 받은 순간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신선: 유튜브 열여덟 어른TV에 ‘토이스토리’ 뮤직비디오가 올라와 있는데 너무 좋은 댓글이 있더라고요.

코드 진행도 매끄럽고 음색도 좋네요. 잔잔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곡이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 기대할게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이렇게 응원을 해주면서 다음 음악도 기대해 준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자영: 진명 님과 인스타그램 친구인데 낮에는 군복무하고, 밤에는 계속 음악 작업하는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군복무 하면서 밤에 음악 작업을 하는 게 힘들지 않았는지도 궁금해요.

진명: 한편으로 저는 많이 감사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원래는 현역 육군 부대에서 생활해야 하는 군인이었는데, 상근 군인은 소수의 인원만 뽑는 거거든요. 근데 제가 그 인원에 든 거예요. 감사했고, 시설 퇴소를 하고 군입대 전까지 치열하게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왔거든요. 열심히 돈을 모으면서 음악 작업도 하고, 토이스토리도 만들면서 이런 생활에 조금 지쳤던 시기였어요. 군 생활을 하면서 월급은 좀 적겠지만, 내려놓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군복무 중에는 남는 시간에 음악 공부를 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책도 열심히 읽고 그림도 그렸던 것 같아요.

열여덟 어른 진명의 새로운 음악 이야기 ‘Thank you!’

신선: 진명 님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고 말씀드렸는데, 바로 신곡 앨범 발매 소식입니다. 11월 21일 정식으로 음원이 발매된다고 들었어요. 팟캐스트가 올라갔을 때는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신곡을 들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제목이 뭔가요?

진명: 제목은 ‘Thank you!’입니다.

자영: 이전 곡 ‘토이스토리’는 보육원에 입소한 진명 님이 이방인 같다고 느꼈던 감정에 대해 다뤘잖아요. 그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Thank you!’ 곡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해요.

진명: ‘토이스토리’는 보육원에 입소하고 난 후부터 입소해서 시설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고 가족이 되면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 그리고 퇴소하고 나서의 뭔가 보였던 저의 환경의 이야기를 뭔가 함축해서 만들었던 곡이거든요. 4분 안에 여러 이야기를 담았던 곡이라 메시지가 다양하게 했기 때문에 사실 어려운 곡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번 ‘Thank you!’에서는 제가 이방인으로서 처음 보육원에 왔을 때를 그린 나를 회상하는 곡입니다.

자영: 작년 미디어 캐릭터 시상식 행사 때 멜로디를 들었는데 이렇게 진명 님이 가사를 쓰고 멜로디 위에 얹어서 들으니 새롭게 느껴지고 가사가 너무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후렴은 흥얼거리게 되는 마법, 정말 힙한 느낌의 멜로디더라고요.

진명: ‘Thank you!’에서 갑자기 영어가 나오고 이런 부분이 대중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고민도 많았어요. 제가 듣기에는 제가 음악을 만들어서 그런지 너무 좋은 거예요. 이렇게 좋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선: 인트로가 너무 좋고, Thank you 부분은 성스러운 느낌도 나는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에 목사님도 나오고, 성당에서 촬영 했잖아요. 이런 요소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진명: 처음 시설에 왔을 때 그 이미지를 비트와 가사로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브라스, 박수 소리 추가하고 가사도 그렇게 쓰고요.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라서 최대한 쉽게 접근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곡을 다 만들고 나서도 어려울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뮤직비디오는 성당을 빌려서 목사님도 섭외하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아 안무도 짜면서 이 곡의 메시지를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대중성을 조금 더 신경 쓰고자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정책, 미디어에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더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좋지만 저는 시설 안에서 저희가 어떻게 생활했고 성장했는지 그런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도 보거든요. 제가 그런 노력을 하고 싶었어요. 

신선: 저와 자영 님이 자란 것처럼 대부분 종교 기반의 양육시설들이 많잖아요. 종교 시설에서 운영을 하다 보니 진명 님이 처음 보육원에 들어갔을 때도 그런 상황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진명 님이 디테일 장인이에요. 혹시 이번 곡에서도 유의해서 듣거나 혹은 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진명: ‘Thank you!’ 앨범 커버도 제가 그렸어요. 곡 작업, 비트, 안무 모두 제가 직접 다 했어요. 앨범 커버가 제가 살았던 시설 앞에서 캐리어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문 반대편에 고양이가 있어요. ‘집을 떠나서 보육원에 왔다. 퇴소할 때 정장을 사주셨고, 나는 되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 나는 그 정장을 입고 다시 그 날을 떠올린다’ 라고 앨범 소개에 적혀 있어요. 앨범 컨셉이 고양이랑 대화하는 컨셉이에요.  ‘Thank you!’에는 고양이가 들어가 있지는 않아요. 이 곡은 제 앨범의 선공개 곡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야기를 암시하는 곡이에요. 그래서 그 고양이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궁금해하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곡에는 고양이에 대한 서사가 나올 거거든요.

진명 님이 직접 그린 ‘Thank you!’ 앨범 커버

자영: 뮤직비디오도 직접 제작하셨잖아요. 듣기로는 100% 본인 사비로 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직접 만들고, 그 돈을 투자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에 대해 들려주세요.

진명: 원래 뮤직비디오 총 예산을 700만 원 정도 잡았어요. 촬영장으로 성당을 섭외했는데, 감독님이 제안해 준 촬영장이 예상보다 대관비가 너무 비싼 거예요. 종일 빌려 놓고 찍으면 좋은데, 시간당 대관비가 너무 비싸서 진짜 밥도 못 먹고 완전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했어요. 예상보다 뮤직비디오 총 예산이 커지긴 했지만 그만큼 가치 있다고 느껴요. 제가 아무런 경험이 없이 처음 시작했으면, 작업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을 거예요. 지금까지 감사한 일들도 많았고, 이번에는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해보고자 결정했고, 돈을 떠나 이 일이 가치 있다고 느꼈어요. 저희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야기라는 동기 때문에 정말로 금액 상관없이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자영: 앨범을 준비하면서 주변에 많이 알리셨는데 반응이 어땠어요?

진명: 음원을 미리 들려드린 분들은 모두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에요. 그분들에게 ‘나 이렇게 성장했어, 이렇게 혼자 해냈어’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많은 칭찬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허진이 캠페이너의 ‘진명아, 너 제법 근사해졌어!’라는 말이었어요. ‘멋지다, 정말 잘 찍었다’는 말이 아니라 ‘제법 근사해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감동적이더라고요. 

자영: 뭔가 한번에 에너지를 쏟아내는 음악 작업이 끝내고 곧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요. 혹시 번아웃이 오거나 할 때 어떻게 하나요?

진명: 번아웃은 항상 찾아오는 것 같아요. 어떤 직업이든 번아웃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제가 좋아하는 가수 크러쉬 인터뷰를 봤는데, 앨범을 다 만들고 나서 번아웃이 와 과거에 자신의 인터뷰 영상을 보더라고요. 미래의 자신에게 ‘넌 잘하고 있어. 멋있어’라고 말하는 과거 영상을 크러쉬가 보면서 우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신에게 ‘열심히 살았구나’ 이런 얘기를 하는데 누구나 다 외롭고, 번아웃이 온다고 생각되더라고요. ‘가장 좋은 영감은 컴퓨터 자리에 앉았을 때 나오는 영감이다’는 말이 있는데, 결국에는 어떤 직업이든 그 자리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고 또 많이 아쉬워하는 그 성실성 그런 시간들이 다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자영: 번아웃이 올 때도 그렇게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그 마음을 다잡는 편인 거네요.

신선: 마지막 질문입니다. 진명 님의 꿈 혹은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진명: 꿈은 항상 바뀌는 것 같아요. 책 ‘안녕, 열여덟 어른’ 마지막에 서로에게 시간이 허락될 때 자립준비청년의 정체성을 벗어나면 좋겠다는 내용이 나와요. 보호종료 5년이 되어가고, 자립이라는 것을 계속 해나가야 하지만 제 음악 커리어 있어서 이 정체성을 조금 정리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그 앨범을 준비하고 있고, 이번에 발매하는 Thank you라는 곡이 앨범의 첫 번째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잘 마무리해서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고 싶은 게 지금의 첫 번째 꿈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 꿈은 사랑하는 동행, 소중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음악 이야기 ‘Thank you!’로 돌아온 진명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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