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외국인은 길을 알려주자, 유튜버 김진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박주희 매니저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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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레터 5주년을 맞아 새로 만난 친구를 소개할게요! 우연히 알고리즘에 등장해 시선을 빼앗은 영상! 길을 잃은 외국인들에게 친절히 안내해주는 유튜브 채널 ‘호그리거’였습니다. 당황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도움을 받아 행복하게 가는 것을 보면서 저도 기쁘더라고요. 이 마음은 어디에서 온 걸까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어요! 더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유튜브 ‘호그리거’ 채널 영상

간단한 자기 소개와 채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호그리거’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호입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브이로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드리며 함께 가이드를 하고 인연을 만들어가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다양한 안내 콘텐츠도 준비 중입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등을 경험하시면서 여러 문화권과 친숙해지신 것 같은데요, 지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 경험이 있을까요? 

호주에서 음식점 및 카페에서 일하며 다양한 외국인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하다 보니, 외국인에 대한 낯섦이나 두려움은 많이 없어졌던 것 같습니다. 동료들과도 친해지면서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고 결국 다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동시에 문화의 차이가 크다는 것도 함께 느꼈습니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는 제가 관심있던 창업과정을 모두 담고 싶었습니다. 창업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단순히 아이템을 찾기 위해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일 것 같은 서울역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며 외국인들이 정말 많아졌다는 것을 느꼈고, 그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잘할 수 있는 건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영어로 길을 안내할 수 있는 정도이니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스본 지하철 역에서 길을 안내받아서 숨통이 트인 경험을 했었는데요, 이와 같이  잠깐의 친절을 베푸는 행위가 진호 님께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친절을 베풀자’가 제 모토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영상 콘텐츠화를 위해 시작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저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영상을 찍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게 되다 보니, 저 역시 서울을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 김진호가 아닌 ‘한국인’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저를 위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외국인들에게 길을 알려주면서 여행오게 된 계기 등도 듣고, 다양한 도움을 주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사건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일본의 한 대가족이었는데, 휠체어를 타신 분이 계셔서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호출벨을 누르고, 카드를 찍지 않은 채 나갔다가 다시 호출벨을 눌러 들어와야 하는 등 외국인들이 알기 어려운 구조였는데요, 어르신들께서 정말 감사해하셨고, 이후 SNS 댓글을 통해 그분들의 가족이 감사 인사를 남겨주셨습니다. 한국에 사촌 결혼식으로 오신 일본 분들이었는데, 그렇게 힘들게 오신 줄 몰랐다며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겨주셔서 신기하기도 했고,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친해져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길을 안내받은 외국인이 선물한 기념품을 든 유튜버 김진호 님

실제로 길을 알려준 덕분에 출구밖으로 나오는 등 도움을 받은 외국인들이 정말 고마워하시더라고요. 작은 기념품을 주실 때도 있고요. 그때마다 어떤 마음이신지 궁금해요. 

저는 영상을 찍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이걸 받아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간단한 과자나 기념품 같은 경우에는 너무 강하게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 가끔은 받기도 합니다. 선물을 받으면 촬영 중간중간 꺼내보며 흐뭇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주기 위해 본인의 나라에서 직접 가져오신 선물은 더욱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외국인들에겐 유독 어려운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서울역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무엇인가요? 이 외에도 외국인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인프라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역이라는 공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시설이 추가되었고, 담당 기관도 서로 다르다 보니 구조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안내해 줄 사람이 없다, 직원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인포메이션 센터나 역무실이 있어 충분하다고 느끼지만, 실제 외국인들의 동선을 보면 도움을 받기 어려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정보가 너무 많고 혼재되어 있어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엘리베이터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엘리베이터가 꼭 필요한 휠체어, 유아차 이용자들에게는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영상을 시작하셨을 때와 비교해보면 같은 내용으로 외국인들을 돕는 콘텐츠들도 많아진 것 같아요. 랜덤가이드 촬영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하셨고요. 그럼에도 낯선 타인과 교류하고, 마음을 나누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이어가시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의 콘텐츠를 이어갈 계획이실까요? 

맞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여지고, 같은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공공장소에서 카메라를 드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불편이나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콘텐츠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는 부분이 가장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다른 콘텐츠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콘텐츠를 하면서 혼자만의 이야기보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보여지는 제 모습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영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콘텐츠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또한 언어에도 욕심이 생겨 최근에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담고 싶습니다.  현재 채널 방향이 ‘안내’인 만큼, 사람들을 직접 안내하기도 하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들을 안내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려 합니다.

여행 온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말을 걸어보고 싶지만 언어 등의 문제로 가까이 가지 못하는 한국인들에게 한가지 꿀팁을 주신다면요?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길을 알려줄 때는 언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번역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꿀팁을 드리자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보통 주변을 계속 둘러보거나 핸드폰을 번갈아 보며 길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는 아이컨택이 되었을 때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다가오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한국인이니까 저 사람보다는 잘 알겠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박주희 매니저
유튜버 김진호
일러스트 김참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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