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청년들에게 자신을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모금기획팀 조은지 매니저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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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경제교육 지원사업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

가족돌봄청년에게 종잣돈(ETF)을 지원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건강한 재무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경제교육과 재무상담 및 경제소모임을 지원합니다. 2025년에는 서울시와 미래에셋박현주재단·아름다운재단이 ‘가족돌봄청년 금융자립 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지원대상을 기존 자립준비청년에서 가족돌봄청년까지 넓혔습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의 ‘미래에셋청년금융자립기금’과 함께, 사단법인 희망가치와의 협력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족을 돌보느라 미뤄둔 자신의 내일을 이제는 스스로 그려보기 시작한 가족돌봄청년 3명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당장이 아니라, 몇십 년 뒤 쓸 돈을 처음 생각해 봤어요.

“친구들은 대학에 다니면서 과제 하기 싫다고 하는데, 저는 공감이 하나도 안 됐어요. 학교에 너무 가고 싶었거든요.” – 고아름 씨(29, 가명)

고아름 씨(29, 가명)는 스무 살 때부터 희귀 난치 질환을 앓는 아버지를 돌봤다. 보호자 침대와 고시원을 오가며 어머니와 번갈아 간병했다. 고깃집, 편의점, 패스트푸드 등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나흘만 입원해도 천만 원의 병원비가 청구됐다. 정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주사비만 170만 원. ‘평생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 하지’라는 막막함 속에서도 가족 중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일을 구할 때마다 기준이 ‘돈을 벌 수 있는가’ 하나였던 거 같아요. 다음 달 병원비를 내는 게 중요했어요.” – 이성빈 씨(35, 가명)

이성빈 씨(35, 가명)의 아버지는 뇌병변 장애와 치매를 진단받았다. 아버지가 호전과 악화를 오가며 입, 퇴원을 반복하다 보니 병원비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신용카드 할부로 납부를 한 달 미루는 것이 그가 한숨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투자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미래가 걱정되지 않은 건 아니다. 장애가 있는 성빈 씨는 “50세까지 일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아침에는 디저트 매장, 점심에는 초밥집, 저녁에는 카페에서 일했어요. 가족이 많은데 혼자 돈을 벌다 보니 여유 없이 하루살이처럼 살았던 것 같아요.” – 김소율 씨(23, 가명)

김소율 씨(23, 가명)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족을 돌봤다. 조현병을 앓는 엄마, 언니, 오빠 세 사람의 병원 진료와 약 복용을 챙겼고, 집안일을 맡아 왔다. 몇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상속 포기 신청 기한을 넘겨 남긴 빚을 그대로 떠안게 되었다. 이후 두 동생까지 맡게 되며 집안의 유일한 생계 부양자가 되었다. 친구의 소개로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를 알게 됐을 때, 소율 씨는 “당장 쓸 돈이 아니라, 몇십 년 뒤 쓸 돈을 처음 생각해 봤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세 사람 모두 “미래를 생각하는 건 사치”라고 생각했다. 당장의 병원비와 생계비를 해결하느라 여러 개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학업과 진로는 뒷전으로 밀렸다.

“가족을 돌보다 보면 내 미래를 계획하는 것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져요. 엄마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 고아름(29, 가명)

미래에셋과 아름다운재단이 함께하는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는 올해 미래를 준비할 겨를 없이 달려온 가족돌봄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여 청년들에게는 400만 원의 상장지수펀드(ETF) 씨드머니와 경제교육과 1대1 경제‧진로 상담, 경제소모임을 지원한다.

“전 경제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그냥 ‘티끌 모아 태산’ 이런 것만 생각했어요. 투자는 무서운 걸로 알고 시도조차 못 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 김소율 씨(23, 가명)

이성빈 씨(35, 가명) 역시 경제 문제를 상의하거나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었다. 주변에서 투자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도 해봐야겠다’ 싶었지만, 주식, ETF, 연금저축계좌 등 종류가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를 만났다. 남보다 빠른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그에게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 전체가 걸린 일”이었다.

“적립식 투자에 대한 강의가 인상 깊었어요. 지금은 큰돈이 아니지만, ETF로 꾸준히 모으다 보면 자산이 된다는 청사진을 보여주니까 불안하면서도 안정이 됐어요. 앞으로 갈 길이 보였어요.” – 이성빈 씨(35, 가명)

고아름 씨(29, 가명)는 세 사람 중 유일하게 주식 투자 경험이 있다.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 도서관에서 주식 관련 책을 읽고 소액 투자도 했지만, 혼자 공부하다 보니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겠구나’하며 포기할 즈음 ‘미래에셋 청년 씨드온(Seed-on) 프로젝트’를 만났다. 덕분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늘 혼자 공부하던 아름 씨에게 전문가와 자산 운용을 해 보고, 경제의 기초부터 배우는 경험은 소중했다.

돈을 모아도 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

이성빈 씨(35, 가명)는 투자를 시작하고서야 “돈을 모아도 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걸 알았다. 16년 동안 내가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집안과 상황을 원망하는 대신 작더라도 나를 위한 일을 시작하고 싶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부를 다시 시작해 보려고요. 중학교 교육 과정부터 EBS 패스를 끊어서 차근차근 이어갈 거예요.” – 이성빈 씨(35, 가명)

김소율 씨(23, 가명)는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넘쳤지만, 펼쳐 볼 기회가 없었다. 최근 진로 코칭을 받으며 첫발을 내딛기로 했다.

“아이디어를 묻어두지 않고 나만의 굿즈나 제품으로 제작해 보고 싶어요.” – 김소율 씨(23, 가명)

고아름 씨(29, 가명)는 자신을 위해서는 700원짜리 삼각김밥 하나 사 먹는 것도 고민했다. 고난이 올 때마다 내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중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하지만 몇 살이 되든 공부는 꼭 다시 하고 싶다.

“학업을 중단한 게 늘 한으로 남아 있어요. 돈을 모아서 유학을 가거나 하고 싶었던 공부를 다시 하고 싶어요.” – 고아름(29, 가명)

가족돌봄청년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돌봄의 무게를 나눌 제도가 필요하다. 성빈 씨는 자신이 자리를 비워야 할 때 공백을 메워 줄 긴급 돌봄 체계를, 소율 씨는 가사 노동을 덜어줄 실질적인 지원을 원한다고 말했다. 아름 씨는 가족을 돌보면서도 학업과 취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유연한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족돌봄청년들에게 전하는 말을 묻자, 세 사람은 조금의 시간이라도 자신에게 쓰고, 혼자 감당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라고 입을 모았다. 세 사람의 당부는 돌봄 속에서도 나 자신을 챙기라는 말이었다.

“가족을 돌보다 보면 나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결국 나도 언젠가 혼자 살아가야 할 시기가 오니까요. 돌봄 속에서도 나 자신을 챙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이성빈 씨(35, 가명)

 우민정 작가
사진 임다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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