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오노시는 지진과 해일의 피해가 가장 큰 동북부 지역 이와테현의 연안부 카마이시시, 오오쯔치쵸, 리크젠타카다시, 오오후나토시, 야마다쬬와는 산을 하나 끼고 각각의 지역에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 후방 지원 거점으로 가장 적합하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피해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는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와 함께 피해 및 지원현장을 일본희망제작소가 찾아갔다.



피해지역 현장을 둘러보다

쓰나미로 흔적도 없어진 해안 연안부. 거대한 제방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 철골만 남은 주유소, 조명만이 남은 야구장, 누에껍데기 같이 돼버린 호텔등 TV화면에서 봐 온 광경이 360도로 펄쳐져 있어 마치 가상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하다. 이렇듯 피해복구는 아직도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산길을 1시간정도 달리니 리크젠타카다시가 나왔다. 하구를 향해 달리자 풍경은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쓰나미가 밀고 왔었다”고 말한 곳은 하구에서 약 3킬로 지점. 도로 양 쪽으로 무참하게 부서진 집이랑 수많은 자동차들, 그리고 밀려온 쓰레기 더미가 여기 저기 산재해 있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집들만이 온전히 남아 있었다. 가는 길에 리크젠타카다 드라이빙 스쿨에 들렀다.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와 이전부터 체험학습등의 그린투어와 합숙형 운전면허 취득을 결합해 도시 학생들을 함게 유치해 온 협력 파트너인 리크젠카다 드라이빙 스쿨과 차량활용을 통한 피해주민 급식사업을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 리크젠타카다 운전 학원- 합숙형 운전 학원 운영 노하우를 살려서 이재민을 위한 급식 사업 추진

 

드라이빙 스쿨에서 고지의 길을 벗어나 요네사키쬬로 들어섰다. 굴 양식을 하는 오오와타씨 집에 야채등을 전달해 주기 위해서다. 지진후에 가옥이 파괴되어 피난소에서 생활하지 않는 경우 피난소 주민들을 배려하여 가옥에 계속 거주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이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생필품 등을 이동해 전달해주어야 한다.

– 토대만이 남아있는 이웃집.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꽤 가파른 곳이다. 오오와타씨 집은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해 다행히 집이 무너지진 않았다. 하지만 바로 밑에 있는 집은 그야말로 토대만이 남아 있었다. 겨우 1미터 남짓한 고도차가 이렇게 운명을 갈라놓을 수도 있구나…새삼 자연의 힘이 두려워진다. 하지만 오오와타씨 댁도 집만 남아 있을 뿐이지, 양식에 필요한 2대의 배와 그물, 굴종자, 그리고 4대의 자동차는 고스란히 쓸려갔다. “ 그러나 울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일가 10명의 가족이 모두 무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이제는 재기를 위해 굴종자를 구하려 사방 팔방으로 알아 보고 있다는 주인장은 이미 재기에 대한 의욕을 되찾고 있었다. 젊었을 때 실업단 배구 선수로 활동했다는 활달해 보이는 그의 부인은 지역 어머니배구클럽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네트워크가 이번 지진피해 복구에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밝고 씩씩한 부부의 모습에서 동북인의 강한 생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의 지원활동 현장을 가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통해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는 지진 피해 주민들에게 생필품, 급식, 목욕, 피난소와 같은 의식주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난소 및 무너지지 않은 본래 주택에 거주하는 피해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의 배치, 교육, 운영을 통한 효율적인 이재민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 직원인 타무라타카마사 (田村 隆雅)씨가 우리를 안내해 줬다. 언뜻봐도 도시 청년으로 보이는 그는 대학원 재학시 토오노의 농촌 체험에 참가했었는데 그 때 토오노의 자연과 풍토에 반해서 이주해,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에서 일한지 7년 됐다고 한다.

1. 토오노시 이나리시타(稲荷下)운동장-지원 물자 창고와 바자 개최

실내 체육관에 들어가니 한쪽에 물품 박스가 잔뜩 쌓여 있다. 한글이 기재된 다이아몬드 생수와 기장 미역 박스도 눈에 띄였다. 베트남에서 보내온 타올도 쌓여 있다. 앞으로 가설 주택 입주가 본격화 되면 여름 의류와 생활용품들이 많이 필요해진다고 한다. 토오노 산/마을/생활 네트워크는 보내져 온 지원 물자를 모두 이곳에 모아 공동 관리하고 있다. 넓은 창고 한쪽에선 마치 바자처럼 진열대가 설치돼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재민들이 필요한 물자를 직접 가져갈 수 있어 불필요한 배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재민들이 사진 찍히는 것에 민감해 있어 사진은 생략했다.) 

2. 청양원(清養園)- 이재민 휴식 제공


페기물처리장인 그린센터와 시민휴양시설이 인접해 있다. 그린센터의 쓰레기 연소로 얻은 열을 이용해 급탕과 난방을 한다. 연안지역 피난소에서 아침 9시 30분에 주민들을 버스에 태우고 출발해 이곳 청양원에 도착하면 11시다. 주민들은 온천에 몸을 담고 씻은 뒤 점심 식사를 하고 잠시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다가, 4시에 다시 버스로 귀가한다. 마치 당일코스의 버스투어 같다. 청양원은 대욕탕과 휴식공간, 아름다운 정원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오랜 피난소 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 가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조리실이 있어서 볼란티어들이 직접 식사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피난소 급식으로 생활해 온 주민들에게 따뜻한 가정식은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이 아닐 수 없다. 주민들이 가장 그리워 하는건 역시 생선 구이. 이를 위해 바베큐 도구를 따로 구입하기도 했단다.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입욕과 생선구이를 빼놓을 수 없는 일본인들의 습관을 생각하면 이 서비스가 피난민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이해가 된다.

3. 타카므로수광원(水光園)(솔라트론온천관)-이재민 휴식 제공

토오노의 아름다운 자연과 생활 풍경을 재현한 시민 휴양시설. 태양열을 이용해 급탕 난방하고 있으며 온천과 숙박시설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고 있다. 이 시설에 하루 약 20명씩 피난소 주민들을 데려와 그들에게 씻고 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4. 시모쿠미쬬 커뮤니티센타-볼란티어 숙박 제공


시모쿠미쬬 (下組町) 커뮤니티센타는 소방센타와 함께 병설 돼 있다.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공간이며 토오노가 자랑하는 사회교육의 산실이기도 하다. 토오노시에 있는 총10개의 지역커뮤니티 센타 중 하나로, 이러한 센터들은 이재민의 피난소로 쓰이거나, 외지에서 오는 볼란티어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역 공간들을 활용해 많을 때는 1000명의 볼란티어를 수용하고 있다고 한다.

 

더보기 : 일본지진 지원과 관련된 추가내용 보기(안신숙 일본희망제작소 연구위원 인터뷰)

글 | 정경훈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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