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에서 공익 캠페인 기획,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윤이나 매니저입니다. 공익 캠페인 담당자는 사회문제에 따른 해법을 아름다운재단다움이 느껴지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입사 이후 3년 간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원과 인식개선을 위한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함께 했고, 올해부터는 새로운 캠페인 ‘유자를 찾습니다’를 시작했는데요. 캠페인에 담긴 진심을 전하기 위해 ‘기부’를 주제로 진행되는 요가워크숍에 참가해 기부자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캠페인을 만든다는 건,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를 준비하는 일
신규 캠페인 ‘유자를 찾습니다’는 ‘학교 내 유해물질’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거나 다소 어려운 주제다. 유해물질, 나 역시 처음에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은 쉽게 움직여지지 않았다. ‘유해물질이 안 좋다는 건 들어봤지만, 긴급한 문제는 아니지 않나….?’, ‘눈에 보이지 않는데 해결이 가능할까…?’. 하지만 캠페인을 준비할수록,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유해물질이라는 어려운 환경 용어를 걷어내고 나면 어린이를 위한 마음 즉, ‘어른의 역할’이라는 의미를 묵직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건, ‘이 이야기를 어떤 사람들에게 전할 것인가’였다. 마침, 내가 다니고 있는 요가원에서 연락이 왔다. 2022년에 이어 올해도 ‘기부’를 주제로 요가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며, 워크샵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주셨다. 지난해에는 <열여덟 어른>의 기부자가 되어 주셨고, 올해는 새로운 캠페인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전해주셨다. 아름다운재단이 어떤 일을 하든(어떤 캠페인을 하든) 믿고 지지한다는 기부자님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다. 나는 이 분들이라면 아름다운재단의 새로운 캠페인을 누구보다 잘 귀담아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 분들에게 아름다운재단다움을, 그리고 캠페인의 메시지를 진심으로 전달하기 위해 정성을 들여 발표를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덧 6월의 끝자락, 긴장 반, 설렘 반의 마음을 품고 기부요가워크샵에 참여했다.
기부요가워크샵은 이틀간 진행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80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 수련을 했다. 나 역시 요가 수련생으로서 수련에 참여했다. 수련은 양일간, 약 3시간 넘게 이어졌다. 깊은 수련을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의 표정은 평온하고 고요했다. 요가원 측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다과를 먹는 시간, 원장님께서 아름다운재단의 새로운 캠페인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내게 주어진 10여분의 시간, 아름다운재단이 캠페인을 하는 이유와 진정성만이라도 제대로 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좋은 어른이 되어주신 분들께, 이번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다시 한번 ‘좋은 어른’이 되어달라는 말을 전했다. 한 분 한 분 얼굴을 보고 전하는 나의 진심이 느껴졌을까. 많은 분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주셨다.
수련을 한다는 건,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것
캠페인의 소개를 마치고, 모두가 떠난 자리. 요가원 원장님께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평소에도 조용하게 나눔을 실천하신 터라, 당신께서 주목받는 것을 정중히 사양하셨는데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요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어요
Q. 지난 해에 이어 ‘기부’라는 테마로 워크샵을 진행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람이라면 모두 기부를 하고 싶어 하지요.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다 있지요. 저도 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선생(제자)들이 이런(기부요가워크숍) 자리를 제안하고 준비해 주니까 고맙지요.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오게 됐지요. 나 혼자라면 못 했을 일일 텐데요.
Q. 이번 워크숍은 어떠셨나요?
참으로 편안했습니다. 오신 분들의 프라나(에너지)를 채워드리기 위해 노력했지요. 이분들의 프라나가 먼저 채워지고 만족하셔야, 다음에도 기부의 뜻에 함께 동참하실 테니까요.
Q, 선생님께서 어떤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나요?
환경문제, 빈곤문제, 아동문제 모두 관심이 많죠. 하지만 내가 전부 해결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은 ‘나는 요가를 잘 가르쳐야겠다.’ 요가를 잘 가르쳐서 사람들의 의식을 건강하게 만들고, 의식이 퍼져나가면 이 또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요가를 가르치는 것은 다양한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제 나름의 방식이지요.
Q. 요가에도 나눔이라는 정신이 담겨있나요?
요가의 야마(Yama)에는 아파리그라(Aparigraha)라는 계율이 있어요. 요가 수련의 기초가 되는 윤리적 지침 중 하나지요. 아파리그라는 절제를 의미하지요. 예를 들어 사자는 배가 부르면, 다른 동물들이 그냥 지나가게 두지요. 그런데 인간은 충분해도 더 많이 챙기려는 마음이 있지요. 그럼에도 만족하지 않아요. 사회문제는 개인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취했을 때 발생한다고 생각을 해요.
또 요가의 니야마(Niyama)에는 산토스(Santos)라는 계율도 있어요. 만족이라는 뜻이죠. 사람들은 많이 가지면 더욱 만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요. 하지만 소유와 만족은 비례하지 않아요. 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 때의 만족감이 더 크지요. 그런 의미에서 요가에도 나눔의 정신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죠.
Q. 요가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인가요?
인간과 동물의 차이가 바로 ‘본질’에서 나타나죠. 동물과 달리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겁도 나고, 생각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고민하게 되지요. 나를 포함해 모든 생명들이 어디서 왔다 가는지 생각까지 하게 되지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고, 성찰을 하는 게 바로 ‘요가’라고 생각해요. 여러 수행체계가 있는데, 그 중 요가에는 ‘존재’에 대한 해답이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건강이에요. 뭔가를 하려면 우선 건강해야 해요. 건강한 기부문화를 만들고 사회문제들을 해결하고 싶어도 자기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무기력해지고 시들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요. 마치 내가 돈이 없는데도 무리해서 남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은 둘 다 망치듯이, 내 몸의 프라나(에너지)가 채워져 있지 않는데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만 먼저 앞서면 다른 사람도 채워줄 수 없어요. 그래서 항상 자신의 프라나를 먼저 채우고, 자신이 먼저 건강한 상태에서 남을 도와야 해요. 그만큼 프라나가 중요한 거지요. 건강한 기부문화의 시작은 한 개인의 프라나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지요.
건강한 기부문화는 한 개인의 건강한 에너지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의 건강한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이번 기부요가워크숍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원장님의 뜻에 함께 하는 제자 선생님들 역시, 감사의 메시지를 남겨주셨다.
“세 겹줄이라는 말이 있어요. 한 줄이나 두 줄은 쉽게 끊어지지만
세 겹이 되면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견고하다는 뜻이에요.
단단한 세 겹줄처럼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모여서 수련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사회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건강한 기부문화와 요가의 나눔정신이 어우러진
이번 기부요가워크숍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김예진 요가 선생님 인터뷰 中 –
요가워크숍에서, 건강한 기부문화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요가와 나눔, 에너지와 건강한 기부문화가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는지, 캠페인 기획자이자 요가수련생으로서 참으로 귀하게 얻은 깨달음이었다.
기부요가워크숍에 함께 해 주신 분들이, 새로운 캠페인 <유자를 찾습니다>의 첫 기부자님이다. 이번 캠페인이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새로운 캠페인이 또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된다.
유자를 찾습니다 캠페인.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 : 김권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