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월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40분까지 약 3시간이 넘도록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생활시설아동 급식단가 상향을 위한 대책마련 공청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인데 많은 분들이 오실것 같다는 예상에 200명이 넘는 인원이 앉을 수 있도록 보조석을 충분히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청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입장하는 분들이 계셔서 나중에는 좌석이 부족하여 그냥 뒤에 선채로도 공청회에 임하실 정도로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표해주신 참 감사한 자리였습니다.
공청회를 조금 더 의미있는 자리로 만들기 위해 고민한 끝에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합니다> 캠페인의 주인공에게 직접 사회를 부탁하게 되었고, 그 주인공은 흔쾌히 수락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요? 생활시설아동의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몸소 겪은 아동을 초대하게 된 것이지요.
주인공의 인사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함께 하셨던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린 인사말을 소개합니다. 그래서인지 실제 내/외빈 인사시 사회자의 말을 많이 인용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방금 소개를 받은 00대학교에 재학중인 박한솔입니다.
저는 저와 같이 아동생활시설에서 생활하는 친구들과 동생들 16,000명의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오늘 다루게 될 주제의 당사자로서 이 자리에 사회자로 서게 되었습니다. 다소 진행에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우리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귀한 자리를 통해 귀 기울여 주심에 16,000명의 아동복지시설 아동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동익 의원님을 비롯하여 바쁘신 가운데도 귀한 시간을 내어 함께 해 주신 여러 국회의원님들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0000년도에 입소하여 이제 곧 00보육원에서의 퇴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 자리를 통해 저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시설에서 생활하게 될 귀엽고 사랑스러운 많은 동생들이 영양가 높은 고른 식사를 하게 되어 더욱더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공청회에 참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분들을 비롯한 특히 정부에서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주실 발제자, 토론자 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저의 많은 동생들이 다른 친구들과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그런 나라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기도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자, 그러면 오늘 공청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인사로 공청회가 시작되었고, 이후 축사와 환영사를 전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참석한 의원님들의 축사와 이 공청회를 준비한 아름다운재단과 한국아동복지협회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민주통합당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 새누리당 홍은표 의원, 통합진보당 보건복지위원회 김미희 의원,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한국 장애인 복지시설협회 임성현 회장 이렇게 총 다섯분의 인사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모든 의원님 인사의 축약본이라 할 수 있는 김미희 의원님의 인사말을 소개드립니다.
“국회에서 이미 해결했어야는데 토론회까지 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더 나은 공감대가 이루어져서 보건복지부에서 여론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상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서 말씀 주신 의원들과 힘을 합쳐서 꼭 이루어 내겠습니다.”
이렇게 1부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발제와 토론이 시작되었습니다.
발제와 토론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총 8명의 전문가가 급식비 단가의 문제점과, 단가로 인한 아동의 건강상태,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공청회에 못 오신 분들을 위해 발제 내용과 토론문 요약을 안내 드리고자 합니다.^^
발제 1: 사회복지시설 아동과 급식단가의 문제 / 손병덕(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설아동의 4년제 진학률이 35.1%에 불과하고 비정규직 취업이 30%에 달하며 월평균소득이 151만원 이상 받는 아동은 16.4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밖의 아이들이 최저 수준의 삶을 살고 있다는데에 문제가 있음. 이처럼 건강한 발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상급교육기관 진학이나 취업에 있어서의 저조한 결과로 보았을 때 아동복지시설 아동의 신체,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 수준을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동복지라는 것은 아동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정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아동복지시설이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국가나 단체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아동들을 위해서는 특별한 원조를 제공할 것을 유엔아동권리협약이나 아동복지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필요한 급식뿐만 아니라 생존과 보호복지 여건이 가장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기본권으로 인지가 되어야 하고 국가나 사회는 여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혼, 학대, 방임, 유기 과정을 통해서 심리정서 발달에 심각한 부진을 경험하고 그 결과로 진학이나 취업에 있어서 상당히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아동복지시설이 여러 가지 부분에서 최대한의 도움에서 국가와 사회의 관심에서 소외된다면 사회진입 이후에도 취약계층으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최상의 양육을 통해서 건강한 사회 진입을 돕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강한 양육을 위해서 현행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급식비가 보장시설수급자 1인당 급여기준으로 1인 1식으로 산정되는 까닭에 지역아동센터나 지역아동복지센터에 비해서 상당히 단가가 못미치는 그런 가격이 책정되어 있음. 또 1인가구 일반수급자의 생계급여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보건복지부에서 기준을 바꾸어 소규모 시설에 순수 주/부식비에 해당하는 급식비를 1,527원으로 인상하였지만 이는 유사 지자체 부담 단가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부양의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2차적 부양의무로 생각될 것이 아니라 아동복지법이나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서 1차적으로 관심을 갖고 부양의무책임으로 인지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좌장 : 김성천(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손병덕 교수님께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입각해서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턱없이 부족하고 여러 보육원의 아이들이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시면서 소득분위별 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또한 영국의 시설과 한국의 시설 차이에서 국민 1인당 소득 수준에서는 크게 차이가 안나는데 시설에 투입하는 단가는 3배가 되는 구조적인 맥락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발제를 해주셨습니다.
발제 2: 시설아동 건강, 영양실태 및 개선방향 / 임종한(인하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
저는 의과대학에서 환경성 질환을 연구하는 환경역학사입니다. 주로 제가 연구하는 분야가 아토피, 천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나 기형 중에서 선청성 기형에 해당하는 생식기 기형 쪽이나 아이들의 성장발달 장애를 밝혀내는 역학사입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여러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여러 연구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부분이 아토피나 천식도 늘고 선천성 기형도 늘고 있는 양상입니다. 자폐나 주의력결핍행동장애도 늘고 있고요. 이렇게 늘어나는 아이들의 환경성 질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이냐를 분석하는 과정 중에 아주 특이한 사항을 발견했습니다. 기존에 이런 질환을 일으킨 여러 가지 독성물질들이 있는데 그것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특히 영양이 아이들한테 기형을 가져다주거나 성장장애를 가져다 오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유해물질에 굉장히 많이 노출되어도 영양이 충실히 뒷받침되면 신체적 질환이나 기형에 대한 발생 위험도가 굉장히 낮은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낮은 노출임에도 불구하고 영양이 낮으면 신체적 질환이나 기형 등 여러 질환이 밝혀지는 빈도수가 높아짐을 발견하였고요.
이렇게 영양이라는 부분이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역학연구결과를 통해 확인하게 되었씁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있어서 영양이 가지고 있는 역할 부분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2007년도에 빈곤아동의 영양문제를 분석한 경험이 있었고, 그게 계기가 되어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다른 역학조사에서 확인했던 영양이 갖고 있는 중요한 변수가 아동복지시설에 아동에게서 나타날 것 같다는 확신이 있었고, 이 부분을 뒷받침해서 아이들의 성장 장애의 원인이 뭔지 규명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1차검진 결과를 보니 특히 입소하는 부분에 있어서 이전 발제자분이 말씀하신 방임, 유기, 학대에 의해서 처음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건강 및 영양 상태가 취약한 조건에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체중이나 몸무게가 낮은 아동들이 특히 입소하는 시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고요. 나이가 어린 아이일수록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요약을 말씀 드리자면 전국 표본에 대해서 키, 몸무게가 작은 편이고 알러지 합작 반응을 많이 보였고, 천식 증상, 치료에 대해 높은 반응. 주의력결핍장애 의심군이 전국표본에 비해 2배 이상이 높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초등학생에 있어 따돌림, 현금갈취, 신체접촉, 무기력, 우울증을 효소하는 분율이 전국 표본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영양에서 굉장히 취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통 아동보다 영양에 대한 부분이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정서적인 부분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아동복지시설에 있어서 조사를 봤을 때 아이들이 처한 위치가 정말 이렇구나 하며 많이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자료가 잘 만들어지고 일년 후에 어떤ᅠ변화가 일어날까 정말 궁금하고요. 이 사업이 의미있는 결과를 맺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좌장 : 김성천(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의미있는 발표 감사합니다. 결론적으로 무엇보다도 아동시설의 급식비가 제일 높아야 한다. 다른 곳보다 훨씬 높아야 된다는 것이네요. 어려운 상태의 아이들이 들어와서 현 상황에서 아이들을 잘 키워나가고 있는데 여기에 좀 더 투여를 많이 해야한다는 것을 말씀 주시며 급식단가가 조금 더 올리는게 아니라 여러 가지 단가 중에서 제일 높게 측정되어야 한다는 그런 연구를 해주셨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연구 표본이 적은 것인데요. 앞으로 이런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토론 시간에는 다양한 입장에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동명아동복지센터 김광빈 원장님과 순천SOS어린이마을 문성윤 원장님은 현장 상황에 대해 생생히 전달해 주셨고,
동덕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남기철 교수님과 인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선우 교수님은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이 공청회의 방향 설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셨습니다.
서울시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 김선희 주무관님은 급식 단가를 넘어서서 급식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보다 멀리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임호근 과장님은 시설생계비에 대한 현황과 상향 단가에 대해 고민되는 지점을 알려 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장장 3시간이 넘는 공청회는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11월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합니다> 캠페인으로부터 시작된 ‘생활시설아동 급식비’에 대해 각 전문가를 초빙하여 공개적으로 논하는 공청회는 끝났지만, 실제 급식비 인상을 위한 각 기관과 현장 관계자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친구들과 동생들 16,000명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사회자로 선 박한솔 군의 노력이 꼭 동생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 부탁 드립니다.
♬ 참! 많은 분들의 기부참여로 모금한 금액으로 2개 보육원 120명 아동을 대상으로 한 급식비 지원이 4월 15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4월 22일 공청회 아침, 한 보육원을 찾아갔는데 여러 종류의 반찬이 그득히 담긴 식판을 들고 와서 친구들과 재잘재잘 얘기하며 아침밥을 맛있게 챙겨먹는 아동들을 보니 마음 한켠이 환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자님들이 지원해주는 급식비로 120명 아동만 적정급식비를 지원받는게 아닌, 16,000명 모든 보육원 아동이 지원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