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름다운재단 나눔가계부(연차보고서) 제작을 맡은 홍보팀 박효원입니다. 저는 올해 처음 <나눔가계부>를 맡게 됐는데요. 드디어드디어 지난 1일 인쇄를 마쳤답니다. 홈페이지에는 이미 PDF본을 올렸고, 기부자님 댁에도 열심히 가고 있을 거에요.

나눔가계부에 다하지 못한 이야기, 여러 가지 소회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쓰다 보니 약간 길어졌으나, 끝까지 읽어주세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앗, 아직도 오탈자가!!!”…꿈에서도 교정교열드디어 나왔다! 애증의 나눔가계부

 

 

나눔가계부에 대한 자랑은 앞서 올린 2개의 글에 가득(?) 담았으니, 이제부터 투덜투덜~~ 저도 예전에 이런 책자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사실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가계부는 참 무척 엄청나게!!! 어려웠습니다. 

우선, ‘가계부’이다 보니 숫자가 참 많습니다. 유리알 같은 ‘투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은 재무제표이나 전체 사업예산 규모는 물론 세부 사업별 예산이나 지원 규모도 투명하게 보여드리거든요. 

이 때문에 가뜩이나 숫자에 약한 제가 취합하고 검토하고 교정하면서,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답니다. 자칫 잘못된 숫자가 나오면 아름다운재단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여러 번 잠도 설쳤어요. 오탈자를 발견하고 식겁하는 꿈도 꿨고요. 

그렇다고 글 쓰는 건 쉽냐? 그렇지 않습니다. ㅠㅠ 어떤 글을 쓸지 고르고 논의하는 과정이 참 어려웠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사업 범위가 넓고 기부자님들도 다양하거든요. 당연히 관련해서 협업해야 할 부서도 많지요. 

여러 사업 중 콘텐츠를 선택하고, 각 팀과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이 꽤 복잡하답니다. 또 사업명이나 기금명도 정확한 용어를 써야 하는데, 사업도 기금도 많아요. 그래서 교정 과정에서도 각 팀의 꼼꼼한 검토를 거쳐야 정확하게 사업과 모금 내용을 설명할 수 있어요.

어떤 내용을 얼마나 자세하게????

 밤잠을 설치며 완성한 나눔가계부를 손에 들고 있자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답니다. 결국 만들었다는 뿌듯함, 이제 끝났다는 해방감, 좀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 오탈자나 오류가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뭔가 모를 허무함…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아무래도 ‘해방감’이었지만, 가장 늦게까지 남을 감정은 아마도 ‘아쉬움’일 듯 합니다. 더 투명하게 더 많이 아름다운재단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그렇다면, 투명하게 아름다운재단을 보여드리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은 있지만 답을 찾진 못했거든요. 

질문1) 얼마나 자세하게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까요?

 

 

한 해 동안의 활동을 뭉뚱그려 보여드려도 안되겠지만, 세세한 정보를 모두 보여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정확한 맥락과 설명이 없다면 오히려 불친절한 방식이겠지요. 자칫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면 이를 바로잡고 소통하는 어려움도 클 거에요. 물론 분량이 방대해지고 숫자가 많아지면 제작도 올해보다 훨씬 더 복잡할 테고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질~)

 

 

질문2) 어떤 내용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까요?

 

 

나눔‘가계부’이긴 하지만 지원액수나 규모, 모금액 등의 숫자만으로는 충분히 ‘투명’할지 질문도 생깁니다.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이라는 것이 단지 모인 돈을 깨끗하게 썼다거나 사업비의 비중이 크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단체의 비전에 맞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그렇게 만든 사업이 어떤 사회적 성과를 내고 있는지, 만약 부족하다면 앞으로 어떤 것들이 보강되어야 할지, 모금과 사업 등 전반적인 활동 과정은 윤리적으로 진행되는지 등등등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적이면서 효과적으로 보여드리고, 이에 대한 기부자님과 시민들의 반응도 열심히 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좋겠지만… 좋겠지만… 쉽지는 않네요. 엄밀한 기준과 지표도 있어야 하고, 또 평가 자체에도 인력과 시간과 돈이 많이 들겠지요. 자칫 배(사업)보다 배꼽(평가와 투명한 정보공개)이 더 클 수도 있어요.

 

 

단체와 기부자가 함께 지킬 ‘투명성’

아무래도 답은 금방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년 나눔가계부를 만들고 나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끈질기게 답을 찾아 헤맨다면, 실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아름다운재단이 조금씩조금씩 더 투명해지리라 믿습니다. 좋은 동료들과 함께 고민할 테니까요. 그리고 여러 기부자님들이 지켜봐주실 테니까요. 그렇죠?

비영리단체에게 ‘투명성’은 책무이지만, 단체만이 아니라 기부자님들이 함께 만들고 지키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간사들과 기부자님들이 힘을 합쳐 더 투명한 아름다운재단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단가는 1,137원이지만 가치는 무한대 

 

가끔 나눔가계부 제작에 드는 돈을 걱정하시는 기부자님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단가를 기재했어요. 올해 나눔가계부는 권당 1,137원이랍니다. 비싸지 않지요? 하지만 그 가치는 엄청나요. 저와 동료 간사들의 피(책자 나르다가 종이에 손 베었어요)와 땀(올해는 5월부터 어찌나 덥던지~)으로 만들었거든요^^

 

나눔가계부는 이렇게 아름다운재단의 홍보팀 일꾼들, 더 나아가 모든 간사와 협력단체들, 기부자님, 지원자님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랍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기부자명단에서 이름도 찾아보시고, 나눔에 관심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세요. 궁금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으면, 사업에 대해서든 가계부 방식에 대해서든 의견도 많이 주세요. 라면받침으로만 사용하시면… 정말 슬플 거에요!!! 

아름다운재단 2014 나눔가계부는 PDF로도 보실 수 있어요. 클릭클릭!!! 

 

글 | 박효원 간사

댓글 2

  1. 조성주

    안녕하세요? 나눔보고서 올해도 잘 받아봤습니다. 깊이 들여다 보지는 못했지만요
    기부가 나눔이 목적이 되는 것은 곤란하지만 가능하다면 할 수만 있다면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죠
    온라인으로도 많이 참여하시겠지만 문서로 혹은 이런 책자로 남길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합니다.
    요즘은, 인쇄 홍보물도 줄어들었지만 이런 분야에서는 시각적인 것도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덥지만 화이팅허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입니다. ^^ 우선 이렇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다양한 정보들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드릴 수 있을까 매해 고민하는데요, 연차보고서는 물론이고 다양한 매체들에 대한 고민들을 계속해서 해나가겠습니다. 항상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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