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활동가 안전망 지원사업>은 청년활동가가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안전망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본 사업은 공익활동 연차에 따라 지원대상과 내용을 구분하여 두 개의 사업(첫돌기금지원사업, 기초안전망지원사업)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첫돌기금 지원사업’은 공익활동 경력 1년 미만 청년 활동가에게 저축횟수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기금을 매칭하여 공익활동 첫 돌을 축하하고, 앞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경제적 안전망을 지원합니다. ‘기초안전망 지원사업’에서는 공익활동 경력 3년 미만 청년 활동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금을 지원합니다.  또 활동에 있어 꼭 필요한 선배, 동료 활동가와의 사회적 관계망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했습니다. 지원사업을 마무리하며, 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로 청년활동가에게 안전망을 마련한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두번째 순서로 시민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공익활동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동글, 토리 활동가를 만나봅니다. 

 ※ 본 지원사업은 아름다운재단과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김수현 활동가(이하 토리)는 대구여성노동자회 청년소통팀장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2019년부터 활동가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2023년에 만난 이상하고 특이하고 멋진 활동가들 덕분에 더 이상 ‘내가 과연 활동가에 맞는 사람인가’고민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혼자 하는 연습이 많이 부족한데, 혼자서도 척척 잘해내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19 청년NGO활동가 인터뷰 중에서

 강동희 활동가(이하 동글)의 공익활동은 10년 전 동아리 활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때 폭력이 된다’는 신념으로 페미니즘교육플랫폼 Be.Do를 만들고 운영한 지 3년째다. 여전히 어렵고 힘들지만 ‘다시 해보자’로 마음먹었다.

저는 페미니즘이 상처 입은 사람들이 다른 삶, 더 나은 삶,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언어와 사유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평등 교육을 왜 시작했을까? (동글의 브런치스토리) 중에서

 

왼쪽에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동글활동가, 오른쪽에 옅은 보라색 후드티를 입은 토리 활동가가 앉아있다.

혹시 청년활동가로서 지원을 받았던 경험이 있나요? 선정되었을 때 기분이 궁금해요.

토리 저는 2019년 대구시민재단 대구청년NGO활동 확산사업에 선정되어 8개월 동안 청년활동가로 지원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대구여성노동자회와 매칭되어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업에 몇 번 신청했다 떨어져서 이번에는 큰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선정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네트워킹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청년활동가들을 만났고 금액도 지금까지 받았던 지원 중에 제일 많았어요.

동글 저는 네트워크에 대한 갈망보다 경제적인 지원에 의미가 강했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받을 만해서 받았다고 생각해요(웃음). 공익 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Be.do는 공익 활동을 하려고 친구들을 모아서 만든 단체예요. 이 정도 열의를 갖고 투자하고, 열심히 하면 받을 만하지 않나요? 사실 주위에서 많이 부러워하긴 했어요. 정보를 모르던 친구들이 많았어요. 또 하게 되면 좀 알려달라고도 했어요. 시기 질투보다 이 사업의 존재가 사랑스럽고 너무 매력적이라고 많이 얘기하더라고요.

‘기초안전망’ 지원이라고 하면 스스로 절실함을 증명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아요. 두 분은 어땠어요?

동글 기초안전망이라는 단어가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요. 지금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정도의 질문이었기 때문에 빈곤을 증명하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기초안전망 안에는 경제적 지원에 ‘관계’가 더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계속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말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동료, 저는 친구라는 말을 더 좋아하긴 하는데 친구들을 만들어주는 것들에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어요.

토리 우리 활동가들이 기초안전망이 없는 게 사실이니까 그 말이 딱히 기분 나쁘거나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예전에 다른 지원 사업에 신청할 때 내가 얼마나 빈곤한지를 증명을 해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긴 했어요. 이번에는 신청하면서 그런 느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기초안전망 지원이 경제적 지원도 있고 네트워킹, 활동가들과의 관계가 자원으로 느껴졌어요.

300만 원이 개인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줄 수 있는 금액은 아니지요. 지원금이 생활비, 대출금 상환, 병원비, 교육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들었어요. 두 분은 어디에 가장 유용하게 사용했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동글 가장 먼저 저를 돌봐줬던 친구들에게 밥을 샀어요. 제가 경제력이 안 좋아지면 돈도 빌려주고 밥도 사줬던 관계망들에게 보은하는 시간을 가장 우선적으로 가졌고, 그 다음 밀린 월세와 부채를 청산했어요. 따뜻함이라고 해야 될까, 조금 여유를 가진 느낌은 확실히 있었어요. 친구들에게 받기만 했을 때 미안했던 마음들을 해소하는 시간이기도 했고, 부채 상환을 위한 돈벌이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내 활동들을 집중해서 기획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해준 시드머니였어요. 300만 원이 객관적인 숫자로는 작지만 저한테 미친 영향은 작지 않았어요.

Be.do는 교육단체여서 돈이 될 만한 것들에 집중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좀 못해왔던 시기가 있었고, 우리가 이걸 계속해야 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친구들도 직접적으로 지원을 받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동의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우리의 고민에 동의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조금만 버텨보자’ 하면서 버텼고, 그게 기회가 돼서 다음을 도모하고 있어요.300만 원이 없었으면 Be.Do는 아마 2월에 문을 닫았을 거예요.

토리 저는 300만 원 덕분에 서울에서 활동을 할 수가 있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구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하다 보니까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다른 조직에 있어본 적이 없으니까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어요. 서울에 있는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3개월 정도 활동해 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주셨고, 저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3개월 동안 서울에서 지내면서 생활비로 거의 다 썼어요.

동글 활동가가 밝은 웃음을 보이고 있다.
활동의 무대가 넓어지고 커진 거네요. 서울에서의 활동은 어땠나요?

토리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사업담당자는 아니었지만 제가 해보고 싶은 사업에는 모두 참여했어요. 청년사업은 같이 진행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다양한 지역에 가서 활동가들 인터뷰도 하고 활동가들을 많이 만났어요. 한국여성노동자회에는 또래 활동가도 있어서 소통도 할 수 있었고, 처음으로 국회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도 해 봤고 38여성대회 행진 사회도 맡았어요. 처음 해보면서도 ‘이거 해봤으니 대구에서는 그냥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만큼 저에게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 같아요. 6월에 대구로 복귀해서 진행해야 할 청년사업에 대한 고민이 엄청 많았는데 3개월 동안 서울에서 또래 활동가랑 같이 고민하면서 기획도 바꿔보고 비슷한 사업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어요. 엄청 도움이 많이 됐어요.

토리 활동가가 맑은 얼굴로 웃으며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300만 원의 힘이 엄청 큽니다. 문 닫을 뻔한 공익활동조직을 살리고, 청년활동가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의 발판이 되게 한 300만 원이었군요.

동글 자존감을 높여준 거 같아요. 이 어려운 시기에 외롭게 우리끼리 뻐적거리고 있는 게 맞을까, 뭘 해야 될지, 잘 하는 건지, 어떤 게 지금 우리의 미션인지 잘 파악되지 않고 무너짐이 있을 때 같이 고민하는 친구들이 생겼고, ‘그래, 잘 해볼게’ 확인하고, ‘이 일을 하는 게 맞아’ 확신하는 장면들이 만들어지는 게 너무 좋았네요. 지나고 보니 앞으로 지원이 계속 될 순 없고 이런 구조가 결코 지속가능하지는 않지만 경제적,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주는 건 활동가들에게 다른 시선을 갖게 하고 지속가능한 활동을 고민하게 하는 마중물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토리 서울에 있는 동안 오빠 집에서 지냈는데 공익 근무 요원이라 오빠도 돈이 별로 없는 상태였어요. 생활비를 주면서 저도 눈치 보지 않고 지냈어요(웃음). 오빠한테 먹고 싶은 거 시켜 먹으라고 얘기할 수 있어서 진짜 좋았어요. 그리고 저도 친구들에 비해서 확실히 벌이가 작으니까 이 활동을 내가 계속 지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거든요. 지금은 대구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어서 생계가 가능하지만 만약 혼자 살면 이 정도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기초안전망 지원은 ‘우리의 활동을 인정하고 지원해 주는 곳이 있구나’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이런 지원이 꾸준히 있어야 우리가 계속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희망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활동가로서의 시작, 그리고 3년을 코로나19와 함께 했습니다. 현장 활동은 물론 동료들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던 시간이었을 텐데요, 선정된 분들과의 첫 만남이 지리산에서 3박 4일이었죠? 어땠나요?

토리 저는 3박 4일이 엄청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좀 거창할 수 있는데 활동가로서 희망이 생겼어요.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너무 걱정이 됐었는데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는 전국의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이렇게 멋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열심히 하는 활동가들이 이렇게 많구나,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도 사회가 한 발짝씩 나아가는구나.’ 생각하면서 인류애를 충전하고 온 것 같아요. 지리산에 가기 전에 ‘내가 활동가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계속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 고민을 가지고 지리산에서 3박 4일 동안 활동가들을 만났어요. 이런 고민을 나누면서 ‘활동가가 이런 활동가도 있고 저런 활동가도 있는 거지 그게 고민이 되냐’고 얘기했던 분도 있었어요. 저도 머릿속으로는 알거든요.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내가 부족한 걸 깨달을 때마다 내가 그려놓은 활동가의 상을 찾았던 것 같아요. 다양한 또래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그 말이 기분이 나빴다기보다는 ‘진짜 맞구나, 진짜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깨닫고 나의 고민이 더 이상 고민이 아니게 되었어요.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어요. 동글도 그렇고 모두 이상하고 특이하고, 특별하고 멋진 사람들을 만났어요.

토리 활동가가 왼쪽을 향해 보고 앉아있다. 오른손으로 턱을 짚으며 고민하는 모습

사진제공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동글 저는 나름의 경험치가 있어서 인지 아는 얼굴도 있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었어요. 3박 4일은 잔인했다(웃음). 물론 쉼을 주고도 싶었었던 것 같은데 일정이 상당히 빡빡했어요. 저는 NGO가 더 익숙하고 시민사회나 사회운동이 익숙하고 아직도 공익활동의 개념을 잘 정립하지 못했는데 공익활동으로 호명돼서 모인 첫 만남에서 복지관 종사자, 대안학교의 종사자들을 만나면서 공익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활동에 대한 이야기보다 공식 프로그램이 끝나고 숙소에서 진짜 다양한 활동가의 ‘개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만났을까’ 이런 얘기들을 나누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활동가 3년차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시기인 것 같아요. 어디를 가더라도 뭔가 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부여받는 시기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고민들 많이 얘기 나눴던 것 같아요.

토리 동글처럼 3년차지만 3년차가 아닌 활동가들이 꽤 있었거든요. 저는 경험이 없는 편이니까 밤부터 새벽까지 그 분들 이야기 듣는 게 너무 좋았어요. 저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거나 경험이 많은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매일 밤마다 끝까지 남아서 얘기를 다 듣고 잤어요.

 

동글이 오른쪽을 향해 보고있다. 뒤에는 칠판에 마음짓기학교라고 써있다.

사진제공 / 공익활동가사회적협동조합 동행

1년 전과 지금, 나와 나의 활동에 생긴 작은 변화가 있나요?

동글 관계망에선 친구들이 더 늘었죠. 그리고 어딜 가면 저 사람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거요. 출장을 가면 누구를 만나고 와야지, ‘뭐 하고 지내지’ 이런 호기심이 생긴 게 큰 변화예요. 그리고 사업을 기획할 때 모르는 영역은 전화해서 물어볼 친구들이 생겼어요. 예를 들어 젠더 이슈로 녹색 교통 관련 사업을 해야 할 때 녹색교통운동에 일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요. 일로도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된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Be.do 대표를 그만 둔 거요. 대표를 해 보고 싶다는 친구가 단체를 맡게 되었어요. 이 사업이 아니었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었겠죠? 저희는 2월에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리 일단 서울에서의 3개월이 저를 성장시켜준 발판이 되었고, 그래서 지리산 갔을 때의 저보다 조금은 더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어요. 서울에서 활동할 때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들 말고 아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런데 집회를 가거나 행사를 가면 아는 얼굴들이 이렇게 속속들이 보이니까 너무 반갑고 ‘나도 아는 사람 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게 엄청 좋았어요. 그래서 어딜 가면 누구 있나 하면서 계속 이렇게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다른 활동가들도 대구 퀴어 퍼레이드에 오면서 만날 수 있냐고 해서 저도 만나서 같이 퀴어 퍼레이드 갔던 게 엄청 좋았어요.

공익활동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사업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재원을 마련하고 사업화 하는 게 쉬운 과정이 아닌데요, 3년 차 청년활동가에게 무거운 질문이 될 수도 있지만 ‘왜 공익활동가를 지원해야 할까요?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요청해야 하는 역할이 주어진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토리 지리산에서 활동가들과 이야기하면서 ‘누가 누가 더 열악한 데서 활동하는가’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저도 솔직히 풍족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 이런 상황에서 활동을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활동가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이렇게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이런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지원을 해줘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정말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동글 경험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꼭, 더 필요하다고 얘기하겠지만 저는 이 사업이 아름다운재단과 동행이 그동안 마주하고 지원했던 다른 사업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동료로서 우리와 함께 해 주는 느낌이 저에게는 강해요. 공익활동이 우리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하는 길이고,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내는지를 그동안의 사업들을 통해서 발견하고 확인했기 때문에 ‘공익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청년부터 시작해 보자고 한 거라고.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어야 공익 활동 영역이 지속 가능해지는 거니까요. 후원자들이 동의하고 지향했던 것들, 공익활동에 대한 신뢰감의 시즌 2라고 생각해요.  모든 행위와 변화는 사람이, 생명들이 함께 하는 거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보여주는 출발점이 이 사업에 있다고 생각해요.

공익활동가로 호명된 사람들이 1년 후, 3년 후 현장에서 건재함을 증명하고 증언자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는 1년 동안 한 번의 지원으로 괜찮은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동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원이 가는 게 좋으니까 1년 간 한 번 지원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한 번 정도는 더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어요. 활동가들의 상황이 너무 달라서 이미 기초안전망 지원을 받았더라도 몇 명에게는 조금 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트랙이 생기면 조력이 필요한 친구들은 지원을 받아서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 테니까요.

1년 동안의 운영과정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개선을 위해 의견을 제안해주세요.

토리 저는 네트워킹이 더 많았어도 좋았겠다 생각했어요. 서울에 있는 활동가들이 자주 만나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서울에 와서 ‘청년 활동가들은 모두 서울로 갔나’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에는 청년 활동가들이 손에 꼽을 정도고 다들 누가 누군지 거의 빤히 보이는데 서울 오니까 정말 많은 청년 활동가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지역에 있는 청년활동가들을 위해서라도 강제로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어느 정도는 운영기관에서 기획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동글 작정하고 서울에서 와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동력이 있거나 의지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역에서의 관계망이 만들어지기는 좀 어려웠던 조건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끼리의 교류도 있지만 아름다운재단이나 동행의 사업을 공유하거나 공익활동에 대한 정보를 상시적으로 받는 창구도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 사업을 준비하고 1년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한 아름다운재단과 동행의 동료, 선배 활동가들에게도 한마디 부탁합니다.

동글 세상은 맹목적이고 어이없는 지원이라고 말할 이 사업을 시도하고 견인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그 결심을 한 아름다운재단에 감사하고 또 그로 인해서 확실히 뭔가 변화를 느끼고 있어서 감사함이 큽니다.

토리 아름다운재단과 동행이, 이 사업이 어쨌든 경제적인 지원임에도 가난을 증명해야 되는 방식이 아니게끔 하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졌어요. 특히 사업 담당자인 유은강 활동가가 이 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서 진짜 감사했어요. 저도 활동가니까 이런 사업이 얼마나 힘들고 또 신경을 써야 되고 하는 건지 알기 때문에 그 노력이 더 감사했습니다. 

글&인터뷰 이경원 / 사진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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