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2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이번 8월 한 달간 창립때부터 재단을 지켜주신 13년 기부자님들께 감사 전화를 드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소감들. 함께 나눕니다 🙂

 


김미경(사무총장)

 

김현아 (모금국 국장)

우리가 입으로, 머리로는 기부자가 있기에 재단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각각의 사업부서가 일상의 업무를 진행하면서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일이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의 어떤 흐름과 맥락 속에 위치하는지 잊어버리는 때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 시기에 이와 같은 기부자 감사 전화는 저희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의미 있는 시간 이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재단과 기부자는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향하는 변화에 무한 신뢰가 아닌 비판적 태도로 참여하는 파트너. 언제든 냉정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이번 TM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눈 기부자님들은 다 좋게 말씀해주셨지만요..^^) 

이번 감사전화와 같은 기부자와의 소통의 자리를 통해서 우리의 일이라는 것이 우리끼리 자아도취로 하는 일이 아니고 기부자들과 파트너가 되어서 해야한다는 인식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총장님과 통화하신 한 기부자께서 어떤 상황이 오면 재단에 기부 중단하시겠냐는 질문에 “재단이 초기 목표를 잃고 휘청거릴 때, 공기업처럼 낙하산 인사로 이상한 사람이 와서 일을 하게 될 때,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쓰지 않을 때, 초기 취지를 잃고 수익만을 추구할 때…그럴 때는 실망하고 중단하게 되겠지요.” 라고 답하셨다고 해요.

이번에 감사전화를 하면서 해주셨던 이야기들 간사들이 늘 잊지 않고 새기면서 일상에 임하면 좋겠어요. 참, 그리고 제가 통화한 한 기부자는 오랜기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기부자의 자리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어요.^^

 

 권연재 (캠페인/회원개발팀 간사)

얼마나 가져야 나눌 수 있을까요?  

수 많은 기부자님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나는 얼마나 가져야 더 많이 나눌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난 13년간 매년, 매월, 나눔을 실천했던 기부자님들과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였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사명으로, 각자의 아픔과 기쁨으로.. 나눔을 실천해주시는 수 많은 기부자님들 고맙습니다.

 

신은정 (홍보팀 간사)

떨렸어요. 궁금하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했고요. 저는 이제 9개월 정도 된 간사인데 재단 창립 때부터 함께 하신 기부자님들과 통화하려고 생각하니까 처음에 긴장되더라고요.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니까 “해야할 일을 대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는거예요. 정말 큰 감동이었어요. 또, 다른 기부자님에게 재단에 기부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여쭤봤을때도 “재단이 제일 믿을만해서 선택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 말씀 역시 감동이었어요.   

기부자님께 감사 전화를 드린건데 제가 더 많은 감동을 받았고요, 정말 투명하게, 저희의 역할을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정기적으로 있어서 더 많은 이야기들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임주현 (배분팀 간사)

한 기부자님이 휴대폰 번호가 바뀌어서 회사 유선 번호로 걸었는데 지점을 옮기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옮긴 지점으로 전화를 걸어서 가까스로 기부자님과 통화했습니다. 기부자님이 좀 놀란 눈치(?) 시더라구요. (하핫~ 저 스토커는 아녜용 ^^;; ) 지난 13년 동안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새로운 연락처도 받았습니다. 새로운 사무실로 전화드려 혹시 민폐스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부자님께서 반갑게 받아주시고 “항상 믿고 있다. 응원한다”는 격려도 해주셔서 넘 감사했습니다.  

 

전현경 (교육연구팀 실장)

오랜동안 함께 해주신 기부자님과 전화하면서 반갑고 좋았어요. 근데 사실 처음하는 전화 통화에 어색하기도 했고요, 기부자님들도 좋아하시면서도 어색해하시는 거 같았어요. 앞으로 이런 소통의 기회가 더 자주 있어서 기부자님과 저희 사이의 어색함이 점점 사라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반갑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최필수 (재정관리팀 간사)

저는 인사, 총무 파트에 있다보니까 기부자님과 직접 통화를 하는 건, 아니 TM을 해보는거 자체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첫사랑 만나는 것보다 더 떨리게 하는 수화음~ 그리고 들려오는 기부자님의 목소리. 그렇게 첫 통화를 하면서 소개를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다행히 모두 편하게 이야기해주셔서 한 분 한 분 거쳐 갈 때마다 편해졌던거 같아요. 물론 잠깐의 전화로 ‘기부자와 근무자와의 소통이 이루어져 있을까?’라는 것에는 의문이 생기지만, 신입 간사로서 재단의 정체성에 대해서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홍리 (홍보팀 간사)

저는 목소리가 낮은 편이예요. 알토죠. 근데 이번에 감사 전화를 하면서 ‘솔’ 톤으로 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았어요! 하.. 그냥 최선을 다해서 다소곳이 전화를 해야겠다 다짐하면서도 ‘쏠~’ 음에 대한 강박은 떨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과도하게 끌어올린 톤은 목소리 갈라짐으로 이어지고, 통화 도중 “켁켁” 목이 메여 말을 이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를 수차례. 이런 제 모습에 아름다우신 홍보팀 일꾼들은 눈물 콧물 푸하하 박장대소 터져버리고. 전화기 넘어 기부자님들은 “괜찮은세요?” 물어오셨죠. ㅋㅋ 

제가 전화한 기부자님 중에 전화 통화가 끝나고 10분뒤 쯤 다시 전화를 주신 분이 계세요.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고. 인쇄물 제작비를 아껴서 지원사업에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셨는데요, 그런데 재단에서는 사실 홍보에 그리 많은 돈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창립이래 연차보고서는 기부자님들께 아름다운재단의 1년 사업과 활동을 보고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만들고 있다고. 대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쇄용은 얇게, 디지털용에 정보를 더 넣어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재단의 연차보고서의 경우 4500원 가량 들었다고 말씀드리니 기부자님께서도 그 정도 비용이라면 됐다고.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기부자님과 이런 소통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고요, 전화 끝에 “오랫동안 기부하면서 아름다운재단에 별 다른 요구가 생기지 않는 건 믿음이 있기 때문이예요. 앞으로도 투명하게 잘 할꺼라 믿으니까 자주 연락 못드린다고 미안해 하지 않으셔도 돼요~” 말씀이 고맙고. 그 속에 아름다운재단의 사명이 담겨있어 처음처럼 마음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글 | 박해정 팀장

댓글 2

  1. 빗물

    소통은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믿음을 쌓는 작업, 정말 좋네요!

  2. 버벅녀

    손글씨편지 그림을 보고 글 읽었어요.
    아름다운재단분들~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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