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소규모 공익단체가 다루는 사회 의제를 더 많은 시민의 공감과 참여로 이어지도록 콘텐츠 제작 활동을 지원합니다. 올해는 총 20개 단체에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사업비 최대 800만 원(운영비 포함)을 지원하며, 콘텐츠 기획과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합니다.
2026 공익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오리엔테이션 현장 속으로
5월 28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다모이다홀에서는 2026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오리엔테이션이 열렸습니다. 제주, 부산, 대구, 평택,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20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앞으로 펼쳐갈 공익콘텐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현장에서 마주한 고민과 경험을 나누며 공익콘텐츠 제작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은 아름다운재단 공익사업팀 박수진 매니저의 환영 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이 아닙니다. 시민들의 마음에 닿고,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을 넓히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 아름다운재단 김진아 사무총장은 축하 인사를 전하며 공익콘텐츠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사회 곳곳에 존재하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기록하고 알리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인용해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꽃이 되듯, 공익콘텐츠는 가려진 목소리를 세상에 호명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품어온 질문들
아름다운재단과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소개에 이어 참가 단체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자신들이 마주한 사회 문제와 콘텐츠 기획 방향을 나누었습니다. 명함을 건네고 안부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 대화는 곧 각 단체가 현장에서 마주한 고민과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여성 노동과 국가폭력, 이주민 인권, 장애인 권리, 평화와 환경, 교육, 성소수자 인권 등 다루는 의제는 서로 달랐지만, 현장의 문제를 시민들과 연결하고 콘텐츠로 변화를 만들겠다는 마음에서 모두 같은 출발선 위에 서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여성 노동의 이야기를 기록하다
각 단체의 목소리를 통해 콘텐츠 기획 방향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지만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던 여성 노동과 돌봄의 현실을 기록하려는 단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여성 노동과 돌봄의 현실을 기록하는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는 이중돌봄을 경험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와 기록집으로 담아내게 되며, ‘다른몸들’은 고령 여성 돌봄노동자들의 노동일기를 엮어 단행본으로 제작합니다. ‘대구여성노동자회’는 세대별 여성 노동자의 삶을 인터뷰집과 전시로 연결하고,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지역 여성운동가들의 경험을 아카이브 콘텐츠로 기록할 계획입니다.
누군가의 일상 뒤에 가려져 있던 노동과 돌봄의 시간을 기록하는 일. 이들의 프로젝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노동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도입니다.

잊힌 기억을 발굴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다
국가폭력과 전쟁, 그리고 평화의 기억을 기록하려는 단체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삶을 영상 자서전으로 제작하고,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참전 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 도록을 선보입니다. ‘고운동지회’는 고등학생운동 참여자들의 경험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평택평화센터’와 ‘강정피스앤뮤직캠프 조직위원회’는 지역의 평화운동과 역사적 기억을 다큐멘터리와 아카이브 콘텐츠로 남길 예정입니다. ‘부산반빈곤센터’는 홀로 세상을 떠나는 무연고 사망자와 공영장례의 현실을 핸드북과 영상 콘텐츠로 기록하며, 한 사람의 죽음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는 일은 과거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오늘의 사회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평화를 상상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혐오와 편견 너머, 다양한 삶을 비추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겪는 현실을 알리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젝트들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주인권 셋’은 이주민 혐오와 가짜뉴스를 다루는 카드뉴스와 워크시트를 제작하고,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는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사망 문제를 기록하는 영상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은 유학생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으며, ‘한국농인LGBT+’는 성소수자 관련 수어 표현을 새롭게 정리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서로 다른 삶을 마주하고 이해하는 경험은 편견을 줄이고 공감의 폭을 넓히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만들어갈 콘텐츠는 그 연결의 시작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상상하다
디지털 환경과 교육 현장에서도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소개되었습니다. ‘코드포코리아’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키오스크 접근성 프로젝트를, ‘느린학습자시민회’는 느린학습자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과 웹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권대학생청년네트워크’는 장애 대학생을 위한 보조공학기기 정보를 온라인 아카이브와 영상으로 제작하게 됩니다.
기술과 정보, 교육의 영역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참가 단체들은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의 현장을 기록하다
환경과 노동, 지역사회의 변화를 기록하려는 단체들의 고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은 환경불평등 문제를 다룬 리포트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생태해설사들의 노동 실태를 기록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아이돌 연습생들의 노동인권 실태를 인터뷰로 기록하며, 제도적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알리려 합니다.
지역에서 발견한 문제는 결코 지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환경과 노동을 둘러싼 질문은 결국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각기 다른 의제를 다루고 있었지만,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았습니다. 처음엔 낯선 얼굴들이었지만, 이야기가 오가면서 테이블마다 열기가 달아올랐습니다.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뿐 아니라, 어떻게 퍼뜨릴 것인지, 누구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지까지 대화는 깊어졌습니다.

“우리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런 문제를 콘텐츠로 풀어내는 방식이 정말 흥미롭네요.”
“완성된 결과물이 벌써 기대됩니다.”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지점도 있을 것 같아요.”
“용기 있는 시도를 응원하겠습니다.”
테이블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질문과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프로젝트를 응원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앞으로의 활동을 함께할 든든한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만드는 1년의 여정
오리엔테이션의 마지막 순서로는 사업 수행 가이드 안내와 질의응답이 진행되었습니다. 참가 단체들은 향후 일정과 사업 운영 방안을 확인하며 준비를 다졌습니다. 또한 단체 간 소통을 위한 오픈채팅방도 개설해 앞으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20개 단체는 각자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인터뷰와 기록집, 영상과 다큐멘터리, 전시와 아카이브, 웹툰과 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게 됩니다.
아직은 기획 단계의 작은 이야기들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을 기록하고, 보이지 않던 문제를 드러내며, 쉽게 들리지 않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 과정이 결국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 여정에 함께하며, 가려진 목소리가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 공감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글 김유진 작가
사진 김권일 작가